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을 속속들이 들여다보고 있는 만큼 인사만큼은 깔끔하게 처리해야 함에도 그러질 못하고 있으니 마냥 답답하다.

지난 주 단행한 하반기 정기 인사도 잡음이 끓이질 않고 있다. 항상 그래왔듯이 이번 고위직인 2급 지방이사관 승진을 둘러싸고 경쟁이 치열했으나 갈려고 하는 사람은 배제한 채 느닷없이 기대도 하지 않은 사람이 승진하는 꼴이 됐다.
그도 그럴 것이 지금껏 윤시장은 2급 승진인사에 임기를 몇 개월 남겨놓은 사람으로 채워 넣고는 또 다시 인사를 하는 악순환을 되풀이 하다 보니 조직내부로부터 뒷말이 많았던 게 사실이다.

정치권 외압에 의한 ‘굴복인사’라느니, 시정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서기관을 업무의 효율성과 연속성을 고려하지 않은 채 몇 개월 단위로 무더기 교체함에 따라 ‘원칙 없는 인사’라느니, 특정부서 직원을 집중적으로 승진을 시켜 ‘특혜인사’라느니...,
이런 저런 말들이 들린다.

그렇다고 윤 시장이 실속 있는 인사를 했다는 평도 나오질 않고 있다. 외려 의혹만 증폭시켰지 자신의 재선을 위한 인사를 단행한 것도 아니다. 어찌 보면 이도저도 아닌 어정쩡한 인사를 단행하다 보니 시민들로부터 ‘3無’가 없다는 얘기만 들린다.

그 원인을 비서실장 수난사와 산하기관 단체장 인선 후유증, 존재감 없는 정무특보 등 3가지 큰 줄기 인사를 통해 들춰보면 한 눈에 알성 싶다.

이번 인사에서 비서실장을 시청 직원 가운데서 발탁했다. 윤 시장을 보좌하면서 정책과 조직을 조율하고 각종 메시지를 대내‧외에 전달하는 막중한 자리가 비서실장이다. 매번 그랬듯이 4급 전보인사였지만 무난한 인사라는 평가다.

하지만 그 자리는 시간이 지나고 임기를 다할 즈음엔 수난사로 점철된다. 초대 최영선 실장이 그렇고, 2대 이재의가 그렇고, 3번재 박용수가 그렇고, 4번째 윤기현 실장이 그렇다. 만남도 중요하지만 헤어질 때 서로 웃으면서 떠나는 게 아니라 서먹서먹하게 떠나기 때문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번 이평형 비서실장 임명을 앞두고 윤 시장은 모처에서 또 다른 비서실장 후보감을 만난다. 자신을 도와달라며 몇 차례 만났지만 그 후보감은 손사래를 쳤다. 결국 윤 시장으로서는 퇴짜를 맞은 셈이다.
누구의 조언을 듣고 그 후보감을 만났는지는 알 수 없지만 윤 시장은 임기를 1년 앞둔 상황에서 재선에 도전하는 만큼 그 후보감이 꼭 필요했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그러한 삼고초려 정신을 비서실장에서 물러나는 사람에게도 적용해야 되지 않나 싶다. 이번에 물러난 윤 실장의 경우 명예퇴직을 신청했지만 오갈 데가 없다. 뒷말이 무성한 연후에 나중에 자리를 마련해 주는 식은 소극적 리더십으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

둘째로 산하기관‧단체장 인선 후유증을 들 수 있다. 8명의 기관장을 모두 목을 자른 지가 언제인데 지금껏 인선을 하지 못하고 있으니 시정이 제대로 돌아갈 리가 없다.
이 또한 누가 조언했는지 모르겠지만, 그래 2~3명만 본보기로 했더라면 좋았을 텐데 벌려만 놓고 오므리지도 못한 쇄신을 그렇게 통 크게(?)했냐는 비야냥 소리가 들린다.

아이러니하게도 현재 재공모가 진행 중인 모 공기업의 경우 윤 시장의 비선실세가 천거한 본부장은 시장이 추천한 사장후보에 대한 내부정보를 악의적으로 흘려대고 있었으니 어떤 사장 후보가 지명되더라도 의회 청문회 통과가 쉽지 않은 시스템이다.

그리되면 윤 시장의 입장에선 지질이도 인사를 못한다는 이미지를 더욱 더 자신이 임명한 본부장이 덧칠해가고 있는 셈이다. 인사청문회를 통과한 모 공기업의 경우 본부장들과 직원들이 적극 나서 인사청문회를 통과 시킨 것과는 대조적이다.

마지막으로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이후 윤 시장은 어떤 방법으로 청와대와의 교감이 필요했고 특히 광주의 시책이 반영되도록 하기위해 정무특보를 동원했으나 여의치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 뒷마무리를 다른 루트를 통해 일이 성사되도록 함으로써 정무라인에 대해 미덥지 않게 생각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그러한 업무를 대신하고 채워 줄 수 있는 사람을 직원으로 채용할 복안이다.

윤 시장의 인사스타일이 결과적으로 조직도 추스르지 못하고 외부로 평가를 낮게 받게 된다면 분명 인사스타일과 리더십에 문제가 있지 않나 싶다.

자기사람 하나 챙기지 못하고 철저하게 관리하지 못한다면 앞으로 있을 재선가도를 넘기란 쉽지 않아 보인다.

박병모 기자 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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