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제25대 대통령으로 마크롱이 당선한 것은 대이변이다. 의회에서 상하원에 단 1석도 없는 불과 1년 된 신생정당에서 대통령이 탄생한 것이다.

나이 39세의 젊은 새 대통령 마크롱은 여러 면에서 한국의 안철수와 닮은 구석이 많다. 우선 후보 중에서 가장 젊고 정당 설립도 짧으며 포퓰리즘에 호소하지 않고 깨끗한 정부를 만들겠다고 외치고 있는 것이다.

극우나 극좌를 선호하지 않으면서 올바른 국민을 향한 정책 공약과 국가의 앞날을 걱정하고 있다는 점이다. 좌우파를 가르는 중도 정당 정치에 대해 마크롱은 "나는 좌파도 아니고 우파도 아니다"라면서 "기존 정치에 맞서 민주혁명을 일으키겠다"고 주장했다.

안철수 또한 기성정치를 비판하고 새정치를 주장했다. 자신의 뜻에 동참하는 사람들을 새정치의 우산으로 받아들여 다시 국민의 당을 창당했고 지난 총선에서 돌풍을 일으켰다.

선거 중반까지 좌우 체제를 뛰어넘겠다는 마크롱의 선언을 두고 정체성이 모호하다는 비판이 제기되기도 했지만 결국 그는 프랑스의 대통령이 됐다. 국민들이 좌우의 극한 대립에 혐오증을 느낀 것으로 해석된다.

이 정도면 한국도 안철수가 지적하는 것처럼 앞으로 5년 동안 좌우의 대립으로 어려운 상황을 겪을 것이라고 경고하는 것이 충분히 실감난다.

박지원 국민의당 중앙선거대책위원장이 8일 프랑스 대선 결과 중도신당의 마크롱이 최연소 대통령으로 당선된 것과 관련해 “프랑스의 안철수 마크롱이 승리했다”며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의 승리를 확신했다. 하지만 뚜껑은 열어봐야 알 일이다.

박 위원장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낡은 이념의 틀을 벗어나 새로운 길을 가고자 했던 마크롱, 의석수 하나 없는 신당으로 오직 국민을 믿고 전진한 마크롱은 말 그대로 ‘프랑스의 안철수’였다”며 “‘변화와 미래’라는 시대정신이 승리했다”고 평가했다.

한국의 정치적 수준이 여기에 따라갈 지는 미지수이다. 박 위원장은 “‘변화와 미래’라는 시대정신이 ‘안풍(안철수바람)과 마풍(마크롱바람)’을 일으켰다”고 덧붙였다.

그는 “문재인 패권은 의석수 하나 없는 마크롱이 어떻게 프랑스를 이끄느냐고 비아냥거리겠지만, 시대는 새로운 도전을 선택했다. 문재인 패권은 ‘변화와 미래’의 열망이 하찮다고 하겠지만, 시대는 도도히 전진한다”고 덧붙였다.

문재인측이 의석수가 적은 국민의당이 앞으로 어떻게 정국을 이끌어갈 것이냐고 선거기간 내내 비판한 것에 대한 대답이었다.

손금주 국민의당 선거대책위원회 수석대변인도 이날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가진 정례 브리핑에서 “마크롱의 승리는 프랑스 국민 대다수가 대결이 아닌 통합을 원했단 방증이자 진보와 보수로 나뉜 비효율적 대결구도에 염증을 느낀 프랑스 국민이 합리적 중도개혁세력을 선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손 수석대변인은 “하루 앞으로 다가온 대선은 안 후보와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초접전 양상”이라며 “세대별 투표율과 유보·부동층 분석 통해 판세예측 결과 선거운동 마지막 날까지 초박빙 양자대결을 펼치고 있다”고 주장했다.

박병모 기자 기사 더보기

newstoktok@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