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공화국의 가치와 공정한 사회를 바라며 추위 속에서도 꺼지지 않고 활활 타오르고 있는 촛불민심도 어찌 보면 두 사람을 포함한 민주화세력들의 혼이 지금껏 면면히 이어 내려온 게 아닌가 싶다.
제도권의 유혹을 뿌리치고 고집스럽게도 민주화 길을 걸어온 장 대표는 요즘 촛불집회에 빠지지 않고 참석하고 있다. 광장의 민심을 지켜보면서 그는 지금까지 지켜왔던 신념을 바꾸기로 했다.

세상을 변화 시킬 수 있는 힘은 정치를 통해서 가능하다고 믿었기에 뒤늦게나마 대선출마를 선언했다. 9일 광주시의회에서의 기자회견을 통해서다.그것도 민주·평화·인권의 도시인 광주에서 말이다.
그의 슬로건은 ‘좋은 대통령’, ‘제대로 된 대통령’이 되는 것이다. 장 대표를 인터뷰한 건 몇일 전 한 호텔에서다.

운동권의 대부로서 시민사회의 원로로 남는 게 값진 인생을 사는 게 아니냐고 물었더니 그의 의지는 단호하다.
지금껏 후회 없는 삶을 살아온 만큼 이번 대권도전을 통해 마지막 혼을 불사르고 싶단다. 대선행보를 위해 민주영령들이 잠들어 있던 5·18 묘역을 둘러보면서 과거 민주화운동에 앞장선 동지들의 격려가 한껏 힘이 됐다고 한다.

과거 중앙정보부에서 고문을 당하면서 “당신이 살아 나가더라도 3년 이상 살지 못할 거다”는 수사관의 말을 떠올리며 잠시 눈시울을 붉힌다. 감옥 10년, 도피생활 12년을 하면서 민주주의 가치가 얼마나 소중하다는 걸 깨달았다는 장 대표는 자신이 살아있는 것만으로 행복하다고 스스럼없이 얘기한다.

과거 민주화운동을 한 사람으로서 충분한 보상을 받아야 하지 않느냐는 말에 손사래를 친다. 책 쓰고 강연하고 삼시세끼 먹으면서 사람을 사랑하는 것만으로 만족하단다. 더 이상 무슨 부귀영화를 원하겠느냐고 덧붙인다.

그러면서 바라는 게 있다면 비록 돈과 조직은 없지만 이번 대선에 출마해 민주주의가 한걸음 더 발전하도록 하겠다는 게 그의 포부요 다짐이다.

요즘처럼 불안한 정치상황을 예견이라도 한 듯 장 대표는 민주화운동을 하면서 보고 느꼈던, 말하자면 50년 동안의 정치인생 결정판이라고 할 수 있는 책을 펴냈다. 지난해 ‘불안없는 나라,살맛나는 국민’이라는 제목으로 북 콘서트를 열어 성황리에 마쳤다.

장 대표는 이책에 오롯하게 새겨진 정책들이 현재 총제적 난국에 빠진 대한민국을 구할 혁명적 대안이라고 자평한다. 대한민국 국민 모두가 행복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진보이념인 ‘녹색사회민주주의’가 도입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대량실업과 소득양극화, 청년실업, 비정규직, 노후 불안 등의 불안에 휩쓸려 있는 국민들과, 북한 핵 및 동북아와 세계적인 안보환경의 변화에 제대로 잘 대처할 수 있는 비전을 제시할 역량과 정책적 대안이 고스란히 담겨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대선주자 가운데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는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향해 기본과 자질이 부족하다고 지적한다. 어차피 광주에서 대권출마를 선언한 이상, 김대중 내란음모 사건에 연루돼 옥고를 치르며 무척이나 호남을 사랑했던 사람으로서 문 대표에게 한마디 해야겠다고 작심한 듯 내뱉는다.

문 대표는 정권교체론과 야권통합을 하겠다고 외쳐대지만 그동안 행보를 감안할 때 “그럴만한 자질도, 역량도 부족하고 호남에서 한 약속을 밥먹듯 뒤집는다”. 그러니 믿음과 신뢰가 가지 않은 사람이다는 뜻이다.
‘민부신불립(民無信不立)’이라는 한자성어를 들이 내밀며, 자신의 위치를 모른 채 욕심만 목에 차듯 가득하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그러기에 문 대표가 설사 더민주당 경선에서 후보가 된다하더라도 지금의 지지율 갖고는 더 이상의 확장성이 없기에 반드시 필패할 게 뻔하다고 예견한다.

장 대표는 노동운동의 상징적 인물로 각인된 ‘전태일’의 꿈과 삶을 간직하고 있지만 “이제 더 이상의 투사는 아니다”고 목소리를 낮춘다.
자신의 펴낸 저서만 해도 “우리 사랑이란 이름으로 만날 때‘ ’문명의 전환 새로운 비전‘’통일 초코파이‘ 등 무려 18권에 달한다.

민주화에 큰 족적과 획을 남긴 장 대표가 과연 야권의 텃밭이라 할 수 있는 광주에서 제도권의 높은 벽을 넘어설지 시민들은 숨죽여 지켜보고 있다.

[프로필]

▲72세 ▲경남 김해 출생 ▲서울대 법학과 졸업 ▲김대중납치사건 규탄, 유신독재반대시위로 복역 ▲전국민족민주운동연합 사무처장 ▲통합민주당 서울동작갑지구당 위원장 ▲전태일재단 이사장 ▲사단법인 백범정신실천겨레연합 상임공동대표 ▲새천년민주당 영등포구을지구당 위원장 ▲부패청산 의병연합 공동대표 ▲신문명정책연구원 대표 ▲통일 2016포럼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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