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 페이스북에서 지역사회에서 조금은 알만한 사람이 이번 대통령선거에 출마한다는 내용을 보았다.

더욱이 그는 정당 후보도 아니고 무소속으로 출마하는 사람이다. 광주에서의 인지도는 물론이고 전국적인 인지도 역시 없는 수준이다. 국민이면 누구나 출마할 수 있으니 돈만 있으면 예비후보로 등록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나름대로 의지가 있으니 출마했겠지라는 생각을 하지만 이왕이면 훨씬 더 이전에 출마선언을 했으면 하는 엉뚱한 생각이 들기도 했다. 물론 당선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지만 등록을 했으니 본선거 등록도 할 것인지 기다려진다.

이제 대통령 선거일까지 남은 날은 33일이다. 이 짧은 기간에 무소속인 후보가 전국을 어떻게 돌아다닐 것이며 방송 출연이나 할 수 있을까. 아니면 돈 한 번 써서 대통령 후보로 출마했다라는 기록이나 남기려는 것인지 궁금하다.

그러다가 대한민국 대통령에 입후보한 예비후보자들은 누굴일까 한 번 궁금해졌다.

중앙선관위에 등록된 2017년 대선 예비후보자는 6일 기준 모두 18명이다. 이 가운데 손학규, 박주선 후보를 제외하고, 자유한국당 대선 후보로 선출됐지만 예비후보 등록을 하지 않은 홍준표 후보를 포함하면 17명이다. 홍준표 후보의 경남도지사 사퇴 시한은 4월 9일까지이다.

홍준표, 문재인(64), 안철수(55), 유승민(59), 심상정(58) 후보는 정당을 가진 ‘메이저리그’ 후보들이다. 이밖의 12명의 마이너리거들이 있다.

국민대통합당의 장성민(53)은 (사)세계와 동북아평화포럼 대표로 대통령비서실 국정상황실장과 국회의원을 지냈다.

늘푸른한국당의 이재오(72)는 제15대에서 19대까지 5선 국회의원을 지낸 정치인이다. 이명박 정부에서 국민권익위원장과 특임장관을 맡으며 이른바 권력 실세였다.

민중연합당의 김선동(49)은 제18대와 19대 통합진보당 국회의원으로 2011년 11월 한미 FTA 비준 안건 처리에 반대하며 국회 본회의장 발언대에 올라가 최루탄을 터뜨렸던 인물이다.

한반도미래연합 김정선(58)은 유엔세계재활기구 상임의장, 국가보훈처 산하 제대군인지원정책연구원 원장이다.

8명은 정당이 없는 무소속이다.

김기천(58)은 김기천가정의학과의원 원장을 지냈고 현재는 의료기기 제조회사 닥터킴 대표이다.

김환생(59)은 보루네오가구(주) 대표이사 사장을 지냈고 삼우산업개발(주) 대표이사이다.

권정수(76)는 길게 늘어뜨린 흰 수염에 갓을 쓰고 도포를 입은 역술인이다.

김민찬(59)은 템플턴대학교 상담심리대학원 박사과정 재학 중이며 월드마스터위원회 위원장이다.

남재준(72)은 국가정보원장과 육군 참모총장을 지냈다.

안광희(41)는 목원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정치 경력은 없다.

김순권(72)은 경북대학교 석좌교수 및 농업연구소 소장을 지냈고 현재는 한동대학교 석좌교수이다.

노남수(47) 예비후보는 전남대 정책대학원 총학생회장이며 광주 북구을 예비후보로 나온 적이 있다.

이들이 예비후보자로 등록하기 위해서는 가족관계증명서와 전과기록 서류, 학력 관련 서류와 기탁금 6천만원을 내야 한다. 기탁금 6천만원은 정식 후보자로 등록할 때 내는 기탁금 3억원의 20%를 선납하는 것이다.

기탁금 납부 규정은 2010년에 신설돼 2012년 18대 대통령 선거부터 적용됐다. 17대 선거 당시 기탁금 규정이 없는 상황에서 186명이 예비후보자로 등록하고 34명이 사퇴하는 등 예비후보가 난립하며 이른바 ‘일단 내고 보자’는 현상이 빚어졌기 때문이다.

