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구·비례대표 의석수 배분에 대한 여야 간 입장차가 여전하고 농어촌지역 의원들이 농어촌에 대한 배려를 요구하며 농성에 나서면서 합의 도출이 어렵기 때문이다.

선거구 획정위는 지난 2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관악 청사에서 15차 회의를 열고 7시간 넘게 단일안 도출을 시도했지만 국회 제출 법정시한이 9일 앞으로 다가왔음에도 선거구획정 기준과 지역구·비례 의석수 등 의원정수에 대한 논의를 진척시키지 못했다.

지역구 수를 현행대로 246석으로 유지하거나 249석으로 늘리는 두 안을 유력하게 검토했지만, 어떠한 안을 선택해도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따라 인구편차 2대 1 기준을 준수하면서 의석수 감소가 불가피한 농어촌 지역의 대표성 확보 방안을 담아내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선거구 획정위는 위원들간 의견 차로 결론을 도출하지 못한 채 다음 전체회의 일정도 잡지 못하고 산회했다. 다음 회의가 열린다고 해도 단일안 도출까지는 난항이 예상된다.

특히 현행 공직선거법 상 예외적으로 허용하고 있는 자치구·시·군의 일부를 분할하는 것을 확대하는 방안도 논의하겠다고 밝혀 그 결과에 따라 논란이 예상된다.

획정위는 또 농어촌 지역구 감소를 최소화하기 위해 선거구획정 기준의 대원칙인 ‘하한·상한 인구 산정 방식’을 변경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인구가 적정 규모인 특정 지역구를 하나 선택해 하한선으로 잡고, 이를 기준으로 상한선을 정할 경우 ‘하한·상한 인구’가 현재보다 다소 높아지거나 또는 낮아지게 된다. 상·하한 인구가 지금보다 다소 높아진다면 분구 대상이 되는 수도권 지역구 숫자가 다소 줄어든다. 그만큼 농어촌 지역구의 숫자는 덜 줄어드는 효과가 있다.

반면 상·하한 인구가 지금보다 낮아질 경우 인구 하한 미달로 조정 대상 선거구에 포함됐던 농어촌 지역구의 일부가 살아남게 된다. 의원정수를 고정한 상황에서 여야 모두가 만족할 만한 획정안이 나오긴 쉽지 않다는 데서다.

선거구 획정을 둘러싸고 격론을 벌이고 있는 상황은 정치권도 마찬가지다. 여야는 비례대표 축소 여부를 두고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어 국회 차원의 의견을 내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때문에 새누리당 원유철, 새정치연합 이종걸 원내대표는 오는 5일 오전 국회에서 회동을 갖고 내년 20대 총선에 적용될 국회의원 선거구 획정과 관련한 담판을 시도한다.

회동에서는 획정위 논의의 최대 걸림돌이 되고 있는 지역구·비례대표 의석 비율, 농어촌 지역구 감소 문제가 핵심 의제가 될 전망이다.

권역별 비례대표제 등 선거제도 및 안심번호 국민공천제 등 공천룰까지 복잡하게 얽히면서 상황은 더욱 불투명하게 흘러가고 있는 상황이다. 이로 인해 여야 내부에선 의원정수를 늘리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는 주장도 계속되고 있다.

한편 새누리당은 농어촌 지역구 감축을 최소화하기 위해 비례대표를 줄이자고 주장하고, 새정치연합은 비례대표를 줄일 수 없다고 맞서고 있다.<광주뉴스통=박병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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