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뉴스통=박병모]...7·30 함평·영광·장성·담양 재보선은 감동도,흥행도 주지 못했던 전남지사 선거의 ‘연장전’으로 치러질 공산이 크다.
새정치연합 경선 후보로 4명이 등록했으나 이 가운데 컷오프에서 살아나 본선 경쟁력을 가진 사람은 이씨 성을 가진 2명으로 압축되고 있다.

한 후보는 이석형 전 함평군수이고, 다른 후보는 이개호 전 전남도 행정부지사다. 그도 그럴것이 두 후보는 6월4일 치러진 전남지사 선거와 깊은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또 다시 ‘원수는 외나무 다리에서 만난 격’이다.

이 군수는 도지사 후보로 직접 출마한 반면 이 행정부지사(행부)는 전남지사로 당선된 이낙연 전 의원의 선대본부장에 가까운 핵심측근이었다.

당비 대납, 논문표절, 괴메일 발송 등으로 지난번 전남지사 선거가 진흙탕 싸움이었고, 현장 투표에 참여할 선거인단 마저 절반도 오지 않아 대표성 논란이 일었다. 때문에 이를 거론하고 싶지 않는 게 솔직한 심정이었다.

하지만 두 후보가 행정경험 외엔 달리 차별성이 없는 점을 감안할 때 도덕성 문제가 도마 위에 오를 수 밖에 없어 어쩔수 없이 짚고 넘어가야겠다.

아이러니하게 이 군수는 전남지사 선거때, 지금은 새정치연합 사무총장으로서 재보선 공천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있는 주승용 의원의 박사학위 논문표절 의혹을 물고 늘어졌다.

이 군수가 제기한 논문 표절 의혹은 “최 모 지도교수가 스스로 인정했는데도 그 제자인 주 의원은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몰아세우면서 시작됐다.

이 군수의 이러한 주장에 최 교수는 “전남대의 명예를 걸고 전혀 문제가 없다”며 아니면 말고식 흑색선전에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다며 통탄했다.

하지만 논문표절 의혹에 대한 사실 여부가 가려지지 않은 상황에서 선거는 이미 끝났고, 이 군수와 주 의원은 아쉽게도 전남지사 자리를 이낙연 당선자에게 내주어야 했다.

이런 와중에 이 군수가 재보선에 출마하자 당시 주 의원이 TV토론 과정에서 제기한 이 군수에 대한 석사학위 논문 표절의혹이 또 다시 불거질 전망이다.
그때는 선거 막판이어서 쟁점화 되지 못했는데 이번 선거에서는 쉽사리 넘어가지 않을 성 싶다.

이 군수는 2001년 8월 전남대학교 행정대학원에서 ‘지방자치단체의 생태관광개발 전략-함평군의 생태체험관광프로그램을 중심으로’라는 제하의 논문으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지난 5월7일 KBS광주총국 TV토론에서 주 의원은 이 군수를 겨냥해 “논문표절을 거론할 자격이 없다”며 “이건 표절이 아니라 거의 베끼기 수준에 가까운 수준이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그리고는 “한국관광연구원에서 게재한 ‘지속 가능한 관광개발과 지역주민의 참여’ 논문과 산하원 연구소에 홈페이지에 게재된 문헌을 토씨 하나도 안 틀리고 고스란히 베꼈다“고 증거로 제시했다.

물론 이 군수는 “대한민국 생태체험 관광의 최고 전문가로서 전국을 돌아다니며 강의를 다니고 있는데 무슨 소리냐”며 강변한다.

하지만 이 군수가 논문표절을 저질렀을 때는 이미 2000년 송자 교육부장관이 낙마하면서 논문 표절이 사회적 이슈로 부각된 뒤 끝이었다.

이 군수는 주 의원에게 이렇게 다그쳤다. “사실 정치하다보니 바빠서 논문에 소홀했다”고 인정하면 되는데 왜 이러느냐고 했던 만큼 이제는 역으로 이 군수가 응답할 차례가 됐다.

과거 군수 시절에는 인터넷이 발달하지 않아 기초적인 논문 표절 검색프로그램이 없어 번번이 아무 일도 아닌 듯 넘어갔다.

하지만 이제 이 군수가 국회의원 후보로 나선 만큼 제대로 답변을 하지 못할 경우 도덕성에 치명상을 입게 될 게 아니라 지역주민들도 곱지않은 시선으로 바라보게 될 게다.

이 군수는 현재 '경력 허위 표기'로 선거법 논란에 휩싸여 있는 상황이다.
이 군수를 최근에 고발한 김 모씨는 "민주화운동과 무관한 학도호국단에서 총학생장을 지냈음에도 각종 게시물과 홍보물에 자신의 경력을 ‘전남대 총학생장’으로 기재·홍보하는 것은 허위사실 유포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김씨는 보도자료를 통해 "1949년 대통령령으로 공포된 규정에 따라 발족한 학도호국단은 1960년 4·19 혁명과 75년 유신정부를 거치며 부침을 거듭하다 5공화국 군사정부 시절에 부활됐으나 1980년대 대학 내 민주화운동에 의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고 그 뒤에 총학생회가 조직됐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 ‘전남대 총학생장’은 군사 시절이 아닌 민주화운동과 연관돼 있기에 유권자들에게 혼란을 줄 우려가 크다"며 검찰의 조사를 통해 시시비비를 가려야 한다는 것이다.
암울했던 80년대의 대학현실이 지금의 정치현실로 이어지는 것 같아 안타깝기 그지없다.

앞서 이 군수는 지난 2006년 함평군수 출마 당시의 경력에 '전남대학교 총학생회장'으로 기재했다가 선관위로부터 '정정지시'를 받았음에도 이를 무시한 채 지금껏 인터넷 홈페이지에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

따라서 이 군수는 학도호국단 활동과 관련한 그리 달갑지 않은 루머들과 전남지사 경선 막판에 특정후보와의 ‘딜’을 통해 표를 몰아줬다는 확인되지 않는 말들이 오고가고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적극 해명에 나서야 한다.

따라서 이 군수는 선거 때마다 단골메뉴로 등장하는 비방성 소문에 대해 이번 기회를 통해 떳떳하게 밝힌 뒤 선거운동에 나서야 한다.

지난 전남지사 선거 때 '당비대납 사건'에 연루된 두 후보를 싸잡아 새정치와 거리가 먼 인물들이라고 질타했던 만큼 이번 재보선의 경우 이 군수가 솔직함으로 답해야 할 차례가 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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