일단 6천만원을 내고 예비후보로 등록하면, 본선에 진출하지 않는다 해도 기탁금은 돌려받을 수 없다. 국고로 환수된다. 다만, 당내 경선에서 패해 후보자 등록을 할 수 없을 경우와 사망했을 경우에만 전액을 돌려받을 수 있다.

원내 정당 후보자들을 제외하면 다른 후보들은 선거운동도 핮 않은 상태에서 등록읋 인지도가 없기 때문에 여론의 조명도 받지 못해 현실적으로 당선가능성은 없다.

선관위에 등록된 예비후보자 16명 가운데 안철수, 유승민 후보를 포함해 8명은 전과기록이 없다. 다른 예비후보 8명의 전과 기록은 다양하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1975년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징역 8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았고, 2004년 청와대 시민사회수석으로 재직 당시 국회 청문회에 불출석해 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벌금 200만원을 내 전과가 2건입니다.

정의당 심상정 후보는 1993년 구로공단 동맹 파업을 조직한 혐의로 수배돼 10년 만에 붙잡혀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위반으로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습니다. 당시 임신했던 심상정 후보가 부른 배를 안고 법정에 섰던 일화는 유명합니다. 심상정 후보는 이 밖에도 2003년 집시법 위반과 교통방해로 벌금 100만원을 선고받아 전과가 2건이다.

늘푸른한국당의 이재오 예비후보는 1974년 반공법 위반과 1991년 공용서류 손상, 학원법 위반으로 전과가 2건이다. 이 가운데 공용서류손상과 학원법(국가보안법) 위반은 1991년 사면됐다.

김선동 예비후보는 정치자금법 위반, 특수공무집행 방해, 총검단속법 위반, 특수국회회의장 소동의 4가지 죄목으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았다.

김정선 예비후보는 근로기준법 위반과 두 차례의 사기 전과를 포함해 모두 3건, 노남수 예비후보는 음주운전, 김환생 예비후보는 장물취득, 무고, 업무방해, 재물손괴, 절도, 정보통신망 이용 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명예훼손) 등 모두 6가지의 범죄를 저질러 3건의 전과기록을 갖고 있다.

예비후보 등록을 하지 않은 자유한국당 홍준표 경남도지사는 15대 총선 당시 서울 동대문구을에 출마하며, 동협의회 총무 오모 씨에게 2천 4백여만원의 선거운동비를 주고 허위 지출보고서를 제출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벌금 5백만원이 선고돼 당선무효가 됐었다. 홍준표 지사는 2000년 8월 특별복권돼 피선거권을 되찾았다.

현재 선관위에 등록돼 있는 예비후보자들은 오는 16일까지 대통령 선거 본선 경쟁에 참여할 것인지 결정해 공식 후보자 등록을 마쳐야 한다. 추가 기탁금은 2억 4천 만원이다.

선거법에 따르면 일단 후보자 등록 이후에는 당선되거나 사망했을 경우, 득표율이 15%를 넘겼을 경우에는 3억의 기탁금 전액을 돌려받을 수 있다. 득표율이 10% 이상 15% 미만일 경우에는 기탁금의 절반, 1억 5천 만원을 돌려받게 된다. 득표율이 10% 이하는 전액 국고 귀속이다.

지난 18대(2012년) 대선에서는 18명이 예비후보자로 등록했고, 이 가운데 8명이 공식 후보자로 등록했다. 이번에도 역시 그 정도나 될 것으로 예상된다.

허경영씨는 이번에 등록하지 않았다. 아니 못했다. ‘박근혜 씨와 결혼 공약’으로 유명한 허 씨는 1997년과 2007년 대통령 선거에 후보로 등록하고, 실제로 대선 레이스를 완주하며 이색 공약과 예언으로 허무한 인기를 끌었다. 또 실제로 그의 공약이 그 이후 현실화된 사례가 많아 젊은이들의 관심 대상이다.

그는 2007년 17대 대선 당시 박근혜와 결혼을 약속했다고 주장하는 등 허위사실을 유포한 혐의로 기소돼 대법원에서 1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으면 10년 동안 피선거권이 제한되기 때문이다. 예비후보자 등록 기탁금 6천만원이 없어서는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