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흥빈 전남도의원에게는 유독 떠오르는 말들이 많다.

신안 출신으로는 첫 재선의원으로 오초의원(오선 같은 초선의원)이라 불리울 만큼 ‘처음처럼’의 소중한 의미를 갖고 교육 정책 대안 마련에서부터 지역구 민원 해결에 이르기까지 숨은 일꾼으로서 현장 중심의 생동감있는 의정 활동과 지역 사회 발전 등에서 높은 평가를 받아 ‘2010 존경받는 인물대상’에 선정되기도 했다.

또한 전남도의회 교육위원회 전반기 교육위원장을 역임한 그는 의정 활동을 통해 소통과 협력을 내세워 성숙한 정책 의회상을 정립시키고, 전남교육 발전과 지역 주민의 복리 향상을 위해 발로 뛰고 연구하며 실천하는 의정을 펼쳐 교육 가족과 지역 주민의 든든한 버팀목이 됐다는 것.

이와 함께 현재 처한 현실을 수용하는 가운데 각자의 생각이 다름을 인정하고 전남 교육 발전을 위한 최상의 방법이 무엇인가를 부단히 모색해 나가는 수평적 리더십은 전남 교육의 새로운 비전과 방향을 제시하는 이정표를 세워 나가기에 충분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상임위 간담회와 연찬회를 통해 시급한 주요 사안에 대해 신속히 대응하고, 축적된 좋은 경험을 공유하는 기회를 가지는 한편 생산적이고 효율적인 의회상 정립을 위한 자기 개발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

이와 함께 목표 달성을 위해 함께 노력하는 자세로 상대방의 입장을 고려하고, 산적해 있는 현안을 하나라도 해결해 보려는 공동 노력으로 질책보다는 적절한 정책과 대안을 제시한 의원으로 회자되고 있다.

전남도의원 중 유일하게 장애를 가지고 있는 임 의원은 줄곧 한 길을 걷는 민주당 지킴이로도 정치적 기반을 다지고 있다.

이에 최근 이슈화 되고 있는 ‘기초지방자치 정당공천폐지’에 따른 반대 의견을 들어봤다.

▷전남도의회 임흥빈 의원 (현. 전남도의회 행정/환경위원. 민주당 전남도당장애인위원장)

<다음호는 찬성 의견을 게재할 계획이다.>

/편집자 주

-언제부터 공천제도가 도입되었는가.

▷ 87년 민주화 이후 우리나라는 대의 민주주의, 즉 선거 민주주의를 정상적으로 운영해왔다. 특히 우리나라는 1991년 지방자치 부활이후 95년 민선지방자치를 시행하여 지금까지 중앙에서뿐만 아니라 지역 단위에서의 선거 민주주의를 5차례 경험한 바 있습니다.

어느덧 성년을 훌쩍 넘긴 지금의 지방의회가 반쪽짜리 지방자치요 지방분이며 주민참여는 허울뿐이라는 점을 지적하면서 왜 지방의회가 집행부에 대한 제대로 된 감시와 견제. 대안세력이 못되고 있는가(의회사무국 인사권독립. 보좌관제 신설 등)에 대한 진지한 논의는 뒷전인 체 불과 1년도 남지않은 4대 지방선거를 앞두고 유독 기초의원과 기초단체장에 대한 공천찬성 및 반대의 소모적 정쟁을 하고 있는 것인지 안타깝게 생각하면서 공천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본다.

- 정당공천의 당위성에 대해 말해 달라.

▷ 우선 형식이야 어떻든 지방선거에 출마하고자 하는 후보군들이 먼저 문을 노크하는 곳이 정당입니다. 물론 정당공천이 쉬운 입성의 지름길이기도 하지만 자신이 선호하는 당에 입당하여 입지를 넓히는 것은 물론 당원과의 접촉을 통해 자연스럽게 유권자에 어필하고자 하는 교과서적 정치워밍업을 하는 것입니다.

나아가 정당공천은 공천시기를 통해 공직후보자 공천 서류심사와 당원 및 유권자 여론조사 등을 통해 자연스럽게 후보가 검증되는 순기능을 가지고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잘못된 후보를 공천하여 낙선하는 수모는 물론이려니와 공천한 정당까지 도매금으로 유권자의 외면을 받는 등 정당의 책임까지라도 구현한다는 측면에서 매우 긍정적인 제도라 할 수 있겠습니다.

따라서 공천폐지로 인한 무검증 입후보자의 난립과 지역 토호세력과 재력을 앞세운 저질 후보들을 자연스레 걸러낼 수 있다는 장점까지 있다고 봤을 때 정당공천을 폐지해야 할 뚜렷한 이유가 없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광역의원과 크게 다를 바 없는 기초의원만 유독 공천폐지 운운하는 것은 설득력이 없다고 할 것입니다.

- 공천 폐지에 따른 사회적 약자에 대한 의회 진출은.

