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뉴스통]...새정치민주연합 전남지사 후보 경선은 그렇게 막을 내렸다. 흥행도 감동도 없었다. 후유증만 남긴 채 종을 치고 말았다.
우려는 현실로 드러났고 이제 중앙당의 결정만 남아있을 뿐이다.

일단 전남지사 후보로 선출된 이낙연 의원은 경선이 끝나기가 무섭게 자신을 지지해준 도민들에게 ‘고맙다’는 인사 대신 서울로 급거 상경했다.

중앙당에서 당연히 자신에게 주어야 할 공천장을 유보했기 때문이다.

■ 사건명 : '아름다운 경선 외면 죄...담당 판사, 김한길, 안철수

죄목은 이렇다.
‘아름다운 경선’을 하지 못했다는 이유에서다. 선거과정 부터 과열·혼탁으로 얼룩지면서 도민들의 가슴에 생채기를 냈다. 넘지 말아야 할 마지노선을 넘어 막장드라마를 연출했기 때문이다.

당비대납 사건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 의원은 10일 장흥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전남지사 후보 선출대회에서 정견발표를 통해 이렇게 주장했다.

경선 바로 전날 자신의 측근 2명을 긴급체포한 것은 “경선에 영향을 주려는 불순한 의도에서 비롯됐다”며 검찰을 겨냥했다. 그리고는 “당비대납 의혹 사건은 음모에서 시작해 공작으로 진행되고 있다”며 서둘러 진화에 나섰다.
그리고는 “선거인단이 정의를 지켜줄 것으로 믿는다”고 강한 어조로 마무리 했다.

하루가 채 지나기가 무섭게 이 의원에 대한 후보 확정이 미뤄지면서 세간에는 사실여부가 확인되지 않은 온갖 루머가 떠돌았다.

구속된 이 의원의 여직원의 스마트 폰에 5억짜리 통장이 찍혀있다. 그게 아니라 압수수색당한 사무실에서 뭉칫돈이 발견됐데. 거기에는 1억짜리 수표도 들어있다 더라. 선거 결과에 영향을 줄만한 유사사무실을 광주에 운영했다던데...

‘~카더라’는 밑도 끝도 없는 소문이 인터넷과 사회관계망 서비스(sns)를 통해 확산되었다.

새정치연합 당 지도부의 입장은 검찰의 수사 상황을 2~3일간 지켜본 뒤 이 의원에게 공천장을 줄지 여부를 결정한다는 입장이다. 15일 후보등록 이전까지 결정해도 늦지 않은 만큼 중앙당 차원의 철저한 조사를 통해 사건의 전말을 파악하겠다는 것이다.

김한길·안철수 공동대표는 12일 지역민심의 풍향계라 할 수 있는 국회출입 기자들과 오찬간담회에서 “후보를 맘대로 바꿀 수 있겠느냐”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중앙당의 기류는 심상치 않다.
이날 심야까지 진행된 회의에서는 이 의원에게 공천장을 마땅히 주어야 한다.

그러나 혹여 검찰 수사에 발목이 잡힐 경우 서울ㆍ경기선거로 불똥이 튈거다. 혹여 재보선으로 연결된다면 새정치연합에 대한 지역 민심이 더욱 악화될 수 있다는 의견이 개진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다면 이 의원이 하차(?)하고 시간의 촉박함을 이유로 전략공천을 한다면 누구를 후보로 내 보낼 것인가도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사실 전남지사 경선 전부터 이-주 두 의원은 서로를 물어 뜯고 물리는 네가티브 선거전을 하는 바람에 중앙당 차원의 ‘깜짝 놀랄만한 후보’를 내려 보내지 않겠냐는 얘기도 들렸었다.

하지만 이러한 소문은 두 의원이 뻔히 경쟁을 하고 있고 아직 당비대납의 수사가 미진한 마당에 대체카드를 내는 것은 현실적으로 설득력이 없다는 게 중론이어서 유야무야 됐다.

당비대납 사건으로 이 의원의 핵심 측근 2명이 구속돼 앞으로 그 실체가 적나라하게 드러날 게 뻔하다.
그렇다면 이 의원에게 공천장을 줄 것인가, 아니면 다른 사람으로 대체한다면 누구로 할 것인가에 촛점이 모아지고 있다.

■ 당 대표의 ‘복심’은 ?

아무도 모른다. 칼자루를 쥔 당 대표만이 알 뿐이다.
새정치연합은 이번에 여수와 화순 지역에 전략공천을 했다가 되돌렸다가 오락가락했다. 말들이 많다.
두 대표가 한 명씩을 지목해서 지분 나눠먹기로 ‘자기사람 심기’를 했다는 여론이 팽배하다.

그러한 연장선상에서 이번 전남지사 공천도 ‘계파간 지분싸움’으로 결정되는 게 아니냐는 시각도 만만치 않다.

이 의원은 광주시장에 출마한 이용섭 의원과 함께 당내에서는 손학규 전 민주당 상임고문의 계보로 분류된다. 손 고문의 싱크탱크인 동아시아미래재단에 이 의원의 핵심참모들이 다수 포진해 있다,

반면 이번 경선에서 아쉽게 패한 주 의원은 현 공동대표인 김한길과 정치적 고비때마다 운명을 함께 해왔다.
멀리는 2006년~2007년 열린 우리당 시절 원내대표와 부대표, 대통합 신당 대표와 비서실장의 관계로부터 시작된다.
김한길 대표가 2012년 이해찬과, 지난해 이용섭 의원과의 당 대표 경선을 각각 치를 때 주 의원은 연거푸 선대본부장을 맡았다.

경선 당일 자유토론에서 이 의원은 "주 의원이 당을 탈당, 복당을 자주 반복했다"고 지적한 것도 김 대표와의 이러한 정치적 인연을 너무나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정치적 동지 관계가 이번 전남지사공천에 여수나 화순의 전략공천처럼 먹혀 들어갈지 지역정치권은 숨죽여 지켜보고 있다.

■ 배심원단 투표 참여 저조...'대표성' 논란

전남지사 경선 후보에 대한 유보는 저조한 투표 참여율에 따른 대표성과 동원선거 논란도 한 몫 거들고 있다.

이 의원은 10일의 경선 투표 결과 47.6%을 얻어 44.2%의 주 의원을 따돌리고 후보로 선출됐다. 공론조사 배심원단의 표심이 결정적으로 작용했으나 투표 참여율은 절반에도 못미치는 41.4%에 그쳤다.

배심원단 410명이 전남지사를 결정한 셈이다.
전남지역 전체 유권자 154만6000명의 0.03%에 불과한 숫자다.

따라서 막대기만 꽂아도 당선되는 지역의 특수성을 감안할 때 이들 배심원단이 전남지역 유권자들의 대표성을 담보할 수 있느냐가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주인공인 선거인단이 현장으로 오지 않다 보니 경선 열기는 온데 간데 없고, 이벤트도 없이 전남지사 경선은 그저 그렇게 종을 쳤다.

배심원단의 자리에는 텅빈 공허함이 메아리쳤을 뿐이다. <광주뉴스통> www.gjnewsto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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