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은 왜 문재인을 선택했을까?

전국 득표율보다 훨씬 높은 선택이 던져주는 호남의 민심은 무엇일까. 일반적인 분석은 확실한 정권 교체와 적폐(積弊) 청산, '나라다운 나라'에 대한 열망이라고 말한다.

또 막판 홍준표로의 보수 대결집에 대한 강한 견제 심리가 작용해 대안론보다는 대세론, 즉 당선 가능성이 가장 높은 '될 사람'에게 표를 몰아줬다는 것이다.

호남은 이번에도 전략적인 선택을 했다. 보수결집에 대한 불안심리가 일말 작용하면서 호남 후보가 없는 마당에 될 사람을 밀어주는 것이 선택의 기호였다.

민주당의 승리로 호남홀대론이나 반문정서를 사라졌을까. 이 대선의 열기가 내년에 있을 지방선거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새정부의 1년간의 국정운영을 보고 선택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특히 딱히 호남의 선택지가 없었던 지역 사정으로서는 지방선거에서는 대선과는 달리 지역의 인물이나 역량있는 지도자를 선택할 것이라는 견해가 높다.

호남홀대론이나 반문정서가 주로 50대 이상 중장년 노년층에서 광범위하게 퍼졌던 것이나 이제 우리나라 정치도 성숙되어 지방선거의 경우 정당에 관계없이 인물론과 정책론을 선택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광주지역의 경우 윤장현 시장이 더불어민주당의 전략적인 공천과 당선 이후 사실상 실험적 시장 재임기간 동안 그에 대한 평가가 어떠했는지 유권자의 결정에 따라 향후 선택이 달라질 수도 있다.

어쨌든 더불어민주당은 1년 만에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가 대선에서 승리하면서 호남지역 반문정서와 노무현 정부 호남홀대론을 극복했다는 내부 평가다.

반문정서와 호남홀대론은 이번 문재인 당선으로 지역민들의 심판을 받았고 대선 승리로 완전히 털어냈다는 시각인 것이다.

이로써 문재인은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의 적통(嫡統)을 인정받게 됐으며, 더불어민주당은 텃밭 호남에서 정치적 재기의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

이번 대선은 전통적 여야(野野) 대결이 아니고 호남 정가에서도 민주당과 국민의당으로 양분돼 표 분산이 불가피한 데다 세대별 양극화로 표 갈림도 예상됐지만, 결론은 전략적 선택으로 귀결됐다.

막판 선거 판세가 '보수 대 진보', '영남=보수, 호남=진보'로 진영 논리가 힘을 얻은 가운데 투표 초반 보수의 중심지인 TK(대구·경북) 투표율이 높아지자 위기감을 느낀 진보와 중도진보, 정의당 지지표 등이 대거 문 후보에게 쏠린 것으로 풀이된다.

민주당 관계자는 "당초 호남에서 70% 이상의 지지율을 기대했지만 그보다는 못하지만 확실한 정권 교체를 위해서는 '될 사람을 찍자'는 전략적 선택, 보수 견제 심리가 표심 깊숙이 퍼진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국민의당은 안 후보의 참패로 ‘제2의 안풍(安風)’이 무산되면서 지방선거와 총선 등 향후 선거 정국에서도 영향력과 주도권이 상당 부분 위축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좌장격인 박지원 대표의 당내 책임론에 따라 당 대표 사퇴 등 2선 퇴진과 주승용 원내대표 등 중진의원들의 연대책임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제 앞으로 호남에게 남은 것은 무엇일까?

그것은 문재인 제19대 대통령 대통령의 국정운영, 특히 국무총리 등 장차관 등 고위 공직자의 임명 등에서 호남지역 출신에 대한 선택 여부가 앞으로의 민심에 크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정성용 기자 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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