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하면 되는데 웬 잔소리냐고 강변할지 모르지만 이들이 이도저도 아니고 매너리즘에 빠지다 보면 아예 취업은 고사하고 부모의 등에 업혀 사는 ‘캥거루족’으로 변한다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일본도 마찬가지다. 기생충(parasite)과 독신(single)을 합한 '패러사이트 싱글'이란 신조어가 생겨날 지경이다.

청년백수는 이제 사회적 갈등요인으로 부상했다. 대학생 본인은 물론이고 이제껏 공들여 키운 부모의 입장에서는 애간장이 탈 노릇이다.

이러한 판국에 취업을 앞둔 젊은이들을 위해, 그것도 대학을 찾아가 토크 콘서트를 연 정치인이 있다. 잔잔한 감동을 주는 사람은 다름 아닌 김동철 의원(광주 광산갑)이다. 일회성이 아닌 여러 대학을 순회하며 개최할거란다.

‘경제선진국을 향한 정치와 청년의 역할’을 주제로 한 일방적인 특강수업이라기 보다는 졸업을 앞둔 전남대학생들과 실시간 SNS를 통해 의견을 묻고 답하는 열린 수업방식이었다.

이 자리에는 김 의원과 대학생 사이를 연결해주는 징검다리로, 광주에서는 내노라하는 중견기업 CEO 4명이 참여했다. (주)OE솔루션 추안구 대표 · 무진기연 조성은 회장 · DK산업(주) 김보곤 회장 · G금강(주) 김식회장이 바로 그들이다.

3선 관록의 산자위원장에다 이번 새정치연합의 당권주자라는 힘에 눌려 이들 CEO들이 참석한 게 아닌가 라는 약간의 오해가 생길 법도 하지만 그건 기우에 불과했다.

이들 CEO들이 대학생들의 취업과 기업을 잇는 ‘지역경제의 희망 사다리’로 변신해 자신의 기업을 소개하고, 가득이나 어려운 취업난을 해결하는데 앞장섰다는 점에서 의미를 더해 주기 때문이다.
사회자가 등장해 “나이 지긋한 분들이 참석했는데 대학생들의 희망인 ‘취업’이라는 사회적 책무를 다하지 못했음을 반성하는 자리가 됐으면 좋겠다”고 꼬집으면서 토크 콘서트는 시작됐다.

CEO들은 회사의 비전과 로드맵을 제시하면서 미래가치를 차분하게 제시했다.
참여기업 모두가 비록 광주에 있지만 세계기업과 차별화된 경쟁력으로 힘차게 뻗어나가고 있다고 힘주어 말할 때마다 학생들은 박수로 화답했다.

OE솔루션 추 회장의 메시지는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는 과정에서의 모든 것을 함축적으로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특히 학생들의 눈길을 끌었다.

서울서 광주로 기업을 옮긴 대표적인 사례다.
김대중 정부 시절 광산업을 정책적으로 키운다고 해서 내려왔다는 것이다. 지금은 중소기업청에서 지정한 월드클레스 300기업으로 지정됐으며, 광주에서 유일하게 뽑힌 기업이라고 자평한다.
삼성 휴대폰 협력업체로 광 송·수신 모듈을 생산해서 이제는 국내 마켓 쉐어가 40%에 달할 정도이며, 더 나아가 LA, 네덜란드 등 세계 각국을 향해 힘찬 질주를 하고 있다 한다.

하지만 추 회장으로서는 전남대와의 아픈 인연이 있었다고 했다. 자신이 5년 전 학생들을 대거 뽑기 위해 전남대를 찾아와 리쿠르트 방식의 설명회를 가졌는데 그때 자신이 제대로 회사소개를 못해서 그랬는지 원하는 대로 되지 않았다는 비하인드 스토리를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한국이 비록 기술은 발전했다 할지라도 아직 선진국을 따라 잡는데 한계가 있고, 여기에 중국이 규모경제를 바탕으로 추격하면서 소위 ‘샌드위치’같은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는 게 사실이다”며 정부의 관심과 배려가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통신네트워크 분야에 있어 해외시장 규모가 한국의 100배가 되고 있으나 진입장벽 높아 이들과의 글로벌 경쟁력을 담보하기 위해서는 노후화된 기반시설에 대한 정부차원의 기술지원 프로그램이 아쉽다고 지적했다.
2010년 이후 광산업에 대한 지원이 사실상 끊긴 거나 다름없다며 아쉬움도 함께 피력했다.

