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뉴스통]...강운태 시장과 이용섭 의원이 무소속 광주시장 후보 단일화에 전격적으로 합의했다. 서로가 똑똑하고 욕심이 많아 말하자면, 상품성이 좋아서 자기에게로의 단일화를 바랐기 때문에 세간에는 온갖 억측이 오고 갔었다.

두 사람의 연대는 그간의 앙금을 씻어내는 계기가 됐지만 그 보다는 새정치연합이라는 거대 공룡과 겨루는 양자구도가 형성되면서 정치적 시험무대로 부상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부여하고 싶다.

만에 하나 두 사람이 주장한대로 밀실야합에 의한 새정치연합의 낙하산 공천에 맞서 이길 경우 광주정치사에 하나의 획을 긋는 이변을 낳게 된다.

안철수의 새정치가 아니라 강운태 이용섭 둘 중의 한 사람이 오히려 새정치를 하게 될 것이다.
더 나아가 조용하지만 도도히 흐르는 지역민심을 블랙홀 처럼 빨아들이게 되면 호남의 정치적 리더로 발돋움 할 수 있다.

하지만 강-이 두 사람의 단일화 합의는 광주라는 정치지형을 요동치게 만들겠지만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

가파르게 넘어야 할 산이 너무나 많다. 단일화 합의 과정을 살펴보면서 두 사람이 과연 '아름다운 동행'을 할 것인가를 점쳐보는 것도 흥미로움을 더해주고 있다.

■ 단일화 협상 과정의 뒷 얘기

단일화 얘기를 먼저 꺼낸 이는 강 시장이다. 그리고는 미적거리자 이 의원이 강하게 치고 나갔다. “모든 것을 일임 할테니 알아서 하라”고 선택권을 줬다. 단 16일 후보 등록 마감일 전까지 시간을 주겠다는 단서를 달았다.

강 시장 曰(왈) “데드라인으로 정해놓은 16일까지는 물리적으로 어렵다, 20일과 28일 사이가 좋다” “여론조사 말고 다른 방법도 생각해보자”며 엉덩이를 슬며시 뺀 상황이었다.

그러면서 하는 말이 “테스크포스 팀을 가동해 협상에 나서고, 검증절차로 TV토론회나 연설회를 열자”고 덧붙였다.

강 시장의 응답 속에는 그러나 단일화를 추진하려면 두 사람 사이에 공감대가 형성되어야 하고, 방법과 절차, 타이밍이 맞아 떨어져야 시너지 효과가 날 터인데 온도차가 너무 커 보였다.

강 시장의 메시지를 들여다 볼 때 총론적으로는 단일화를 외치면서도 각론에 들어가서는 꿍꿍이 속이 보여 ‘동상이몽(同床異夢)’을 하고 있지않나 하는 의구심이 들게했다.

서로가 큰 뜻을 이루려면 마음을 활짝 열어 제치고 상대를 맞아 들여야 하는데 그러하질 못한 듯 싶었다. 단일화를 이루겠다는 뜻이 간절하다면 당장 행동으로 옮겨야 하는데 차일피일 미루는 것은 시간끌기 전략이 아니냐는 것이었다.

물론 강 시장의 말대로 협상 팀을 꾸리고 방법과 절차를 논하는데 3~4일이 걸릴 수 있다.
하지만 재임기간의 강 시장 스타일은 이러질 않았다.
업무가 궁금하고 확인할 게 있다면 해당 공무원에게 새벽을 가리지 않고, 시도 때도 없이 전화를 해대던 사람이었다. .

무슨 일을 밀어붙이는 ‘추진력’ 하나 만큼은 자타가 인정하는 강 시장이 유독 단일화 만큼은 움추리는 이유가 뭘까.

여러 요인이 있겠지만 자기중심적인 이기주의 발로가 아닐런가 싶었다. 이용섭이 아닌 자신에게로의 단일화가 이뤄져야 한다는 욕심이 배어 있다고 판단했다.

이러한 필자의 생각은 어젯 밤 두사람의 회동으로 인해 빗나가게 됐다. 앞으로의 단일화 과정을 흥미롭게 지켜 볼 터이다.

■ 시민여론조사 시기를 앞당겨 시너지 효과 내야

강 시장은 단일화 방식으로 이 의원이 줄기차게 거론하고 있는 시민여론조사를 선뜻 받아들였다. 그러면서 이보다 더 나은 좋은 대안이 있다면 검토하겠다는 여지를 남겼다.

