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전 의원은 기자회견에서 “대표적 민주-진보 인사들이 참여한 ‘국민모임’이 촉구하는 새정치연합과 진보정당을 넘어 새로운 큰 길을 만들라는 시대적 요청에 동참할 것”이라고 밝혔다. .
정 전 의원은 새정치연합에 대해 “진보적 가치들이 사라지고, 서민과 중산층이 아닌 ‘중상층(中上層)’을 대변하는 정당으로 새누리당을 따라 하고 있다”며 “세월호 협상 과정에서 대통령의 가이드 라인에 따라 여당 협상안을 그대로 수용해 제1야당으로서 ‘우경화의 늪’에 빠져있다”고 비판했다.

그가 동참을 선언한 ‘국민모임’은 김세균 서울대 명예교수와 이수호 전 민노총 위원장, 영화감독 정지영씨와 명진 스님 등 통합진보당 식의 종북 노선에 반대하고 ‘합리적 진보’를 표방하는 학계와 재야, 종교계의 진보 인사 100여 명이 참여하고 있다.
이날 신당에 합류한 정치인은 최규식·김성호·임종인 전 민주당 의원과 최순영 전 민노당 의원 등이 있다.

이로써 정 전 의원은 노무현 정부 초기인 2003년엔 열린우리당 창당을 주도하며 새천년민주당을 탈당했다. 2007년 대선 국면에선 열린우리당을 탈당해 제3지대 신당인 대통합민주신당으로 당적을 옮겼다. 특히 새정치연합 전신 민주당 대통령 후보를 지낸 정 전 의원은 2009년 4월 고향인 전주 덕진 보궐선거 출마를 위해 민주당을 떠났다가 복당했다. 그러니까 이번이 네 번째 탈당이다.

정 전 의원의 탈당을 지켜보는 새정치연합의 속내는 복잡하다. 2·8 전당대회를 앞두고 계파 전쟁 양상 속에 대선 주자였던 정 고문의 탈당까지 겹치면서 민심의 눈길이 곱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계파갈등에 따른 ‘분열 책임론’이 부상하면서 당내 최대 계파인 친노 수장인 문재인 후보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하지만 신당 추진을 견인할 수 있는 명분과 인적 인프라가 약하다는 측면에서 ‘태풍속의 찻잔’에 그칠 것이라는 분석이다.
다른 한편으로는 새정치연합의 전대가 계파 전쟁으로 심각한 후유증을 불러온다면 신당론이 상승 작용을 일으키면서 원심력이 커지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정 전 의원이 합류한 ‘국민모임’은 오는 4월 29일 보궐선거 참여를 결의한 상태여서 광주 서구 을의 정치지형이 요동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신당 합류설이 나오는 새정치연합 천정배 전 의원이 광주 서구 을의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이 때문에 4월 재보선의 신당의 후보는 야권의 심장인 호남 민심의 향배를 가늠하는 잣대가 됨과 아울러 최대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선거 결과에 따라서는 향후 야권 재편의 신호탄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현재 거론되고 있는 후보 면면을 보면 11일 현재 새누리당에서는 조준성 전 광주시당 사무처장이, 새정치연합에서는 중앙당 법률위원장인 김하중 전남대 교수가 각각 예비후보로 등록을 마친 상태다.

앞으로 새정치연합 측에서는 조영택 서구 을 지역위원장이 예비후보를 등록할 예정이다.

이 밖에 자천타천으로 거론되거나 신당에 참여 가능성이 있는 지역 정치인들로는 전직 국회의원들이 거론되고 있다. 천정배 전 의원과 정 전 의원 측 인사로 분류된 양형일 전 의원, 오병윤 전 의원, 강운태 전 광주시장, 이용섭 전 의원 등이 그들이다.

하지만 헌법재판소의 ‘정당 해산’결정으로 서구 을 지역구 의원직을 상실한 오병윤 전 의원은 불법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항소심에서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아 대법원 판결에서 그대로 확정되면 5년 동안 선거에 출마할 수 없게 된다.

여기에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윤장현 현 광주시장의 전략공천에 반발해 탈당한 뒤 무소속 후보 나섰던 강운태 전 광주시장과 이용섭 전 의원의 출마 여부도 본인들이 손사래를 치고 있어 출마여부가 미지수다.

새정치연합과 신당에서 어떤 형태의 ‘신선하고 개혁적인 후보’를 내느냐에 따라 서구 을의 선거 관전포인트는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광주뉴스통=박병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