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의 노욕은 어디가 끝인가에 대한 정치적 물음이 나온다. 이런 식의 '철새' 정치는 아무리 자신의 신념에 따른 것이라지만 정당의 기본 가치나 정당의 정체성과 거리가 먼 행위이기 때문이다.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 대표가 결국 8일 민주당을 공식 탈당했다. 예견된 수순이긴 했으나 스스로 고민한 듯한 흔적만 남기는 정치적 술수로 분석된다.

김 전 대표의 보좌진은 이날 오전 민주당 당사를 찾아 탈당계를 제출했다. 비례대표인 김 전 대표는 탈당계를 제출함에 따라 의원직이 자동 상실된다. 김 전 대표의 의원직은 민주당 비례대표 14번을 받았던 심기준 민주당 최고위원이 의원직을 승계하게 된다. 민주당은 지난 총선에서 비례대표 순번 13번(정춘숙 의원)까지 당선된 바 있다.

김 전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저는 오늘 민주당을 떠난다. 국회의원직도 내려놓는다. 이 당에서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더 이상 없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과연 김 전의원의 말대로 그럴까. 당에서 자신을 따르면 당에 남고 당에서 자신을 따르지 않는다고 팽개치는 정치적 행위는 '욕심에 따른 심보'라는 지적도 있다.

그는 "뒤로 물러나는 것은 아니다. 분열의 씨앗이 되고자 하는 것도 아니다. 탄핵판결 이후의 정치상황을 지켜보며 무엇을 해야 할 것인지 깊은 고민의 시간을 갖겠다"면서 "고난의 길을 마다하지 않고 나라를 위해 제 소임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그가 과연 고난의 길을 걸었던 것일까라는 물음도 더한다.

민주당 내에서 더이상 의원직을 할 이유가 없다며 탈당을 감행한 김 전 대표는 당분간 탄핵 선고 결과 여부를 보며 정국을 관망할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탄핵 선고가 이뤄지고 정국이 급격하게 조기대선 국면으로 접어들 경우 김 전 대표도 향후 행보에 대한 결심을 내릴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로서는 김 전 대표가 직접 대선에 도전할 가능성, 자유한국당까지 포함하는 '대연정'이라는 큰 그림을 그리지 않겠냐는 관측이 나온다. 결국 이러한 그림도 자신의 정치적 향배에 방점을 찍겠다는 것이다.

김종인 전 의원은 누구인가?

1958년 서울 중앙고를 졸업하고 1964년 한국외대 독일어과, 1972년 독일 뮌스터대학 동 대학원에서 경제학박사학위를 받았다.

서강대 교수를 했던 그는 11대, 12대 국회의원을 지냈고 1989년 국민은행 이사장, 1989년 보건사회부장관, 14대 국회의원, 17대 국회의원을 지냈다. 2011년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 대표 등 대체적으로 순탄한 권력의 길을 걸었다.

정인서 기자 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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