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톡톡뉴스] 이슬기 기자 = 전남 나주에 조성 중인 빛가람혁신도시에 공영주차장이 전무한 가운데 주차대란을 막아줄 유일한 대안인 민간 주차장마저 면적 대비 충분한 주차면 확보가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현행 주차장법상 허용하고 있는 주차장 용지의 30%까지 ‘근린생활시설 설치’가 가능해 지면서 주 용도인 주차장 신축보다는 ‘찔끔 주차면’으로 통하는 무늬만 주차장이 난립될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14일 나주시에 따르면 혁신도시 시행 3사가 민간에 판매한 주차장 용지는 총 38개 필지에 면적은 5만908㎡(1만5399평)이다.

이들 필지의 대지면적 대비 건축물 신축 면적 건폐율은 전체 90%에 건축물의 높이를 결정짓는 용적률은 최고 700%에 최저 350%로 나타났다.

용적률 700%에 해당하는 용지는 최고 8층 높이의 주차타워 건설이 가능하며, 350% 해당하는 용지는 4층까지 신축이 가능하다.

하지만 주차장 용지의 30% 범위 내에서 근린생활시설 설치가 가능해지면서 ‘염불보다는 잿밥’에 관심이 많은 건축주들이 건축허가 신청시 건물의 층수를 허용 용적률보다 낮게 신청하는 사례가 벌써부터 나타나고 있다.

실제 나주시에 최근 접수된 민간 주차장 건축허가 신청건 3건은 모두 4층까지 신축이 가능하지만 2건은 2층, 3층까지만 주차장을 신축하겠다고 신청해왔다.

이중 대지 면적이 824㎡(249평)에 건축 연면적은 1444㎡(436.8평), 높이 2층 규모의 주차장 건축허가 신청건의 경우 총 수용 가능한 주차 면수는 달랑 ‘15개면’에 불과 한 것으로 확인됐다.

건축주가 4층까지 신축이 가능하지만 2층까지만 신축을 하고, 주차장 용지 내에 근린생활시설을 설치하면서 주차면이 확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이 같은 근린생활시설 설치가 주가 돼버리고 주차장은 객이 돼버린 ‘무늬만 주차장’ 건축 붐은 수도권 신도시와 세종시에서 이미 지적된 바 있는 현행 주차장법이 안고 있는 모순 중 하나로 인식되고 있다.

또한 높은 조성원가 탓에 공영주차장이 전무한 가운데 주차면 부족 현상을 부추기는 문제점으로 대두되고 있다.

현행 주차장법에는 용지가 판매된 이후에는 건축주 자유대로 주차장 최대 용적률을 무시하고 건축규모를 축소해 신축한 뒤 ‘근린생활시설’만 챙기는 사례가 빈번해 제도적 보완이 요구된다는 지적이다.

혁신도시 A부동산업체 대표 B씨는 “주차장 용지는 상대적으로 상업용지보다 가격이 저렴한데다 용지 안에 근린생활시설 설치가 가능해 부동산 재테크에 밝은 수요층들로부터 인기가 높다”고 말했다.

한편 혁신도시 38필지의 민간 주차장 용지에 설치 가능한 근린생활시설은 제1종 근린생활시설의 경우 의원과 수퍼마켓, 휴게음식점, 미용실, 제과점, 세탁소, 목욕장 등이 있다.

또 제2종 근린생활시설은 금융업소와 일반음식점, 사무소, 서점, 제조업소, 수리점, 단란주점, 노래연습장 등의 신축이 주차장 용지 안에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