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신당 효과 반감...내천 폐해 우려 목소리도

내년 6월4일 치러지는 제6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10개월여 앞으로 다가왔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당공천제 폐지가 대세를 이루고 있는 가운데 정당공천제 폐지가 확정될 경우 출마예상자들의 희비가 엇갈릴 것으로 예상된다.

민주당이 지난 25일 기초선거 정당공천폐지를 당론으로 확정한데 이어 새누리당도 조만간 이를 당론으로 결정할 가능성이 커졌다.

여기에 입지자들도 정치권의 움직임에 촉각을 세우면서 지역사회 인지도 높이기에 나서 '정치 시계'가 한층 빨라지고 있다.

◆ 선거 조기 과열 가능성

공천제가 폐지되면 후보자 인물 대결이 강화되고 국회의원 줄서기가 사라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기존정치인에게는 고속도로인 반면 신진 정치인에게는 '가시밭길'이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인지도 측면에서 유리할 수 밖에 없는 현역 시장·군수 또는 기초의원들로서는 유권자들에게 낯선 신인들에 비해 정당공천폐지가 천군만마와 같은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결국 정당의 내부 경쟁이 사라진 대신 조직과 인지도, 자본력에서 우위를 쥔 사람이 승자가 된다는 분석이다.

목포시장 출마를 준비중인 A 예비후보는 "정당 보증이 사라지면 후보 변별력은 인지도와 조직의 영향력에 의해 좌우될 수밖에 없다"며 "정당이 지방의원과 단체장 육성을 강화시켜야지 잘 안된다고 제도를 폐지하면 소수 재력가들의 기득권만 강화시켜줄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예선전 격인 당내 경선 없이 곧바로 선거에 뛰어들 수 있는 만큼 선거전이 조기에 점화될 가능성이 높다. 높은 인지도와 조직력을 가진 현역단체장은 상대적으로 느긋할 수 있지만 도전자들은 인지도 확보와 조직 구축이 발등의 불로 떨어졌다. 현역에 대항해 도전자들 간 단일화를 할 경우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기 위해 세 결집이 시급하게 됐다.

특히 공직자 출신 등 정치 신인들은 난감한 입장에 빠지게 됐다.
목포시장을 출마를 검토하고 있는 B 예비후보는 "정당 후보가 되면 기본적인 당지지도를 얻게 되고 조직적인 선거운동도 지원받게 되지만 공천제가 폐지되면 하나에서 열까지 후보 개인의 힘으로 해야 하기 때문에 사실상 계란으로 바위치는 격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 C 예비후보는 "정당공천제가 폐지되면 후보가 난립돼 결국 유권자들이 인지도가 높은 현역 중심으로 투표할 가능성이 높다"며 "결과적으로 정치신인들에게는 그림의 떡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 안철수 바람 약화 전망

결국 내년 기초 선거는 후보가 난립하면서 다자대결 구도로 치러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여기에 '안철수 신당'이 가장 큰 타격을 받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공직자 출신을 중심으로 정당 기반이 없는 단체장 입지자 상당수가 무소속 안철수 의원측에 앞다퉈 줄을 대고 있지만 그나마 노렸던 안풍을 기대할 수 없거나 그 효과가 약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안철수 신당'의 후광을 받을 수 없는 후보들은 상대적으로 불리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더욱이 민주당과 안철수 신당 후보들이 격전을 치를 것으로 예상되는 목포를 비롯한 전남서남권의 경우 공천폐지로 인한 파급력이 클 전망이다.

안철수 신당 후보로 목포시장 선거를 준비중인 한 인사는 “정당공천제가 폐지되면 솔직히 역부족인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안철수 후보의 방문 등 간접적인 지원을 통한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철수 의원의 조직으로 알려진 광주전남시민포럼 목포지부 관계자는 "출마자들의 낮은 인지도를 안철수 의원이 보완해주기 힘들다는 점에서 불리할 수도 있다. 하지만 정당공천제가 사라지면 전국 모든 선거구에 후보를 내야 하는 부담에서 벗어나게 된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 "내천으로 중앙당 권한만 강화"

지역정가 일각에서는 기초단체장 정당 공천 폐지 후유증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지역 예산확보 등을 위한 지역 국회의원과의 소통문제부터가 문제다. 여기에 기존 기초단체장의 높은 인지도에 따른 일방적 독주, 지역 토호세력들의 기득권 문제, 후보자 난립으로 인한 금품 타락선거 가능성 등도 우려되고 있다.

내천으로 오히려 중앙당의 영향력이 커진다는 우려도 있다. 정당공천제 도입 이전의 내천제 형태로 돌아가면 중앙당에 휘둘릴 수밖에 없어 '공천헌금' 등의 폐해가 더욱 음성화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과거 내천 관행일 당시 각 정당은 내천자들의 포스터와 플래카드를 차별화시켰고 이들에게 정당의 직함을 부여했다.

내년 선거에 목포시의원에 출마예정인 한 인사는 "공천제가 사라졌다고 지역 국회의원들이 후보와 함께 다니는 것까지 막을 수 있을지 의문이다"며 "경선이 사라지면 내천의 유일한 열쇠를 쥔 국회의원들의 권한이 더 막강해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임흥빈 도의원은 "신진 세력의 정치진입이 어려워지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재정자립도가 낮은 지역 기초단체장들의 중앙정부 예속이 가속화 될 것이다"고 우려했다.

이영주 기자 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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