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지지 첫 번째 장에 쓴 옥중서신에는 주로 구치소생활의 소회와 출마 여부를 고심하는 흔적이 역력했다. 난생 처음 접한 구치소에서 첫날밤을 뜬눈으로 지샜다면서 "그래도 (전임) 시장이 왔다"고 인사하는 옆방 구치소 동료에게서 볼펜과 종이를 빌려 자필로 옥중서신 형태로 출마의 변을 밝혔다.

그는 "많은 상념과 번민 끝에 후보 등록하고 옥중에서 선거를 치르기로 했다"며 "영어 몸이 된 강운태를 살려달라. 검찰이 구속하든, 누가 시비를 걸든 그래도 강운태를 꼭 살려달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그러면서 그는 "세상에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는가"며 "선거가 코앞인데 현행범도 아니고, 도망갈 사람도 아닌데 구속을 당하다니…"라며 당혹감을 나타냈다.

서신의 두 번째 장은 옥중출마를 결심한 뒤 "살려달라"는 말을 두 번이나 적는 방법으로 권력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강 전 시장은 "많은 상념과 번민 끝에 옥중출마하기로 결심했다. 영어의 몸이 된 강운태를 살려달라"며 "죄가 있다면 열심히 일해온 죄, 일하고 싶은 욕심밖에 없다"고 강조햇다.

하지만 그는 구속기소 사유가 된 선거법 위반혐의에 대해 '사실 여부를 떠나', '죄가 있는지 여부는 법정에서 다룰 것'이라는 말로 인정도 부정도 하지 않는 모호한 태도를 보였다.

특히 강 전 시장은 "사실 여부를 떠나 왜 다른 산악회, 다른 정치인들을 위한 산악회에는 조용한 것인가?"며 "정치탄압이 아니고서는 등록 직전의 후보를 어떻게 구속까지 할 수 있단 말인가"라며 검찰에 반문과 함께 원망을 쏟아냈다.

강 전 시장은 국회의원과 광주시장 재임 시절부터 8년 동안 수차례 선거법 위반 혐의 등으로 검찰의 수사 대상에 올라 무혐의 처분 4회, 기소 1회의 악연을 이어가다 이번에 구속까지 됐다.

유권자와 가족·함께 구속된 4명의 선거운동원에 대한 미안함에 출마 여부를 고심한 심정도 서신에 담았다.
강 전 시장은 "사랑하는 아내와 가족들, 자원봉사자들, 지지자들이 얼마나 황당해 할까"라며 "후보등록을 포기할 것인가?, 등록할 것인가?"라고 자문했다.

►선거법 위반혐의로 구속 수감된 무소속 강운태 전 광주시장이 옥중출마를 선언하자 아들 지환씨가 아버지를 대신해 4·13국회의원 선거 광주 동·남구 갑 선거구 후보등록을 하고 있다.

강 전 시장은 25일 가족의 대리접수로 제20대 국회의원 선거 광주 동남갑 무소속 후보로 등록했다.후보자 등록은 강운태 전 시장의 부인 이덕희 씨와 아들 강지환 씨가 직접 했다.
남구선관위에 후보 등록을 마치고 나온 강 전 시장의 아들 강지환 씨는 "아버지에게 죄가 있다면 오직 국가를 위해 광주를 위해 일하고 싶은 마음이 너무나도 간절했다는 점이 아닐까 싶다"며 "후보의 의지를 담아 금일 후보등록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검찰은 지난 22일 사조직인 산악회원들에게 기부행위를 한 혐의로 강 전시장을 구속했으나 선거법을 확대해 1억8천만여원이 산악회 간부 차명계좌로 자금흐름이 흘러들어간 것으로 보고 정치자금법에 대한 수사에 들어갔다. <광주뉴스통=박병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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