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뉴스통]...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공동대표가 17일 광주에 온다. 이틀간 묵는다. 김한길과 함께. 5·18 광주민중항쟁 34주년에 맞춰서다.

현 광주의 분위기는 ‘오월 광주’를 대표하는 민중가요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 문제를 놓고 5월 단체들이 기념식에 불참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런 와중에 안철수의 광주 방문은 6.4지방선거와 맞물리면서 미묘한 파장을 던져주고 있다. 안철수가 뜨게 되면 이 지역 정치인들은 눈도장이나, 사진 한 컷 잡기위해 구름처럼 몰려 들곤 했다. 통합 신당이 창당되기 이전에는 최소한 그랬다.

하지만 이번 만큼은 예전과 사뭇 다르다. 공천 잡음으로 새정치를 바라는 광주시민들의 기대는 빛을 바랬고, 그래서 분위기가 냉랭하다.

광주시장 후보를 전략공천했기 때문이다.
민주주의 절차적 정당성이나 시민의 대표성이 무시됐다.
특히 광주 시민들은 자신들의 선택권을 빼앗겼다는 점에서 싸늘함을 넘어 공분하고 있는 상태다.

당을 튀쳐나와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강운태 시장과 이용섭 의원의 반발 강도는 특히 거세다. “안철수는 광주 땅을 밟을 자격이 없다”면서 연일 포문을 열고 있다.

특히 강 시장은 이러한 반발 분위기를 놓칠세라 특정 단체 등을 내세워 전략공천의 부당성을 알리기에 여념이 없다. 4년 동안 다져온 인적네트워크나 조직을 활용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한편으론 안철수를 공격하면서 새정치연합에 반감을 가지도록 유도하고, 다른 한편으론 무소속 단일화 여론조사에서 우위를 선점하는 1석3조의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그렇지만 권위나 신뢰가 없는 단체들을 부추기는 여론몰이 전략을 사용하다 보면 이에 식상한 시민들로 부터 외면 당할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선 안된다. 어제의 동지가 오늘은 적으로 변한 정치적 현실이 목도되고 있는 셈이다.

그도 그럴것이 6.4지방선거에서 혹여 무소속 단일화 후보가 새정치연합의 윤장현 후보를 이기게 된다면 민주당 60년 전통의 텃밭은 와르르 무너지게 된다.
새정치의 주인은 강-이 두 사람 가운데 한 사람이 되면서 정계개편으로 이어질 것이다.

권노갑 등 옛 동교동계 인사들이 광주를 대거 방문해 버스튜어에 나서는 것도 어찌보면 이를 우려했기에 때문이 아닐가 싶다.

이번 안철수의 광주방문은 새정치연합의 흥망과 자신의 정치생명과 직결되면서 현재 팽팽하게 맞서고 있는 윤 후보와 무소속 후보와의 여론 향배에 분수령이 될 수 있다.

항간에는 이런저런 얘기들이 떠다니고 있다. “안철수가 내일 광주에 오면 돌팔매를 맞을 것이다” “어떤 형태로든 몸싸움 내지는 계란세례를 받을게다” “경찰이 비상경계에 나설 거다...

하지만 반대여론도 만만치 않다.
만에 하나 안철수에게 일부 시민들이 극단적인 행동이나 불상사가 일어나게 된다면 침묵으로 일관해오던 말없는 다수의 민심은 오히려 돌아설 것이다.

'무소속 후보들이 시켜서 그런 게 아니냐'며 반격에 나서게 되면 역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 민주화 성지인 광주에서 볼쌍사납게도 계란따위를 던지면 당시는 시원할 수 있겠으나 득보다는 실이 많다는 얘기다.

예컨데 박근혜 대통령이 유세과정에서 면도날 세례를 받고 보수층이 똘똘 뭉쳐 표 결집 현상이 나타났듯이 말이다.

그리되면 전략공천을 빌미로 무소속 후보에게로 움직였던 표심이 무당층으로 돌아서면서 결국은 윤장현에게로 표가 갈 수 있는 대목이다.

극단적인 행동은 정치적인 성숙되지 못함을 의미 하지만 결국 이러한 단초는 안철수가 제공했다는 점에서 어떤 형태로든 사죄가 있어야 한다.

안철수는 광주시장 후보를 전략공천 하면서 적어도 새 정치를 갈망햇던 광주시민들에게 사전에 양해를 구했어야 했다. 현 광주시장의 여론이 좋지 않으니 '이래도 되겠습니까'하고 물었어야 했다.

그렇지 않으면 경선을 치르던가, 아니면 무공천으로 본선에서 싸우도록 하고 '이긴 편이 우리편'이라고 하던지...

여러 민주적 절차들을 최소한이나마 거쳤어야 했는데 이를 생략함으로써 정치 초년생임을 여실히 드러내고 말았다. 윤장현이 당선되더라도 두고두고 정통성 시비에 휘말리게 만드는 결과를 초래하고 말았다.

이런 공천잡음을 의식한 듯 15일 안철수는 이렇게 말했다.
“합당하고 화학적 결합 이후 시간이 부족해서 그정도의 수준 밖에 안됐다”고 변명을했다.

공교롭게도 이날은 2012년 대선 당시 안철수의 핵심 지지세력으로 활동한 광주·전남시민포럼이 파산 선고를 한것도 아이러니하다.

"호남에서 민주당의 정치독점 구조를 깨트려 지역정치를 혁신하고자 안 후보를 지지하는 포럼이 출범했다“고 그 배경을 설명한 뒤 ”지방선거의 공천 파탄은 안철수식 정치와 동행할 최소한의 명분마저 사라지게 됐다"고 안철수의 지지를 사실상 철회하고 결별을 선언했다.

옛 동지였던 장하성,윤여준 같은 핵심 측근들도 이제는 모두 떠난 상태다.
당의 수석부대변인도 “당을 떠나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새정치연합에 기웃거렸다가 통합신당이 출범하자 어쩔 수 없이 정치입문을 포기하거나 공천과정에서 탈락한 정치신인들의 불쾌감도 이만저만이 아니다.

안철수는 이러한 지역민심을 외면한 채 광주시민을 ‘봉’이나 ‘졸개’로 여겼고, ‘간’을 봤고, ‘선택권’을 빼앗은 사례들이 도마 위에 올랐고, 난도질을 무척이나 당했던 게 사실이다.

보다 중요한 것은 앞으로 안철수의 광주방문을 계기로 민심의 향배가 어디로 갈것인가에 있다.

안철수는 평소 자신이 부모로 여겨왔던 광주에 와서 자식으로서 깊이 사죄를 하겠다고 한다. 자식이 눈물을 흘리면 부모의 입장에서 품안에 안아주지, 매몰차게 홀대하지 않을 거라는 입장이다.

안철수의 광주방문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윤장현이 당선되느냐, 무소속 단일후보가 당선되느냐의 변곡점이 될 수 밖에 없다.
광주민심은 과연 안철수에게 돌팔매질을 할 것인가, 아니면 용서로 화답할 것인가에 눈과 귀가 쏠리고 있다.

정치는 ‘생물’이요, 민심은 ‘조석변개(朝夕變改)’한지라, 어느 때든 변할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그러하다. <광주뉴스통> www.gjnewsto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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