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스마트폰을 구입하면 다들 이 앱을 먼저 내려받는다. 바로 가입자 940만명을 넘어선 공룡앱 카카오톡이다. 스마트폰 이용자들은 카카오톡을 좋아하지만 이동통신사 입장에서는 눈엣가시이자 넘어야 할 산이다.

카카오톡은 명실상부한 1위 메신저앱이다. 스마트폰 가입자가 1천만명을 돌파한 현재 가입자가 940만명이란 사실은 웬만한 스마트폰 사용자라면 카카오톡을 써봤다는 얘기다. 카카오톡을 통해 주고받는 문자메시지가 하루 평균 1억 8천만건에 달한다. 게다가 스마트폰 보급률이 높아질수록 가입자도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는만큼 카카오톡의 위세는 점점 커질 전망이다.



이통사가 카카오톡에 가지는 불만은 바로 이 점에 있다. 엄청난 수의 가입자와 사용량 때문에 이통사들은 카카오톡 사용 제한을 검토 중이다. 앞서 카카오톡을 통해 주고 받는 문자메시지 건수가 하루 평균 1억 8천만건에 달한다고 했다. 현재 이통사 문자메시지 요금이 한 건당 20원인 점으로 비춰 하루에 36억원어치의 문자메시지가 카카오톡을 통해 무료로 오고가는 것이다. 여기에 카카오톡 사용으로 잡아먹는 데이터 사용량도 엄청나다. SKT의 3G망 전체 데이터 용량의 25%에 해당한다고 하니 이통사들이 카카오톡 사용 제한을 검토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카카오톡은 이통사의 사용 제한 움직임에 대해 이렇게 반박한다. 이통사가 사용자 편의를 위해 데이터 수용 용량을 늘려야지 왜 사용자들이 좋아서 사용하는 카카오톡에 책임을 무냐는 것이다. 이미 사용자들이 이통사에 데이터 사용 요금을 지불했으니 사용량이 늘어나 부담된다면 그만큼 이통사가 용량을 늘려야 한다는 주장이다.

카카오톡이 아니더라도 사용자들의 데이터 사용량 폭증으로 인해 통신망 부하를 가져올까 염려된다며 말로만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를 내놓고 있는 이통사에게 카카오톡의 이러한 주장은 전혀 먹혀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하나. 카카오톡 때문에 유료 문자메시지 사용량은 줄어들고 데이터 용량은 늘어만 가는데.



이통사들은 아예 카카오톡에 대응하는 자체 서비스를 내놓기 시작했다. SKT는 소셜톡과 체킹, KT는 올레톡을, LG U+는 와글과 플레이스북을 출시했거나 앞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소셜톡은 목소리를 녹음해 들려주는 SNS, 체킹은 TV 프로그램이나 영화 등을 보고 감상평을 친구끼리 공유할 수 있는 앱이다. 올레톡은 주소록, 개인홈피, 뉴스레터 등의 기능과 함께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싸이월드 등을 통합관리할 수 있다. 와글은 한국인의 트위터를 모토로 한 서비스이고 플레이스북은 포스퀘어와 비슷한 위치기반 SNS다.

하지만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 이미 많은 사용자들이 카카오톡을 비롯한 비슷한 서비스를 쓰고 있는데다 이통사가 내놓는 대부분의 SNS에는 무료 문자메시지, 통화 등의 기능이 빠져 있기 때문이다. 날로 기록을 깨며 승승장구하는 카카오톡에 비하면 이통사 앱은 초라하기 그지없는 성적을 보이고 있다. 여기에 네이버, 다음 등이 각각 네이버톡, 마이피플 등의 무료 문자메시지 앱을 내놓으면서 이통사의 걱정거리는 늘어났다. 다음 마이피플은 무료 통화도 된다.


<왼쪽부터 카카오톡, 다음 마이피플, 네이버톡>

이러한 상황에서 이통사들은 카카오톡 서비스 제한을 밀어붙일 공산이 크다. 물론 그러할 경우 카카오톡뿐만 아니라 카카오톡 사용자들의 엄청난 비난과 질타를 피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새로운 형태의 다양한 서비스가 하루가 멀다하고 쏟아지는 지금, 이통사의 선택은 무엇이 될까? 이미 잘 달리고 있는 이의 무릎을 꺾어야 할까, 새롭고 기발한 서비스로 가입자를 붙들어 놓아야 할까. <위키트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