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톡톡뉴스] 새로운 주거급여제도를 시행할 경우 기존 수급자의 30%만 혜택을 받는 것으로 파악됐다.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오병윤 의원(광주 서구을, 통합진보당)이 국토교통부(이하 국토부)로부터 받은 7,8월 주거급여 시범사업 자료를 검토할 결과, 시범지역 내 기존 수급자 중 단 30%만 추가급여 혜택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쪽방 등에 거주하는 자가가구 및 무료임차가구 등 주거취약계층 등은 시범가구 대상에서 제외돼 주거급여 제도보완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새로운 주거급여제도는 정부가 작년 9월 관계부처 합동회의를 통해 발표한 기초생활보장제도의 맞춤형 급여체계 개편방안에 따른 것으로, 국토부는 올 7월부터 9월까지 시범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새롭게 개편되는 주거급여제는 당초 올 9월부터 적용, 시행할 계획이었으나 아직 국민기초생활 보장법 개정안이 본회의를 통과하지 못해 시행시기는 내년으로 늦춰질 전망이다.

국토부로부터 시범사업에 대한 자료를 검토한 결과 총 23개 시범사업 지역의 7월달 기존 수급자 수는 총 9만 2,598(복지부 통계, 7월말기준)이지만 추가급여를 지급받은 가구는 2만 6,761가구로 28.9%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8월은 이보다 조금 상승하여 기존 수급가구 총 9만 1,181가구(복지부 통계, 8월말기준) 중 32.1%인 2만 9,267가구가 새로운 주거급여제도의 개편에 따른 혜택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토부는 시범사업을 통해 전체 약 9만가구 중 자가가구, 무료임차가구, 시설 수급자 등약 3만가구를 제외하고 약 6만가구를 조사한 바 있다. 시범사업 조사대상에서 제외된 자가가구는 쪽방 등 주거환경이 취약한 곳이 대부분이고, 무료임차가구는 기초생활보장법 상 가구전체로는 선정기준을 초과하지만 가구를 분리하여 신청할 경우 기준을 충족하는 가구, 즉 별도가구에 해당한다. 결국 시범사업에서 제외된 약 3만가구는 오히려 임차료 지급능력이 없는 극빈 취약계층이라고 볼 수 있다.

또한, 시범사업 대상인 약 6만가구 중에도 절반이상이 실제 임차료가 기준임대료보다 낮아 추가적인 주거급여 혜택을 받지 못하게 된다. 결과적으로 전체 수급가구 중 70% 정도가 새로운 주거급여제도로 인한 혜택이 전무한 것이다.

오병윤 의원은 “새로운 주거급여제도는 정부가 맞춤형 급여체계로 전환하면서 소득·주거형태·주거비 부담수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저소득층의 실질적인 주거비를 지원한다고 했지만 오히려 임차료조차 못내는 극빈 취약계층의 경우, 혜택을 볼 수 없다는 허점이 있다”며 “시범사업을 통해 나타난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도록 제도보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국토부는 제도 개편으로 급여가 감소하는 가구에 대하여는 그 감소액 만큼 추가로 현금 보전함으로 손해를 입는 가구는 발생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하지만 맞춤형 급여체계로 전환되면서 사실상 생계급여 등이 삭감되기 때문에 저소득층은 오히려 손해라고 볼 수 밖에 없다.

또한, 시범사업 자료를 검토한 결과 지자체별로 차이가 큰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 지역보다 지방일수록 급여혜택을 받는 가구수가 줄어드는 것으로 분석됐다.

시범사업 결과 서울지역인 1급지의 경우 자가가구ㆍ무료임차가구 등으로 조사가 제외된 가구수가 전체 기존 수급가구의 22% 수준이지만 지방인 4급지의 경우 54~55%로 2배이상 높고, 반대로 시범사업을 통해 급여가 지급된 가구수 비율은 1급지가 34~37%인데 반해 4급지는 15~17%에 불과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지방으로 갈수록 쪽방 등 자가가구와 무료임차가구, 시설수급자 등의 비율이 높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오병윤 의원은 “시범사업을 통해 새롭게 개편된 주거급여제도는 지방에 사는 주거취약계층일수록 혜택이 줄어든다는 주장이 사실로 확인됐다”며 “최저주거기준 미달가구를 포함해서 지방의 취약계층에 대한 별도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토부는 수혜가구가 감소하고 쪽방 등 최저주거기준 미달가구 등에 매입·전세임대주택을 우선 공급하는 등 대안을 마련하고 있다. 하지만 기존의 주거급여가 저소득층에게 생계급여와 다를바 없이 어려운 생활난 해소를 위해 쓰여진 만큼 주거급여제도 안에서의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의견이 제시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