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연금을 받는 노인들은 만면에 미소를 보이겠지만, 가뜩이나 재정난에 허덕이는 광주·전남 지자체들은 울상이다. 노인들의 지갑은 두툼해진 반면, 매년 최대 100억원이 넘는 기초연금 지급액을 마련해야 하는 지자체의 입장에서는 그저 반길 수만은 없기 때문이다. 정부는 만 65세 이상의 소득 하위 70% 노인에게 최대 20만원의 기초연금을 25일 첫 지급한다.

일시에 풀리는 대규모 공적자금이 침체일로에 있는 경기를 되살릴 수 있을 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지급 시기가 7·30 재보궐선거 사전투표 시기와 맞물리면서 우려의 시선도 보내고 있다.

24일 광주시와 전남도에 따르면 25일 기초연금을 받는 65세 이상 노인은 광주 10만2829명, 전남 30만9159명 등 모두 41만1988명이다. 기존 기초노령연금보다 연금액이 늘어나면서 7월 기초연금 지급액으로 광주는 184억9100만원(국비 70% 시비 18% 구비 12%), 전남은 556억1280만6000원(국비 84% 도비 3% 시군비 13%)을 마련했다. 특히 재정자립도가 한 자릿수에 불과한 전남의 군들은 예산 마련에 비상이 걸렸다.

재정자립도 6%인 강진군은 9647명에게 기초연금을 주기 위해 매달 1억3900만원, 매년 14억6800만원을, 재정 면에서 그나마 나은 여수시 역시 3만3286명을 위해 한 해 172억8000만원을 부담해야 한다.

지난해 말 광주·전남의 노인인구가 각각 15만여명, 37만4000여명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기초연금을 받게 되는 노인은 전체의 80% 정도로 추산되고 있다.

15개 기관의 27종 공적자료와 116개 기관의 금융재산 자료를 바탕으로 소득·재산 조사 결과, 지난달 기준 단독가구 매달 87만원, 부부가구 139만2000원 이상의 소득이 있는 경우 기초연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됐다. 또 값비싼 자녀 집에 동거하거나 고액 회원권·승용차 등이 있어도 기초연금을 받을 수 없다.

기초연금을 받는 노인의 93%가 기초연금 전액(단독가구 20만원, 부부가구 32만원)을 받게 되며 나머지 7%의 경우 2만∼19만원까지 차등지급된다. 복지부는 이미 지급된 기초노령연금액과 앞으로 지급될 기초연금액을 합쳐 올해 7조원 정도가 쓰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달 들어 새로 기초연금을 신청한 노인은 소득·재산 조사 등을 거쳐 지급 대상으로 인정되더라도 다음달 25일 7·8월 기초연금을 함께 받게 된다.

강모(78)씨는 “국가가 자식보다 낫다”며 “어렵사리 살고 있는 입장에서 20만원이라는 돈은 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광주시와 전남도는 기초연금 수령으로 소득이 높아지면서 기초생활수급자에서 탈락할 수 있어 시·군·구에 이 같은 사례가 있는 지 파악할 것을 지시했다. 도 관계자는 “기초연금을 신청할 때 소득 향상에 따라 수급자 탈락이 가능하다는 점을 충분히 설명한 뒤 선택하도록 해 부작용은 거의 없을 것”이라며 “지자체의 재정이 열악한 실정에서 대통령의 공약인 만큼 국비 지원을 더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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