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의 토지수탈과 날치기 서울대법인화법이 만든 합작품


생태경관보전지구인 지리산·백운산의 서울대 남부 학술림을 국민의 재산으로 환원하고, 일제에 의해 왜곡당한 역사를 바로세워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전남 광양과 구례군 주민들은 ‘백운산지키기 시민행동’과 ‘서울대 학술림 무상양도 반대 구례군 대책위원회’를 결성하고 대규모 집회와 1인 농성, 단식농성을 하고 있다. 전남도와 전남도의회, 전남도 내 22개 시군 시군의회도 성명서를 발표하고 정부에 건의문을 전달했다. 오는 20일에는 대규모 상경투쟁을 계획하고 있다.

▲ 지리산 찾아오기 구례군민행동 대표단이 삭발을 하고 지리산 학술림 사유화반대를 다짐하고 있다.

날치기 서울대법인화 법률 때문에 지리,백운산 사유화 위기

도대체 어떤 사연이 있길래 구례와 광양 주민들은 물론이고, 전남도 내 각계에서 지리산·백운산 서울대남부 학술림을 돌려달라고 하는 것일까.

국회는「국립대학법인 서울대학교 설립운영에 관한 법률」을 해당 상임위원회도 거치지 않고 날치기 통과 시켜 오는 12월 28일 시행을 앞두고 있다. 같은 법 시행령은 지난 8월 30일 국무회의를 통과했다. 바로 이 법률에 법인 설립 당시 관리중인 국유재산은 법인으로 무상 양도하도록 돼 있고 여기에 지리산과 백운산의 서울대 남부학술림도 포함돼 있다. 국유지인 지리산과 백운산의 절반 가까이가 서울대가 관리하고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사유화되는 셈이다.

그러나 서울대의 지리산·백운산 남부학술림 관리는 철저히 일제에 의한 토지수탈과 특혜 때문이다. 백운산·지리산의 서울대 학술림은 일제의 전형적인 조선인 토지수탈에 해당한다. 당시 일제는 사실상 지역민의 재산을 강제로 국유화시켰다.

그 후 일본 동경제국대학에서 연습림으로 운영하다 해방 후 서울대에서 미군정청으로부터 80년간 대부받아 현재에 이르고 있다. 면적은 국유지로 지리산의 56%(5245ha), 백운산의 46%(1만973ha) 등 총 1만6218ha를 차지하는 등 여의도면적의 20배에 달한다. 지리산 노고단, 피아골 등 관광지와 백운산 휴양림, 생태숲을 포함하고 있어 중요 관광자원이자 학습장소로서 공익적 가치가 매우 크다. 환경부가 지정한 자연생태계보전지역이기도 하다. 또한 고로쇠 수액채취 등으로 지역민들의 소득원 역할을 하고 있다.

▲ 문길선 전남 구례군의회 의원이 이명박 대통령 면담을 촉구하며 단식농성을 했다.
국립공원 사유화는 자연공원법 위반, 영리목적 임대나 매각 가능해져

지리산백운산의 남부 학술림의 서울대 이전을 반대 근거는 분명하다. 우선, 국유지를 사유화해서는 안 되며 공공의 이익을 위해 관리되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광양시 산림과 관계자는 “학술림이 서울대 법인으로 넘어가면 영리 목적의 임대나 매각 등이 가능해진다”며 “국유림은 공공의 목적으로 사용돼야 한다”고 말했다. 구례구민협의회 이강두 상임대표는 “앞으로 사찰 통행료처럼 등산객들이 노고단을 갈 때 학술림 입장료를 내야 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단식농원에 들어간 구례군의회 문길선 의원은 “국립공원지구 안에 국유림을 무상양도해 사유화하는 것은 자연공원법을 정면으로 위반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서울대로 무상이전 하지않더라도 연구목적으로 계속 사용할 수 있다는 점도 설득력을 얻는다. 해방이후 지금까지 66년 동안 서울대 학술연구에 사용하면서 아무런 불편함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서울대가 법인화과정에 꼭 사유화해야 학술연구를 할 수 있다는 주장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이다.

지난 7일 백운산지리산 학술림의 서울대 양도 반대 건의서를 정부에 전달하고, 16일 교과부를 직접 방문한 전남도 쪽은 “법인화 후에도 현재처럼 서울대가 학술림을 관리하고 사용하면 되기 때문에 꼭 소유권을 이전할 필요는 없다”고 주장했다.

▲ 광양지역 주민들은광복절인 8월15일 일제로부터 수탈당한 백운산 지키기 등반대회를 가졌다.


"주민들이 땔감 구하려고 발만 들여도 혹독하게 당한 아픔 서린곳" 일제에 의한 왜곡된 역사를 바로잡는 과정으로 만들자는 시각도 있다. 백운산지키기 시민행동 정용성(59) 상임대표는 “학술림은 일제 강점기 이후 주민들이 땔감을 구하려고 발만 들여놓아도 혹독하게 당했던 아픔이 서려 있는 곳”이라고 말했다.

전남도의회는 의원 전체 명의 성명서에서 “국회는 일제의 잔재를 정리하지는 못할망정 어떻게 민족의 영산인 지리산과 백운산을 법인으로 넘긴단 말인가?”라며 "백운산·지리산의 남부학술림 무상양도는 절차를 무시하고, 국유 재산의 사유화를 꾀하는 명백한 특혜"라고 규탄했다. 전남도의회 이용재 의원(민주·광양 1)은 “정부는 생태경관 보전지구인 백운산·지리산 학술림을 국민의 재산으로 유지해 잘못된 역사를 바로잡고 국민의 권리를 보호할 것”을 촉구했다.

한편, 광양과 구례에서는 대규모 상경투쟁을 계획하고 있다. 광양시의회(의장 박노신)는 추석 직후인 15일 광양시 전 시민사회단체장 초청 간담회를 갖고 1인시위, 집단 상경투쟁 등 모든 방법을 동원해 백운산 사수를 위해 끝까지 강력하게 투쟁할 것을 결의했다.

구례군 대책위는 20일 서울대 앞에서 “지리산국립공원과 백운산약탈야욕 서울대학교 규탄대회”를 가질 계획이다.


◆ 지리산백운산 서울대 남부학술림

희귀 식물인 나도승마, 희귀 야생동물인 반달가슴곰, 까막딱따구리 등이 분포하고 난대, 온대, 한대 수종을 모두 볼수 있다. 면적은 섬진강 북쪽의 지리산지역 5,245ha와 섬진강 남쪽의 백운산지역 10,973ha다.

◈ 백운산 지역

전남 광양시에 위치하며 목재 자원뿐만 아니라 수자원, 야생동물자원, 식물자원이 풍부하다.
환경부는 1993년 백운산 동쪽 외회계곡 상류지역의 천연림 9.74㎢을 “광양 백운산 자연생태계 보전지역”으로 지정해 보호중이다.

◈ 지리산 지역

만복대, 노고단에서 반야봉을 연결하는 주능선의 남쪽 피아골계곡과 북동쪽 심원계곡으로 이루어져 있다. 대부분 지리산국립공원으로 지정(제1호,1967년)되어 있으며, 피아골 계곡에서 심원계곡에 이르는 중심지역은 환경부에 의해 “지리산 자연생태계보전지역”으로 지정(20.2㎢,1989년)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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