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 측 오거돈 부산선거대책위원회 상임위원장(전 해양수산부 장관)이 지난 19일 ‘부산 대통령을 만들 것’이라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전국적으로 큰 반발이 일고 있다.

오거돈 전 총장은 19일 부산항컨벤션에서 열린 선대위 출범식에서 “우리 부산이 다시 한 번 만들어낼 부산대통령은 고질적인 지역구도를 타파하고 진정한 동서화합이 만들어낸 최초의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오 위원장은 "문재인에 의한 새로운 정권 창출과 누적된 폐해를 청산하고 새로운 국가 건설을 위해서는 부산이 다시 한 번 용광로와 같은 역할을 선도해야 한다"고 했다.

경남 출신 원로정치인 김정길 전 법무장관은 20일 “지역주의를 자극하는 발언”이라며 “문 전 대표에게는 별로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 전 장관은 “문 전 대표도 청와대 비서실장 당시에 그런 발언을 한 적이 있다”며 “선대위원장이라는 사람이 부산 민심의 지지를 이끌어 내기 위해 지역주의를 자극해서야 되겠느냐”고 말했다.

김경진 국민의당 수석대변인은 "문 후보는 발언을 만류하고 부정하기는커녕 오히려 웃음과 박수로 화답했을 뿐"이라며 유감을 표명했다. 문 후보는 2006년 5월 참여정부에서 청와대에 근무할 당시 지방선거를 앞두고 부산 지역 기자들과 만나 "(노무현 대통령도) 부산 출신인데, 부산 시민들이 왜 부산 정권으로 안 받아들이는지 이해가 안 된다"고 했었다.

이 말은 호남 지역에서 '반(反) 친노' 정서를 만들어낸 대표적인 말로 지금까 지 회자되고 있고, 경쟁 후보들은 '그것 봐라, 달라진 게 없지 않으냐'고 이 말을 문제 삼고 있는 것이다.

오 상임위원장의 발언에 대해 당내에서도 비난의 목소리가 높았다.

이재명 성남시장 측은 “지역주의 망령을 되살려낸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 시장 측 정성호 의원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자유한국당도 아니고 바른정당도 아니고 우리당 대선 후보 캠프의 주요 인사의 발언으로 정말 믿기지 않는다”며 “귀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는데도 이 발언을 제지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고 한다”고 말했다.

안희정 충남지사를 지지하는 무소속 홍의락 의원도 “고질적 병폐인 지역주의를 자극하는 발언”이라고 비난했다.

무소속 홍의락 의원도 기자회견을 갖고 “‘부산 대통령’ 발언은 한국 정치의 고질적 병폐인 지역주의를 자극하는 제2의 ‘우리가 남이가’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문재인 전 대표 측은 이에 대해 즉각 “오늘 부산캠프가 출발하는 자리이기 때문에 부산을 발전시켜나갈 부산 출신의 대통령으로 말씀하신 것 같다”며 즉각 해명했다.

문 후보 측 김경수 의원은 "'부산대통령'이라는 표현만 문제 삼아 정치권이 지역감정 조장 운운하는 것은 오히려 지역 갈등을 부추기는 말꼬투리 잡기"라고 말했다. 그는 "터무니없는 공세로 정치생명을 이어가려는 의도를 드러낸 것"이라고 말했다.

정인서 기자 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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