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일각에서는 이 현수막이 6·4 지방선거를 겨냥한 강운태 시장의 치적쌓기용 홍보에 이용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 또한 제기되고 있다.

지난 9일 광주시는 ‘혈세 먹는 하마’로 불리는 광주 제2순환도로 1구간 민간투자사업 자본구조 원상회복명령 취소 청구 행정소송 항소심에서 승리했다.

이에 따라 광주시는 강운태 시장의 ‘뚝심행정이 빛났다’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각 언론에 배포했고 신문과 방송 인터넷 언론 등에서도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시는 이와 별도로 시청과 의회 건물 등 주변 도로에 10여개 정도의 ‘광주시 제2순환도로 소송 승소 환영’이란 대형 현수막을 걸어 치적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게다가 광주시여성단체, 광주도시철도공사, 일부 시민단체, 개인택시조합, 광송간 도로, 육교 등 각 기관 건물과 광주 시내 주요 길목에는 어김없이 이같은 현수막이 봇물을 이루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광주시 승소 사실에는 전적으로 환영의 뜻을 표하면서도만 도를 넘은 불법 홍보전에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광주시 자체적으로 이번 현수막을 제작해 홍보하는 것은 눈치가 보이기 때문에 다른 기관들 명의를 빌려 홍보에 이용하고 있다는 것.

이 때문에 불법현수막 철거 권한이 있는 일선구청과 법 규정 위반을 적용할 수 있는 경찰에게는 단속대상의 형평성 시비까지 일고 있다.

실제 남부경찰과 남구청은 지난해 불법현수막 근절 합동 단속에 나서 11~12월 두 달여 동안만 관내에서 1.5t 트럭 2대분 1500여장을 회수했다.

경찰과 구청은 이들에게 과태료 480만원을 부과하는 한편 불법 옥외광고물 관리법 위반과 경범죄처벌법 혐의를 적용했다.

경찰과 구청은 “불법현수막은 도심 미관을 해칠 뿐만아니라 사람이 많이 다니는 장소에 설치돼 있어 교통사고 등을 유발 할 수 있다”며 특히 “올해는 지방선거까지 앞두고 있어 현수막이 많아 질 것으로 예상돼 구청과 합동으로 강력 단속을 벌일 계획이다”고 강조한 바 있다.

하지만 이같은 방침과는 달리 경찰과 구청이 이번 ‘광주시 제2순환도로 소송 승소 환영’ 불법 현수막에 대해서는 미온적인 태도로 나오자 힘 없는 서민들만 피해를 보고 있다는 볼멘 소리가 곳곳에서 터져나오고 있는 것.

서구에 거주하는 박모(여·44세)씨는 “이번 승소 관련 광주시와 강 시장의 치적은 높게 사지만 힘 없는 서민들 생계형 현수막(불법 현수막)은 강제 철거하면서 시와 각 기관단체 현수막엔 무딘 잣대를 들이미는 것은 부당한 처사”라고 꼬집었다.

또 다른 남구 주민 황모(여·25)씨는 “이번 승소건이 진정 누구를 위한 것인지 헷갈린다”며 “순환도로 소송 승소는 마땅히 환영할 일이지만 불법을 일삼는 무분별한 현수막 게재와 선거용 치적쌓기로 둔갑해서는 안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