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톡톡뉴스]김진경 기자=어린 시절 소풍가는 날 아침, 설레는 마음과 함께 고소한 참기름 냄새에 눈을 떠보면 어김없이 어머니는 김밥을 싸고 계셨고 나는 세수도 하지 않은 채 부엌으로 달려가 김밥을 집어먹으며 행복해했던 기억이 있다.

예전에는 소풍을 가거나 특별한 날에나 맛볼 수 있었던 김밥이 요즘에는 시쳇말로 흔해 빠졌다. 불과 50여m마다 줄지어 선 김밥전문점은 물론 편의점에서도 간단한 한 끼 식사로 삼각김밥을 취급하며 그 종류도 다양해졌다.

바쁜 현대인들의 한 끼 식사로, 소풍가는 아이들의 점심 도시락으로, 등산객들의 출출한 배를 채워줄 수 있는 간식으로 사랑받고 있는 김밥. 그중에서도 일반 김밥과는 다르게 한입크기로 만들어져 남녀노소 쉽게 즐길 수 있는 꼬마김밥을 맛보기 위해 광주 서구 치평동에 보금자리를 튼 '꼬밥이 꼬마김밥'을 찾았다.

일반김밥과는 색다른 점에 매력을 느껴 3년째 꼬마김밥집을 운영 중이라는 문기영(41) 사장은 아무래도 먹는장사다 보니 식재료에 가장 신경을 쓴다고 한다. 항상 직접 시장에 나가 가격에 상관없이 무조건 최상급의 재료를 사용하고 하루 이틀 지나 상태가 안 좋아진 재료들은 과감하게 버린다. 재료의 신선도가 곧 김밥의 생명줄과도 같기 때문이다.

넘치는 의욕만큼 이곳 ‘꼬밥이 꼬마김밥’도 영업 초창기엔 김밥의 종류가 다양했지만 재료관리의 어려움으로 손님들이 덜 찾는 메뉴를 없애 나갔고 지금은 고추, 참치, 깻잎, 야채 4가지 김밥만이 손님들의 부름을 기다리고 있다. 다만 국물을 찾는 손님들이 많아 원래는 없었던 어묵 국물을 서비스로 손님상에 추가시켰다.

이곳 김밥은 단 듯 고소하고 짠맛이 거의 없다. 단무지의 짠맛이 강하기 때문에 극소량의 천일염을 사용해 짠맛을 최소화 한 것이다. 또, 어묵, 햄, 오이, 당근, 단무지 등 5가지 기본 주재료에 종류에 따라 고추, 참치, 깻잎이 들어가 각각의 독특한 맛을 느낄 수 있다.

공간협소 등의 이유로 홀에서 먹을 수는 없고 주로 배달과 포장 위주의 획일화된 판매방식을 취하고 있지만 등산 갈 때, 관공서 야유회에, 아이들 소풍갈 때 등 꼬마김밥을 찾는 이들이 늘면서 단체 주문량을 맞추기 위해 일찍 문을 여는 것도 일상사가 됐다.

“아무래도 일반 김밥과는 달리 4분의 1 크기로 작게 만드는 꼬마김밥이다 보니 손이 많이 가고 시간도 더 걸리기 때문에 시간에 쫓기는 손님들에게 항상 미안하다”는 문 사장은 “체인점인데 가맹점이 없다”며 “가게를 많이 내겠다는 욕심은 없지만 단체 주문이나 일손이 부족한 부분을 같이 도와가며 할 수 있는 다른 지점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굉장히 뛰어나게 맛있고 독특한 맛이 있어야하는 건 아니지만 누가 먹어도 편안하고 무난하게 먹을 수 있는 맛이어야 한다"는 문 사장은 "김밥이 나들이나 기분 좋은 일에 먹는 것이니 먹을 때 즐거워야 한다"며 "항상 재료에 신경 쓰고 배달을 다닐 때도 친절하고 편안한 느낌을 주기위해 노력한다"고 말했다.

'친절하다', '맛있다'라는 말을 들을 때마다 어려운 일을 겪고 재기를 위해 시작한 이 일에 보람을 느낀다는 문 사장은 굶주림에 허덕이는 아프리카 어린이들을 위해 정기후원을 하며 생업과 나눔에서 ‘꼬마 사랑’을 이어가고 있다.

주소 : 광주광역시 서구 치평동 1198-2
전화 : 062-385-21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