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회 지방선거가 열리는 4일.
전국은 흐리고 광주지방엔 이른 새벽 약간의 비가 내리더니 그쳤다. 하지만 햇볕이 나지 않은 상태여서 날씨가 꾸무럭댄다는 표현이 옳을성 싶다.
이런 날씨가 투표소로 향하는 유권자들의 발걸음에 영향을 미칠지가 관심거리다.

4일 광주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전국이 대체로 흐릴 것으로 보인다. 다만 강수량이 많지는 않아 선거에 큰 지장이 없을 전망이다."남해상에서 동진하는 저기압의 영향을 받아 전라도와 충청도 서해안 등지에서는 일부 비가 오는 곳이 있겠다"고 예보했다.

그렇다면 오늘의 날씨와 투표율는 정치·사회적 작용 속에서 어떠한 상관관계를 있을까.
궁금하지만 콕 집어 설명하기란 쉽지 않다. 중요한 상수가 아니라 속설로서 전해져 내려올 뿐이다.

선거일에 비가 내리거나 날씨가 궂으면 투표율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놓고 학자마다 설이 분분하다.
다만 날씨가 흐리거나 비가 약간 내리는 수준이면 투표율이 높아진다는 속설이 일반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화창한 날씨에는 젊은층이나 가족 단위 바깥 나들이가 많아져 투표를 하지 않는 반면 비가 흩날리거나 궂은 날씨에는 외려 투표율이 상승하는 전례가 국내외에 많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치러진 다섯 번의 지방선거 가운데 4년 전인 6월 2일 치러진 제5회 선거 때에는 제주를 제외한 전국이 맑아 역대 지방선거 가운데 가장 날씨가 좋았다.

공교롭게도 이때 투표율은 54.5%를 기록해 1995년 제1회 선거(68.4%) 다음으로 투표율이 높았다.

제1회 선거 때는 전국이 대체로 흐리고 일부 지역에 소나기가 왔지만 지방선거가 처음 치러진지라 선거에 대한 관심이 컸던 만큼 투표율이 가장 높았다.

그러나 제2회 선거일(1998년 6월 4일)은 당시 전국이 대체로 흐리고 비가 와 역대 지방선거일 중 가장 날씨가 좋지 않았지만 투표율은 52.7%로 세 번째로 높았다.

투표율이 가장 저조했던 선거는 2002년 6월 13일 제3회 선거로, 투표율은 48.9%를 기록했다. 당시 울산과 군산 등지에 약한 비가 온 것을 제외하면 대체로 구름이 조금 껴 날씨는 그리 나쁘지 않았다.

겨울에 치러지는 대통령 선거 때는 추위가 투표율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친다는 분석이 있다.
역대 대선 결과를 보면 선거 당일 영하의 날씨로 추울 때인 18대 대선(2012,12,19)는 박근혜 후보가, 17대 대선 (2007,12.19)때는 이명박 후보가 각각 당선됐다.

김대중 전 대통령과 노무현 전 대통령이 대선에서 승리한 1997년 12월 18일과 2002년 12월 19일에는 각 7.2도, 5.6도로 상대적으로 포근했다.

이번 제6회 선거날인 4일 9시 현재 광주지역 투표율은 8.2%로, 서울(8.4%) 경기(8.3%) 인천(8.6%) 등 수도권과 더불어 전국 평균 9.3%에 못미치고 있다.

영하의 날씨를 보일 때는 보수진영이, 반대로 포근할 때는 진보진영이 각각 당선된 셈이다.

하지만 올해 6·4 지방선거일의 다소 궂은 날씨는 투표율에 어떤 영향을 줄 수 있을지 궁금하지만 상관관계는 실제로 크게 나타나지 않을 전망이다.

역대 광주시장 선거 투표율은 제1회 선거 때인 1995년 64.8%, 1998년 45.1%, 2002년 42.3%, 2006년 46.3%, 2010년 49.8%로 나타났다. 1995년을 제외하고 50%를 넘지 못한 셈이다.

1995년 선거를 제외하고 이처럼 투표율이 50%를 밑도는 것은 날씨보다는 오히려 지방선거에 대한 유권자들의 무관심과 광주가 전통 야당의 텃밭이어서 해보나 마나 한 선거라는 인식 탓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이번 제6회 선거는 새정치연합 윤장현 후보와 이에 맞서 처음으로 무소속 강운태 후보가 한치앞도 내다볼 수 없는 치열한 공방전을 치르고 있어 날씨와 상관없이 투 표율은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광주의 한 정당관계자는 “각 정당과 후보자들도 투표율이 날씨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오히려 광주시장 선거구도가 치열해진 상황에서 나들이 시민이 줄면서 투표율이 다소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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