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득권 타파와 기강확립’ 이라는 당초 기대와는 달리 당이 직면한 문제점 등에 대해 정확하고 세밀한 진단없이 ‘재탕삼탕식’ 대책이어서 기존 쇄신안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김상곤 혁신위원장은 광주에서 1박2일간 혁신위 워크숍을 한 후 이날 광주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1차 혁신안인 ‘당내 기득권 타파 방안 및 기강 확립 방안’을 발표했다.

혁신위는 ‘선출직 공직자 평가위원회’의 당규를 제정해 ▲3분의 2 이상이 외부위원으로 이뤄진 평가위원회 구성 ▲당과 국민 삶의 기여도에 대한 정성평가·정량평가 도입 ▲당 지지도와 선출직 공직자의 지지도 등을 고려한 교체지수 적용 등의 조항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지역위원장의 기득권을 제한해 정치 신인과의 공정한 경쟁을 할 수 있도록 지역위원장의 사퇴 시점을 공직선거 120일 전, 즉 예비후보자 신청 시점과 동일하게 적용하는 방안도 내놓았다.

아울러 당 기강 확립을 위해 비리 혐의 등으로 기소되면 현역 의원과 당직자의 당직을 즉시 박탈하도록 했다. 특히 당내 불법 선거나 당비 대납이 적발되면 당원 자격 정지는 물론 당직을 박탈하고 공천에 불이익을 주는 고강도 조치도 추진키로 했다.

김 위원장은 “우리 당에 대한 호남의 심각한 민심 이반의 원인은 광주 등 호남에서 문재인 대표의 리더십과 우리 당 정치인의 기득권적 행태에 있다”고 진단했다.

이러한 혁신안은 이미 정치권에서 나돌았거나 거론됐던 것을 중복해서 거론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쇄신안에 평가위원을 외부 인사로 구성한다는 점도 지난해 말 원혜영 정치혁신실천위원장이 발표한 내용의 연장선상에 있다. 당 소속 선출직 공직자의 잘못으로 재보궐선거 지역이 생기면 해당 지역에 대한 무공천 방안도 이미 정치혁신실행위가 법안을 발의한 바 있다.
다만, 이번 혁신위에서는 기존의 ‘후보자를 추천하지 않을 수 있다’는 규정을 ‘후보자를 추천하지 않는다’고 쐐기를 박은 것은 진일보한 대안으로 평가된다.

부정부패 연루자에 대한 당직 박탈이나, 불법 선거·당비 대납 등이 적발되면 당원 자격을 정지하겠다는 내용도 매번 혁신위들이 강조했던 내용들이었다.

또한, 당 지지도와 선출직 공직자의 지지도를 고려하는 ‘교체지수’ 도입은 새누리당이 19대 총선 공천과정에서 적용한 바 있다.

특히 ‘교체지수’ 잣대가 호남 현역 의원들의 ‘물갈이’를 가속화할 것으로 지적이 나오면서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혁신위가 필요성을 강조한 당 지지도와 선출직 공직자의 지지도 등을 고려한 ‘교체지수’가 공천과정에서 적용될 경우 내년 4월 총선을 앞둔 지역 정치권에서 후폭풍이 일 것으로 보인다.

새정치연합 광주·전남지역 국회의원들 중 개인 지지도가 지역 내 당 지지도를 넘어설 수 있는 의원은 손에 꼽을 정도로 드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한편 새정치민주연합은 이날 새 사무총장에 이종걸 원내대표와 비노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수도권 출신 3선인 최재성 의원의 임명을 강행해 내홍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광주뉴스통=박병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