그러면서 “TV토론회나 연설회를 열어 후보의 생각을 시민들에게 전달한 뒤 단일화하는 검증절차가 필요하다”고 역설한다.

지역정치권은 강 시장의 이러한 역발상은 설득력이 없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민선 5기 재임 4년 동안 6번이나 압수수색을 당해 속살을 여지없이 드러냈다.
강 시장의 아킬레스건이다.
물론 강 시장은 그만큼 당했으니 이 보다 더 여론이 나빠질 수 없다고 자위할 수 있으나 선거란 상대가 있는 법이다.

TV 토론이 열린다면 강 시장은 ▲총인시설 입찰 비리사건 ▲갬코(3D컨버팅 한미합작법인) 사기사건 ▲세계수영대회 유치 공문서 도용사건 ▲전임 시장 상품권 구매 비리 사건 ▲전현직 공무원이 연루된 공직선거법 ▲광주시 의료재단 허가 등이 도마 위에 오르게 될게다.
그렇게 되면 상대 후보로부터 집중공격을 받을 수 밖에 없다.

새정치연합 윤장현 후보가 선거 구도를 ‘3자 대결’보다는 강 시장이 단일화 후보로 나설 것을 내심 바라고 있는 것도 어찌보면 6번이나 압수수색을 당한 대목을 파고들어 부각시킬 수 있다는 데서다.

이 의원 또한 자신에게로 단일화가 돼야 본선에서 경쟁력이 있다고 강조하는 것도 어찌보면 강 시장의 부정적 여론 때문이다.

이러한 결점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강 시장이 단일화 방식으로 여론조사에 따르겠다고 하는 점은 높이 살만하다.

일단 이 의원이 바라는 후보등록이 끝나는 16일까지의 단일화는 일단 물건너 갔다.
시간에 쫓기다 보면 일을 그르칠 수 있다.

하지만 새정치연합이 이번에 공천장을 받은 기초단체장과 광역의원들을 한데 모아 공동선대본부를 꾸리고 여기에 현역 5명이 가세한 점도 간과해서는 안된다.

특히 지금껏 무소속 단일화라고 하면 후보간 1:1 결합만 생각해 왔으나 강-이 두사람이 핵심 측근들을 챙기는 것도 협상 조건으로 암묵적인 제시를 해야한다.

선거라는 것은 후보가 ‘머리 좋고 똑똑하다’는 이미지 하나만 가지고는 안된다. 상품성도 중요하나 핵심 참모들을 누구로 쓰느냐도 선거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그런 만큼 선거에 승리할 경우 대비해 선거참모들을 어떻게 예우 할 것인가도 고민해야 한다.

강-이 두 사람이 지금껏 ‘머리만 있지 가슴이 없다’는 쓴 소리를 들어온 것도 따지고 보면 선거때 고생한 측근들을 제대로 돌보지 않는, 그러한 '의리 없는' 행태를 되풀이 한게 아닌가 싶다.

■ 정치적 돌발변수 나올까?

선거는 항상 불확실성이 예고된 게임이라 할 수 있다. 정치는 '생물'이라서 유동적이고, 그래서 돌발변수도 많다.
몇 일 있으면 5·18 광주민주화운동기념일이 다가온다.

14일 공동기자회견에서 강-이 두 사람은 윤장현 후보를 전략공천을 한 안철수 김한길 대표를 겨냥했다.
"광주시민들이 그토록 바라는 '임을 위한 행진곡'이 국회에서 낮잠자고 있음에도 이를 바라만 보고 있다"며 "그래서 두 대표는 광주 땅을 밟을 자격이 없다"고 목소리를 높혔다.

지난번 야권의 대권주자로 출마했고, 윤 후보의 선대본부장을 맡은 정동영 고문에게도 돌직구를 날렸다.
새정치연합의 공천 잡음이 끊이질 않은 점도 정치적 변수다. 상대방의 실수를 기대할 수도 있다.

이래저래 강 시장과 이 의원의 무소속 단일화 후보와 새정치연합의 윤 후보와의 양강구도는 이번 지방선거의 최대 관전포인트가 되고 있다.

강-이 두 사람이 '아름다운 모습'으로 무리없이 단일화를 일궈낼 것인가도 관심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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