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뒤 브리핑을 갖고 “모든 책임을 지고 대표직을 내려 놓겠다”며 “정치는 책임지는 것”이라고 사퇴 이유를 밝혔다.

이에 따라 국민의당은 이날 최고위원회를 열고 박지원 원내대표를 만장일치로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임명하는 등 비대위 체제를 가동했다.

안 대표가 최고위원들의 만류에도 불구, 대표직 사퇴라는 초강수를 둔 것은 2014년 새정치민주연합 시절에 이어 두 번째다. 당시 7·30 재보선에서 새정치민주연합이 패배하자 안 전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선거 결과는 대표들의 책임”이라면서 전격 사퇴를 선언한 바 있다.

이번 사퇴은 믿는 도끼에 발등 찍힌 채 선제대응에 실패했다. 총선 성과를 발판으로 대권 가도를 내달리던 안 대표를 궁지에 빠뜨린 것은 결국 최측근인 박선숙 의원이었다. 박 의원은 안 대표가 처음 정치에 투신한 지난 2012년 당시 민주통합당을 탈당해 대선후보 캠프의 공동 선대본부장을 맡았다. 이 과정에서 문재인 후보와의 단일화 협상을 이끄는 등 안 대표의 ‘핵심 측근’으로 자리 잡았다.

그러한 연유로 올해 초 국민의당 창당 시기에 맞춰 당 사무총장으로 내려 앉았다.

이번 총선 홍보비 리베이트 의혹에 대한 안 대표의 첫 공식 반응은 “박 총장을 너무 믿은 것 같다”였다. 안대표는 사건에 연루된 김수민 박선숙 의원과 ㅡ왕주현 사무부총장에 대해 ‘기소 후 당원권 정지’를 결정했으나 미온적 대응이라는 비판에 직면했다. 당헌 eidrbvfksms 자체 규범만 앞세웠을 뿐 사안의 심각성이나 시민의 눈높이는 고려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안 대표는 검찰수사가 진행되자 ‘사실이 아닌 것으로 보고 받았다’며 관련자 감싸기로 일관했다. 게다가 4번씩이나 무의미한 사과로 일관했다.
자신의 복심이요 최측근인 박선숙 의원이 연루된 만큼 보다 선제적인 대응이 필요했으나 이를 간과했다.

이제 국민의 당은 ‘안철수 없는 안철수당’이라는 위기에 봉착했다. 안 대표가 3당 체제가 안착 되기도 전에 좋지 않은 모양새로 당 대표직에서 물러나면서 그의 대권가도에도 ‘빨간불’이 켜진 게 아니냐 하는 관측도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이번 사건에 대처하는 안 대표의 리더십을 보면서 당원들은 물론 국민들이 상당히 실망함에 따라 3당 실험은 물론 대권가도도 어두워졌다는 애기다.

2012년 대선후보 사퇴, 2013년 신당창당 포기 등 주요 국면마다 보여준 ‘철수정치’를 이번에도 반복했다는 지적도 그래서 나오고 있다.
반면 대표직까지 던지며 책임지는 안 대표의 모습이 추후 ‘2보 전진’을 위한 발판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광주뉴스통=박병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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