런던 화재로 인해 사망자수가 계속 늘면서 2차 대전 이후 런던에서의 최악의 화재가 될 것으로 우려된다.

영국 런던 24층 공공 임대아파트 '그렌펠 타워'에서 발생한 화재로 인한 추정 사망자가 최소 17일(현지시간) 현재 58명으로 늘었다.

런던경찰청 스튜어트 쿤디 국장은 이날 “토요일에 런던의 그렌펠 타워(Grenfell Tower) 화재로 인한 사망자가 이번 주 초에 58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그는 "당일 밤 그렌펠 타워에 있었지만 실종된 이들이 58명이 있다. 애석하게도 그들은 사망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미 시신이 확인된 30명 이외 현재 실종 상태인 28명도 사망한 것으로 추정했다. 30명의 시신을 확인했지만 아직 이들의 신원까진 확인하지 못한 까닭에 이처럼 설명했다.

런던 그렌펠 타워의 화재가 진압된 뒤 흉물스럽게 검게 그을린 모습이 당시의 참혹상을 보여주고 있다.

선지(The Sun)는 목요일 사망자가 100명을 초과할 수 있는지 여부를 묻는 질문에 쿤디 국장은 "나는 그것이 삼중 숫자가 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런던 경찰은 사망자 수가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지만 불에 탈 건물을 수색하고 희생자를 확인하는 데 수개월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 신문들은 건물에 사용 된 피복재가 화재 확산을 도왔는지 여부를 포함 해 일련의 미해결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면서 정부에 대한 비판을 높였다

VOA뉴스는 이 같은 사망자 수가 확정되면 그렌펠 타워 화재는 2차 대전 이후 런던에서 일어난 최악의 화재로 기록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희생자가 갈수록 늘어나면서 슬픔은 분노로 바뀌어 거세지면서 테레사 메이 총리를 향하고 있다.

입주민들이 그렌펠 타워 소유주인 켄싱턴·첼시구청에 안전 우려를 제기했는데도 묵살된 데다 플라스틱 외장재가 참사 원인으로 지목됐기 때문이다.

보수당 정부의 공공 예산 삭감과 규제 완화, 친(親)기업 성향에 의한 안전 불감증 등에 대한 비난이 들끓었다.

여기에 참사 이후에도 메이 총리가 희생자 가족들과 생존자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지 않고 있다는 비난이 기름을 부었다. 참사 이튿날 화재 현장을 찾았다가 피해자들을 만나지 않고 소방대원들만 둘러보고 돌아갔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주말 동안 분노한 시민들의 시위가 잇따랐다. 이날 시민 수백명은 총리 집무실 인근의 화이트홀에 모여 메이의 퇴진을 요구하며 반(反) 보수당 정부 시위를 벌였다.

전날엔 시위대 수백명이 켄싱턴·첼시구청 앞에서 '우리는 정의를 원한다', '그들을 데려와라' 등의 구호를 외치다가 구청 로비로 몰려가 경찰과 대치하는 상황이 빚어졌다.

이어 시내 의회 앞, 총리 집무실 부근 도로 등에서도 시위가 계속됐다.

아울러 메이 총리가 분노한 시민들에게 쫓겨나다시피 하는 이례적인 상황도 불거졌다. 전날 화재 현장 인근에 있는 실종자의 임시 거처로 사용되는 교회를 방문했다가 나오다가 '퇴진하라'를 외치는 수십명의 무리와 맞닥뜨렸다.

경찰들이 시민들을 막아서는 가운데 메이는 차에 올랐고 차가 빠져나가자 이들이 쫓아가며 분노를 표출했다.

이에 메이 총리는 17일 오후 2시간 30분 동안 다우닝가 총리집무실에서 피해자 가족 및 생존자, 자원봉사자 등 15명과 만나 대화를 나눴다.

메이는 면담 뒤 내놓은 성명에서 "이 끔찍한 재앙이 발생한 이후 처음 몇 시간 동안 도움이나 기본적 정보가 필요한 가족들을 위한 지원이 충분하지 않았다"고 인정하면서 사과의 뜻을 내비쳤다.

이어 "그들의 우려를 들었고 희생자 가족들과 생존자들을 지원하기 위한 전 정부 차원의 즉각적인 행동을 지시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어제 발표한 500만파운드(약 75억원)의 긴급기금이 지금 전달되면 옷과 식품, 생필품들을 구입할 수 있을 것이다. 돈이 더 필요하다면 제공될 것"이라고 약속했다.

그러면서 생존자 모두 3주내 인근에 새집을 마련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정인서 기자 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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