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광역정신건강증진센터(정신건강센터)가 센터장의 독선적 조직운영과 조직 내 왕따, 광주시의 허술한 예산 집행 등 심각한 문제가 노출되었지만 광주시는 이를 알고도 ‘조직내 알력다툼’으로 책임을 전가하고 있어 물의를 빚고 있다.

9일 문태환·서미정 시의원에 따르면 시는 지난달 15일 정신건강센터 센터장의 독선적 조직운영에 대한 직원 투서와 관련 사실 확인 조사결과에 따라 센터장(경고), 부센터장(경고·별도과제 수행, 결재라인 배제), 팀장3명(주의), 팀원전체(주의) 등의 처분과 관외 출장 부정지급 건에 대한 환수조치, 건강정책과 정신보건팀 정상운영까지 센터 내 상근 조치를 내렸다.

시는 센터 직원에 대한 개별 면담조사와 설문조사, 퇴직자 전화면담 등을 통해 사실 확인을 했다. 조사결과 진정서에서 문제로 제기됐던 직제파괴(분과팀장 신설)에 따른 조직질서 문란이 31%, 센터장의 부당접대 강요가 27%로 나타났고, 퇴직자 전화면담에서도 센터장의 권위적 업무추진과 팀장의 괴롭힘 등이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또 센터 내 총 54개 업무 중 센터장 18개, 부센터장 3개, 팀장 33개로 위임전결 규칙을 개정해 부센터장에게는 직인·인감 관리, 법규 질의 조복과 같은 경미한 업무만 전결토록 하는 등 결재라인에서 배제시켜 ‘조직내 왕따’ 의혹도 제기됐으며, 체계에도 없는 분과팀장 신설로 직원 상호간 갈등도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시의 허술한 예산 집행으로 센터장의 출장비 부정수급 뿐만 아니라 과도한 초과근무 수당 지급도 확인됐다.

시는 현 센터장과 ‘주1일 이상·8시간 이상 근무’로 계약해 비상근 센터장은 주2일(16시간)이상 근무토록 규정하고 있는 ‘보건복지부 인력 및 자격기준’을 위반하고 있었다.

이 때문에 센터장은 본봉인 218만원 외에 매달 초과근무수당(174만원)을 수령했다. 보건복지부 지침에 따라 정신과 전문의인 비상근 센터장이 주1회 초과 근무시 초과 1일(8시간)당 43만7,200원을 지급하도록 되어 있기 때문이다.

시가 당초 보건복지부 기준에 따라 주2일 16시간 이상 근무로 계약했다면 초과 근무 수당 지급은 하지 않아도 된다.

이와 함께 비상근인 센터장은 2013년 총 출근일 126일 중 1/4인 30일이 출·퇴근을 확인할 수 없었지만 매달 똑같은 초과근무수당을 수령하고 있었고, 예산을 집행했던 광주시 복지건강국 건강정책과는 이를 확인조차 하지 않고 본봉에 육박하는 초과근무수당을 지급하고 있었다.

광주시는 이러한 조직 내 갈등·왕따 등의 문제를 지난 2012년부터 파악하고 있었음에도 ‘센터장vs부센터장’의 알력 다툼으로 치부하고 감사실로 투서가 접수될 때까지 ‘쉬쉬’해왔다.

결국 수백억원의 국비가 투입된 시범사업에 매년 수억원의 예산을 소요하고 있는 시가 지도·감독은 커녕 국비가 마감되는 시점에 맞춰 평가에 악영향을 미칠까봐 문제를 봉합하려다 조직 내 상처만 더 키운 셈이다.

더구나 이번 사건의 중심에 있는 센터장은 지난 2011년 국립나주정신병원장으로 재직할 당시에도 사고기록 및 입원률 수정, 독선적 기관운영, 부당한 인사조치 및 업무 지시 등으로 인해 노조 등의 재임용 반대로 물러났던 전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시는 공모를 통한 선임도 아니고, 검증절차도 없이 센터장을 위촉한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광주시는 공익신고자 보호법과 조례도 무시한 채 이러한 문제를 공익제보한 신고자에게 더욱 심한 징계를 내려 보복성이 아니냐는 논란도 일으키고 있다.

이에 대해 문태환 의원은 “광주시가 정신건강증진센터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직원 100% 모두가 심각한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등 정신건강증진센터 조직내 갈등은 이미 한계를 넘어섰다”며 “정신건강증진센터가 그 동안 시민들의 정신보건에 큰 성과를 내 온 것은 사실이지만 조직 운영 관리, 예산 집행 등의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서는 정상적인 센터 운영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서미정 의원도 “공익제보자에 대한 보복성 징계는 상대적 약자인 기간제 근로자들이 무소불위의 권한을 가지고 있는 관리자들의 비위나 불합리한 조직 운영에 대해 침묵을 강요하는 행위이다”며 “출장비 부정수급·초과근무수당 지급 담당자와 지도감독에 소홀했던 광주시가 더 큰 책임을 져야한다”고 강조했다.

박용구 기자 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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