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월7일 국조특위 청문회 이후 잠적했던 고씨가 두달여 만에 재판장에 나오면서 그의 입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앞서 고씨는 헌법재판소의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사건에도 증인으로 채택돼 헌법재판소가 경찰에 소재를 탐지해달라는 요청을 했으나 소재가 확인되지 않았다.

고씨는 최씨의 실질적 회사로 알려진 ‘더블루K’의 이사로서 최씨를 바로 곁에서 호가호위했던 인물이다. 현재 구속 상태인 차은택 전 창조경제추진단장(48)을 직접 최씨에게 소개해주는 등 이번 사건의 핵심 증인이다.

고 씨와 최 씨의 공방은 서로 엇갈린 진술에서 주목된다.

고씨는 이날 법정에서 최씨의 미르·K스포츠재단 설립 과정에서의 대기업 강제 모금 경위와 정부부처 인사 개입 및 더블루K로의 이익 편취 등을 소상히 증언한 반면 최씨 측은 이번 ‘박근혜·최순실 게이트’가 전적으로 고씨 일당이 꾸민 일이라는 입장이다.
한편 고씨는 오는 9일 박 대통령 탄핵심판사건 변론에도 증인으로 출석하도록 돼 있다.

이처럼 최순실(61)씨 국정 농단 사건의 '키맨'으로 지목된 고영태씨의 고향인 전남 담양군 대덕면 주민들이 편지가 회자되고 있다.

박근혜정권퇴진 담양군민운동본부는 지난 4일 오후 5시 30분부터 전남 담양군 대덕면사무소 앞에서 '박근혜정권퇴진 제11차 담양시국촛불집회'를 개최하고 주민 대표가 고씨에게 보낸 편지를 낭독했다.
애석하게도 고씨의 아버지는 대덕에서 거주하다 1980년 5·18민주화운동 당시 광주에 갔다가 계엄군에 의해 사망했다.

주민들아 보낸 편지에는 "아주 어릴 적 고향을 떠나 사실 얼굴도 잘 기억하지 못한다"며 "5·18때 아버지가 총에 맞아 사망하셨다는 소식에 걱정했다"는 안부로 시작된다.

이어 "펜싱대회에서 메달을 땄다는 소식에 자랑스러웠다.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텔레비전에서 자네 얘기를 듣고 어안이 벙벙했다"며 "자네가 진실을 말하고 있기에 많은 국민이 자네를 지켜줄 거다. 마음의 고향이겠지만 우리 노인네들도 성심을 다해 자네를 응원할 거다"라고 끝을 맺었다.

다음은 고향 사람들이 고씨에게 쓴 편지 전문

고영태 군

우리는 자네가 아주 어릴 적 고향을 떠나 사실 얼굴도 잘 기억하지 못하네
하지만 5·18때 아버지가 총에 맞아 사망하셨다는 소식을 듣고 얼마나 걱정을 했던지….
애비 없는 세월을 어떻게 견디며 힘들게 살았을지
우리도 사는 게 힘들어서 서로 도움 못주고 지냈네 그려

그럼에도 펜싱대회에서 메달을 땄다는 소식에 너나 없이 기뻐했고 자랑스러웠네
그러나 썩은 대한민국에서 버티며 살아가기란 쉽지는 않았을거네
어느 날 갑자기 텔레비전에서 자네 얘기를 듣고 어안이 벙벙했네
막장 드라마도 아니고 영화도 아닌 현실이….

자네가 불의에 타협하지 않고 용기를 내기까지 얼마나 고민이 많았을지 짐작도 안가네
하지만 자네의 그 용기로 인해 이 대한민국은 요동을 치고 새로운 나라를 건설하기 위해 전국이 몸살을 앓고 있다네

힘들겠지만 끝까지 최선을 다해주게
자네가 진실을 말하고 있기에 많은 국민이 자네를 지켜 줄걸세
마음의 고향이겠지만 우리 노인네들도 성심을 다해 자네를 응원할 걸세
용기 내 주어 진심으로 고맙네

고향사람들 일동

박병모 기자 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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