따라서 이러한 정책적 사안은 아무래도 행정 관료들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관료집단의 속성상 주어진 제도와 틀 안에서 움직이기 때문에 큰 틀 안에서의 지역산업을 육성하기 위해서는 정치권이 앞장서서 해결해달라고 주문했다.

정부에서 키운 지역기업이 세계적으로 성장하면 그 혜택은 광주시민들에게 돌아가게 되고 그 과정에서 전남대를 비롯한 광주소재 대학졸업생들을 자연적으로 채용할 수 밖에 없다는 얘기다.

창업 24년 동안 지역기업으로 잔뼈가 굵었다는 무진기업의 조회장은 “원자력 관련기업으로는 이 지역에서 유일하지만 일본 원전사고로 매출이 예전만 못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아랍에미리에이트 원자력 건설에 참여하고 있고, 앞으로 원자력의 생명이 30년~60년에 불과한 만큼 방사선을 해체하는 기술연구를 통해 몇 천조에 달하는 시장을 공략한다면 승산이 있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말하자면 지역기업이 발상의 전환을 통해 글로벌 기업으로 헤쳐 나갈 때 정치인들을 제대로 활용한다면 정치가 경제를 더 크고, 넓게 이끌 수 있다는 것이다.

G금강 김 회장이나 DK산업 김 회장이 한결같이 공감대를 형성하는 게 있다. 뭐라해도 빛고을 혁신도시로 이삿짐을 나르고 있는 한전과 그 공기업을 통해 대학생들을 뽑도록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한전 계열사로 직원수가 1000명에 달하는 전력연구원을 대전으로부터 끌고 내려오는 것 또한 산자위원장으로서 역할이라며 특별한 관심을 주문했다.

"정치는 더 큰 경제“라는 신념을 갖고 있는 김동철 의원은 이미 한전 측에 3가지를 주문했다고 털어놨다. 한전 관련기관에서 지역제품을 사달라, 노동· 용역 등을 통해 사회적 기여를 해달라, 지역대학생을 일정 비율 뽑아 달라고 요구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대학생들에게 이렇게 주문한다. “정치가 나와는 무관하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국민들이 깨어 있어야 좋은 정치인을 만들 수 있다”고.

그가 그렇게 강조하는 것도 어찌보면 19대 후반기 산자위원장을 넘어 내년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 도전을 선언한 것과 맥락을 같이한다.

실제로 김 의원은 2004년 국회의원에 당선 되자마자 호남 고속철의 조기 착공을 서둘러야 한다는 내용의 '호남고속철 조기착공 촉구 대정부건의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급기야 내년 서울-광주간 거리가 KTX를 이용할 경우 시간30분으로 좁혀진다. 20년의 해묵은 현안을 뚝심으로 해결했다 해서 그를 '호남철' 김동철이라 부른다.

의미있는 현안사업은 또 있다. 집요한 노력 끝에 지난해 3월 5일 우여곡절 끝에 통과시킨 '군공항 이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이 50년 만에 해결됐다.
굵은 것을 제외하고 김 의원이 발의한 법안만도 500개를 넘어 지난해는 '국회 입법 우수의원'으로 선정됐다.

외모와는 달리 소신있고 강직한 성품을 지녀 '정의동철'이라는 또 하나의 애칭도 생겼다.
특정고위공직자에 대한 추징 특례법안'이 지난해 7월 통과되면서 전두환 전 대통령이 지금껏 모아둔 재산을 추징해 사회적 관심을 끌게 한 정치인 중 한 사람이다.

특히 지난 5월 원내대표에 도전하려고 했다가 동료의원에게 한발 양보했던 김 의원은 세월호 협상을 둘러싼 여야 대치국면에서 강경 투쟁보다는 국회에서 모든 걸 처리하자는 의회주의자로 평가를 받고 있다.

호남정치가 복원되고 새정치가 다시 불씨를 지피려면 염치없는 사람들이 물러나야 한다는게 그의 주장이다.

"내년 전대에 나온다는 세 사람 (문재인, 박지원, 정세균)이 당 대표가 돼선 안된다. 국민들이 콩으로 메주를 써도 당이 바뀌었다고 보지 않기 때문“이라고 일갈했다.
젊은 세대로 교체되어야 새정치가 그나마 꿈틀거린다고 ... <광주뉴스통=박병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