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영철 바른정당 의원이 탈당후 자유한국당을 선택했다가 곧바로 이를 철회해 바른정당에 남기로 했다.

황 의원은 3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어제 발표했던 바른정당 탈당 입장을 철회한다"며 "많은 박수와 격려를 보내준 국민들로부터 커다란 비판과 실망의 메시지를 받았다. 그분들께 정말 죄송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황 의원은 “저의 부족한 판단으로 혼선과 실망 끼쳐드린 점을 사과드린다”며 “어떤 비난도 달게 받으면서 현실이 어렵더라도 개혁보수의 가치와 원칙 지켜나가겠다”고 바른정당 잔류 의지를 밝혔다.

그는 이어 “무엇보다도 지난 청문회 과정과 비상시국회의, 창당 과정에서 저의 정치적 언행을 지켜보며 박수와 격려 보냈던 국민들로부터 커다란 비판과 실망의 메시지를 받게 됐다”며 “그것이 제가 다시 입장을 번복하게 된 가장 큰 이유다”라고 말했다.

황 의원의 이같은 결정 번복은 집단 탈당에 따른 역풍(逆風) 때문이다. 또 자유한국당 내부 반발도 만만치 않아 일괄 입당에 '빨간불'이 켜진 것도 작용했다.

다른 탈당파 일부도 황 의원에 이어 추가로 탈당 번복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로 창당 100일을 맞은 바른정당은 황 의원 탈당 번복으로 20석을 유지해 원내 교섭단체(20석 이상) 지위를 유지하게 됐다.

이번 의원 집단 탈당이 오히려 순풍(順風)이 되면서 바른정당의 활력이 생겼다는 평가도 나왔다.

바른정당에 따르면 130명이던 온라인 당원이 이틀 만에 3000여 명으로 늘어났고, 2일 하루 평균 후원금(500만원)의 13배인 6500만원, 3일엔 28배인 1억4000만원이 모였다.

유승민 후보 개인 페이스북 친구도 1만여 명이 증가했다. 바른정당 관계자는 "격려 전화가 쇄도하고 있다"고 했다.

남경필 경기지사도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눈앞의 이해와 유불리를 떠나 긴 호흡으로 정도를 지켜가야 한다. 그것이 시대와 국민이 바른정당에 부여한 역사적 소명이고, 그 길을 흔들림 없이 걸어갈 것"이라며 유승민 후보와 당에 힘을 실어줬다.

반면 탈당한 12명의 의원들은 여론의 역풍과 "저들을 다시 받을 수 없다"는 한국당 친박 의원들의 반발 때문에 흔들렸다.

한 탈당 의원은 "역풍은 충분히 생각했지만 그 강도가 생각보다 세다"고 했다. 또 다른 의원은 "좌파 집권을 저지해야 한다는 건의를 무시하는 유 후보의 고집불통에 실망해 탈당했는데 비난 여론이 너무 과도해 당황스럽다"고 했다.

장제원 의원은 "한국당행은 현재진행형"이라면서도 "하지만 이번을 계기로 새로운 보수를 원하는 분들이 정말 많다는 걸 알게 됐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장 의원은 당초 이날 황영철 의원과 함께 탈당 번복 선언도 검토했지만, 하루 더 숙고의 시간을 갖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권 안팎에선 탈당 의원들이 대선까지는 한국당에 입당하지 못한 채 무소속으로 남을 수밖에 없을 것이란 관측도 있다.

이형석 기자 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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