▷ 사회적 약자에 대한 지방의회 진출이 요원하다는 사실입니다.

여성 의원들과 장애인단체의 반대 목소리가 높은데요. 통계에 따르면 “현재 여성 지방 의원이 21%가 넘지만 공천제 도입 이전에 여성 의원은 2002년 당시 전체 의원의 2.2%에 불과”합니다.

인구의 약 10%가 장애인인 현실에 비춰 400만명에 이르는 장애인의 지방의회 및 기초단체장 도전에 크나큰 재앙이 될 것이 자명하며 참고로 전남의 경우 17만명의 등록장애인이 거주하고 있음을 상기해야하며 현재 전남도의원에 어떤 정당의 비례대표 의원이 한명도 없는 것이 현실이며 22개 시군의회 가운데 목포시의회만 유일하게 민주당 소속의 시의원 한명이 활동하고 있을 뿐입니다.

따라서 사회적 약자에 대한 현행 비례대표 지방의원의 의회진출에 따른 보완대책 없는 공천폐지 논의는 가진 자들의 횡포에 다름 아니라는 점을 지적하고자 합니다.

- 공천 폐지에 따른 후보자들의 난립은 어떻게 보는가.

▷ 지방의회 공천폐지는 위에서 지적했듯이 수많은 후보자 난립에 따른 대표성의 문제. 자질시비로 지방자치가 실종되고 지방여론이 분열되는 등 불 보듯 뻔한 부작용이 봇물처럼 쏟아질 것입니다.

어떤 선거구에서는 많은 후보자의 난립으로 10%내외의 득표로 당선자가 결정되는 등 주민대표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또다른 부작용이 꼬리를 물게 될 것입니다.

따라서 유권자가 인물을 보고 찍을 것이냐 정당을 보고 선택할 것이냐는 어디까지나 국민의 몫인데 입법으로 국민의 선택을 간섭하는 것은 민주주의 이념에 비춰 입법권의 남용으로 위헌시비에 휘말릴 여지가 있다는 점도 아울러 지적합니다.

- 기초자치단체장 선거 어떻다고 보는가.

▷이는 만약이라는 전제입니다만 230개가 넘는 기초자치단체장들이 정당공천이 아닌 무소속단체장을 당선될 경우

- 중앙정부에 예속된 현행 국고배정에 따른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경우

- 치열한 국비확보를 위한 경쟁에 내몰리게 될 것이 자명하며, 지금보다 훨씬 중앙정부 권력이 지방의회와 지방자치 생사여탈권을 쥐게 될 것입니다.

그동안 중앙정부와 지방의 현안사업에 따른 예산확보 과정에서 가교역할을 담당했던 국회의원들의 역할이 상대적으로 약해질 뿐만 아니라 ‘풀뿌리 민주주의 정당정치의 실종’에 따른 당원관리 부재는 물론 당원간 응집력 부족으로 광역단체장 선거는 물론 대통령선거에서 집권당은 영원히 집권할 수 밖에 없는 영구집권의 길로 들어설 것입니다.

기득권을 가진 집권당과 단체장이 수십~수백개의 관변단체를 만들어 사조직처럼 선거에 이용하고, 정작 정당의 풀뿌리 기초당원은 사라지는 정치가 될 것입니다.

기초자치의 공천폐지 주장은 가진 자와 집권당. 현직 단체장이 누리는 절대 무기가 되어 질래야 질 수 없는 선거가 될 것입니다.

- 마지막으로 공천 폐지에 따른 결론은.

▷ 성년을 넘긴 지방자치가 바르게 그리고 제대로 제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넘어야 할 산이 많은 현실에 비춰 정당공천 폐지가 이렇듯 시급한 지방자치의 현안이냐는 측면에서 저는 공감할 수 없습니다.

동안의 정당공천제로 인한 비리와 잡음에 눈 감고 싶지는 않습니다.

이러한 공천의 부작용까지라도 유권자가 표를 통해 심판하고 어느 정당을 지지할 것이냐의 선택은 국민의 몫일 것입니다.

지금껏 국회의원공천. 국회의원비례대표 선정과정에서나 광역단체장 및 지방광역의원공천에서는 여러 부작용이 없었는지 되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런데도 유독 만만한 기초지방자치 선거만 가지고 정당공천 폐지 운운하는 것은 본말이 전도된 것입니다.

고 김대중 대통령님께서 이뤄내신 풀뿌리 민주주의가 정당정치의 무력화를 넘어 이렇게 무참히 유린당하고 왜곡되는 현실이 안타깝습니다.

진정한 지방자치는 지방의회가 바로설 수 있도록 법적 제도적 뒷받침을 해 주셔야 됩니다.

지방자치가 바로 설 수 있도록 정부차원의 지원과 국회차원의 입법이 뒤따라야 합니다.

위에서 언급했듯이 반쪽짜리 지방자치, 지방분권을 위해 중지를 모으지는 못할 망정 빈대잡자고 초가삼간 태우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정리=서재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