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뉴스통=박병모]...세월호 참사 이후 사회 곳곳에서 개혁이 요구되고 있다. 정치권도 가장 중요한 화두인 개혁공천에서 비껴갈 수는 없다.

철새정치나 낙하산 공천으로 당선이 보장되던 시대가 지났다는 얘기다. 이제 호남에서도 ‘공천=당선’이라는 공식이 점차 퇴색되고 있다.

6.4지방선거에서 드러났듯이 전남지역 단체장 선거에서 무소속 후보들이 대거 당선된 게 대표적인 사례다.
광주시장 선거에서도 비록 전략공천을 했던 윤장현 당선자가 이기긴 했지만 선거 과정에서 중앙당의 이례적인 지지가 없었다면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러다보니 안철수 대표가 윤장현 일병 구하기에 몰입하면서 상대적으로 소홀했던 인천과 경기,부산은 새누리당에 내주고 말았다.
새정치연합으로서는 뼈아픈 실책을 한 셈이다. ‘세월호 참사’라는 절호의 기회를 살리지 못한 채 절반의 성공에 그치고 만 것도 이러한 연유에서다.

때문에 7·30재보선 만큼은 그러한 시행착오가 일어나지 않기를 바랬지만 그럴 성 싶지가 않다.
요즘 들어 부쩍 ‘올드보이 귀환’이란 생경한 용어가 새정치연합 안팎에서 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편안하고 손쉬운 지역구를 찾아 똬리를 틀려는 나이 먹은 정치인, 좋게 말하면 ‘중견정치인’을 지칭한 듯 싶다.

미니총선이라 불리는 이번 7.30재보선에서 광주 전남지역의 경우 4곳에서 치러진다.
광산을과 영광.함평.담양.장성 · 순천.곡성 · 나주,화순이 바로 그곳이다.

이번 재보선이 갖는 상징적 의미는 지방선거의 ‘연장전’에다 2년 뒤 총선을 거쳐 2017년 정권재창출의 교두보를 만드는 일이다. 동시에 지방선거에서의 공천 실패를 만회해야 할 과제도 안고 있다.

이를 위해 새정치연합은 과거 민주당의 행태에 이골이 난 민심을 되돌리기 위해 ‘개혁공천’을 통한 새로운 정당으로 거듭나야 한다.

하지만 ‘혁신·참신공천’을 통해 새로운 인물을 수혈한다는 의지는 눈을 씻고 봐도 찾아 볼수가 없다. 벌써부터 대권주자들의 대리전인 ‘아바타’선거 등 과거와 비슷한 행태의 정치놀음만이 판을 치고 있다.

특히 이지역은 야당의 텃밭이기에 참신한 인물을 내세울만 한데도 과거 구태정치를 일삼은 중진들, 이른바 ‘올드보이’들이 대거 내려온다고 하니 퇴물정치판이 되지않나 하는 우려 섞인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나온다.

물론 이들 중견정치인들을 폄훼하고 싶은 마음은 추호도 없다. 포스트 DJ 이후 호남을 견인할 대표주자가 없기에 호남정치의 복원을 위해 중진의원들을 키워나가야 한다는 점에서는 공감한다.

그렇지만 이번 재보선에 출마할 올드보이들의 과거 정치행태를 보면 실망스러운 점이 많아 큰 인물로 키우기에는 함량이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그러다 보니 새정치연합으로선 대권주자급 잠룡들을 포함한 중진들이 넘쳐나면서 당의 무게만 늘어났지 시대적 변화에 능동적이고 속도감 있게 대처할 신진들이 그만큼 부족한 상황이다.

이번 재보선에 출마하려는 올드보이들이 이러한 시대적 흐름을 망각한 채 당선에 유리한 광주·전남지역을 택했다는 점에서 선뜻 수긍이 가질 않는다.

이들의 과거 정치행태를 보면 지역민들이 반대하는, 그럴만한 이유를 알 것만 같다.

우선 함평.영광.장성.담양지역에 출마가 점쳐지고 있는 김효석 새정치연합 최고위원의 경우 자신의 장성.담양.곡성에서 2차례나 국회의원을 지내다 여론이 악화되자 서울로 홀연히 떠났다. 큰 정치를 하기위해 어쩔 수 없어 떠난다는 게 명분이었다.

현역의원이 없다보니 지역구는 공중분해됐다. 김 최고위원은 서울 강서을에서 출마 했으나 고배를 마셨다. 선거구가 공중분해되고 자신도 금뺏지를 잃었다.

그런 김 최고위원이 이번에는 안철수를 등에 업고 출마를 선언할 예정이다. 진정한 안철수의 아바타가 아닐 바엔 또 다시 과거 지역구에 출마하겠다는 명분은 아무래도 없어보인다.

이용섭 전의원의 광주시장 출마로 공석이된 광주 광산을에는 천정배 전 법무장관이 입질을 하고 있다. 경기도 안산에서 국회의원을 하다 서울시장 경선에 출마했다가 송파갑으로 지역구를 옮겼다.

한때 노무현 정부로부터 시혜를 받아 장관까지 지냈던 그였지만 자신의 장점을 살리지 못한 채 이곳저곳을 기웃거리다가 이제는 나락으로 떨어져 고향도 아닌 광주로 밀려온 셈이다.

그 정도의 경력과 학력이라면 중앙정치 무대에서 떳떳하고 당당하게 심판을 받을 법도 한데 말이다.

천 전 장관이 혹여 국회의원에 당선되더라도 대권주자로 성장하기에는 이미 한계상황에 이른 만큼 차라리 젊은 사람들에게 양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게 지배적인 여론이다.

순천.곡성에 출마를 선언한 조순용 전 청와대수석의 경우 이곳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했다가 낙선의 고배를 마신 뒤 서울로 올라가 용산에서 자리를 잡고 민주당으로 출마했으나 결국 패하고 고향 앞으로 U턴한 케이스다

나주.화순지역에 출마한 최인기 의원의 경우 다른 후보들과는 달리 고향에서 줄곧 출마를 해왔다. 하지만 당을 위해서나 젊은 후배들을 키워나간다는 차원에서 원로로 남아야 한다는 여론이다.

물론 당사자들로서는 중앙정치 무대에서 뛰고 싶은데 여의치 않아 “고향발전을 위해 헌신하겠다”고 반문할 수 있다. 요즘 시대를 살아가는 젊은이들은 과거처럼 그리 고분고분하지도 않고, 그런 말을 곧이듣지도 않는다.

새정치연합 내 초·재선 의원 22명으로 구성된 '더 좋은 미래'나 광산지역 일부 시민단체가 “인재들을 과감하게 등용하되 중진들은 수도권에서 새누리당과 맞서 당당히 승리하는 모습을 보여달라”고 주장한 것도 따지고 보면 이러한 맥락이다. .

이제 광주 전남은 민주적 절차를 생략하고 시민들의 선택권을 빼앗아가는 소위 ‘전략공천’을 한 뒤 유권자들을 향해 ‘찍어라면 찍어라’고 암묵적 지시를 내리는 그러한 곳이 아니다.

새정치연합은 이런 호남의 정치변화를 깊이, 예의주시해야 할 것이다. <광주뉴스통>www.gjnewsto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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