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뉴스통=박병모]...윤장현 당선자가 내년도 국비예산확보를 위한 지역 국회의원들과 간담회를 가졌으나 전남도와는 대조적으로 현역 단체장을 동반하지 않아 벌써부터 ‘속 좁은 행보’를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윤 당선자는 10일 서울로 올라가 국회 의원회관 2층 식당에서 지역 국회의원 7명이 참석한 가운데 '2015년도 국비예산 확보를 위한 간담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윤 당선자는 “선거 결과는 개인의 승리가 아닌 새로운 광주를 열고자 하는 열망”이라며 “광주의 변화와 발전을 위해 국비 확보 등에 힘을 보태달라”고 당부했다.

이에 지역 국회의원들은 앞으로의 시정 운영 방향과 함께 국비예산 확보 과정의 어려운 점을 거론하며 윤 당선자에게 나름대로의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한다.

하지만 지방정부의 살림은 물론 광주시민들의 삶의 질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는 국비예산 확보에 가장 중요한 사람인 강운태 광주시장은 보이지 않았다.

국비예산이야 말로 국회의원을 포함한 여· 야, 너와 네가 따로 없어야 함에도 윤 당선자는 정작 내년도 예산을 중앙부처에 직접 올린 장본인이라 할 수 있는 강 시장을 배제한 것이다.

광주시 고위 공직자들도 윤 당선자의 이러한 행동에 대해 의아해 하는 눈치다.

국비확보는 현직 시장과 함께 하는 게 관례다.
선거 과정에서 비록 경쟁자였다고 하더라도 강 시장은 그래도 장관과 국회의원을 두 번이나 지냈다. 예산을 어떻게 따오는지, 어디에 예산이 숨어있는 지를 어느 누구보다 노하우를 잘 아는 사람이다.

그런데도 윤 당선자는 6· 4 지방선거로 인해 현역의원과 강 시장의 관계가 껄끄럽고, 자리 또한 불편할 것 같다는 이유로 혼자 참석했다는 후문이다.

이와는 달리 이낙연 전남지사 당선자는 11일 박준영 도지사와 함께 지역 국회의원들과 함께 간담회에 참석한 뒤 국비확보에 나서기로 해 대조적이다. 얽히고 설킨 도정현안을 놓고 국회의원과 협의하고 협조를 당부한다고 하니 아름다운 모습이 아닐 수 없다.

지척을 두고 있는 광주시장 당선자와 전남지사 당선자가 다른 것도 아닌 국비예산 확보를 위해 대조적인 행동을 보인 것에 대해 광주시민들의 마음은 무겁기만 하다.

광주시와 전남도가 중앙 부처에 요구한 내년도 국비지원예산은 무려 141건 3조2617억, 231건 4조8155억인데, 광역단체장의 역량에 따라 더 따 올수도, 깎일 수도 있어 얼마를 따올지는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

이명박에 이어 박근혜 정부가 호남지역 예산과 인사를 홀대하고 있는 절박한 상황에서 윤 당선자가 예산과 인사의 중요성을 강조한 강 시장을 배제한 이유가 무엇이였는가에 대한 속내를 알고 싶다.

실제로 강 시장은 9일 기자들과 만나 "오전 광주시청을 찾은 윤 당선자에게 인사와 예산이 중요하다”며 "예산은 시간이 흐르면 되겠지만, (윤 당선자를) 지원해 준 지역 국회의원들에게 적극 나서 예산을 따내도록 하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이게 사실이라면 윤 당선자는 강 시장이 화해의 제스처를 썼던 만큼, 아니 설사 훈수정치로 보였다 하더라도 국비 예산 확보라는 사안의 중대성을 감안해 함께 동행했어야 했다.

그리고 독수리 5형제로 불리는 이른바 현역 의원들과의 앙금이 그대로 남아 있다면 간담회 자리를 빌어 강시장과의 관계를 풀어내는 역할을 윤 당선자가 스스로 알아서 했어야 했다.
그러면서 ‘광주발전을 위한 아름다운 동행’을 하자고 파이팅을 제안하면서 리더십을 보여줬어야 했다.

윤 당선자의 그릇이 그 정도 밖에 안된다면 어쩔수 없겠다.

기실 윤 당선자는 선거 캠프를 꾸릴 때 수백개에 달하는 시민단체들을 아우르지 못한 체 자신의 안과 지하실에 설치된 ‘지하벙커 멤버’로 채웠다.
'시민단체 대부'라는 말에 어울리지 않게 대다수 시민사회단체들로부터 ‘그 밥에 그 나물’이라며 외면당했다.

그러다 보니 윤 당선자 본인의 이미지로는 지지율을 끌어올리는 데 그만큼 한계가 있었고 안철수 새정치연합 대표와 중앙당의 지원에 무임승차 할 수 밖에 없었다.

인수위원회 멤버도 큰 그림을 그릴 수 있는 누구나 공감하는 메머드급이 아니라 ‘지하벙커’ 출신으로 구성한 것도 어찌보면 국비예산 확보에 강 시장을 왕따시키는 것이나 다를바 없다는 생각을 떨쳐버릴 수가 없다.

상대 후보였던 강 시장과 소통도 하지 못하면서 자신의 아이콘으로 내세운 ‘소통’ ‘쓴소리 창구’로 시민과의 소통이 이뤄질지 의문이다. 윤 당선자의 리더십의 한계를 선거 과정에 이어 당선된 이후에도 연이어 보는 것 같아 씁쓸한 뒷맛을 남겼다.

'서울시 발전을 위해서는 좌도 우도 없다'는 박원순 시장의 메시지가 강한 울림으로 다가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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