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뉴스통]...강운태 시장의 심사가 여간 편치 않다. 그도 그럴것이 현직 프리미엄을 안고 시정을 쥐락펴락했던 자신의 처지가 예전만 못하기 때문이다.

광주지역 현역 5명이 윤장현 전 위원장을 공개적으로 지지함으로써 ‘왕따 아닌 은따’를 당한 이후 새정치연합을 탈당했고 무소속으로 출마를 선언했다.
이러한 과정은 정치공학상 어쩔 수 없다고 치자.

이후 강 시장은 특정 단체나 사람을 끌어 모아 ‘전략공천은 철회돼야 한다’며 성명을 발표토록 하고, 여기에 ‘시민의 공천권을 도둑질 해갔다’고 맞불을 놓았다. 반발의 강도가 거셌다..

그러면서 마치 강운태가 시민후보가 되어야 한다는 뉘앙스로 민심의 흐름을 바꿔보려 했다.
하지만 단언컨대 강운태는 무소속 후보지, 시민후보가 아니다.

전략공천의 부당성을 알리는 것도 '현직 시장으로서 그러면 쓰겠냐'는 역풍을 맞을 수 있기에 더 이상 할 수도 없다.

아마도 민선5기 재임 4년 동안 6번씩이나 압수수색을 당했기 때문이리리라. 광주 시민들은 그동안 어디 가서 얼굴을 들고 다니지 못했다.

엊그제 모 방송사에 출연한 토론자가 “검찰에 무참히 압수수색을 당하고 국제적 망신을 시킨 후보는 광주시장 감으로 적합치 않다”고 오직하면 돌직구를 날렸을까.

강 시장은 시장 재임시 ‘돈 한푼 안받고 깨끗하게 시정을 펼쳐왔다’며 자신을 강변할게다. 하지만 여느 시장이 ‘나 돈 받아 먹었다’고 고백을 할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11일 실시된 새정치연합 구청장 경선에서 현역들이 모두 승리한 것을 보면서 강시장의 마음은 더욱 착잡했을 게다.

이제 그들도 과거의 행정적 동지가 아닌 윤장현이라는 적(?)과의 동침을 할 수 밖에 없고, 여기에 현역의원 5명이 가세하면서 메머드급 공동선대본부를 꾸려 갈 수 밖에 없을 터다.

더욱이 새정치연합 중앙당 차원에서 이러한 패키지 선거를 독려하러, 비록 인기는 떨어졌지만 안철수나 김한길이 광주에 나타날 것이다. ‘밉지만 어쩔거냐’고 표심을 자극하면 강 시장으로서는 낭패가 아닐 수 없다.

윤장현의 선거 전략에 맞서 강 시장으로서의 대응전략은 무소속 단일화 밖에 달리 방도가 없다.
자신의 고등학교와 행정고시 후배인 이용섭 후보와 과거의 애증을 끊고 운명적인 담판을 해야 할 급박한 상황에 처해있다.

하지만 그것도 여의치 않다.
자신에게로의 단일화를 바라며 군불을 솔솔 때왔던 강 시장은 이 의원에게 선제공격을 당했다. 이 의원이 “단일화를 하려면 빨리 하자,방식은 여론조사로 하자”고 치고 나오자 움찔한 상황이다.

그도 그럴것이 강 시장은 새정치연합의 전략공천이 발표되자 무소속 단일화 얘기를 꺼냈고, 이를 박주선 의원에게 요청했다. 중간에 심판으로 나서 단일화를 성사시켜 달라고...

이에 박 의원은 이 의원과 만났으나 단일화 방법과 시기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논의하지 못한 채 원칙적인 부분만 공감한 상태다.

동시에 강 시장은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이병완 후보를 만나 단일화를 논의 했으나 거절당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강 시장으로서는 단일화를 먼저 제안했고, 예상과는 달리 이 의원이 “그러지요,빨리 하지요”라고 선뜻 나선 만큼 결자해지 차원에서 자신이 매듭을 풀어야 한다.

응답할 차례인 강 시장은 그러나 머리를 굴릴 데로 굴리며 미적거리고 있는 상태다.

문제는 최근의 여론조사 결과가 신통치 않는데 있다.

한술 더떠 이 의원은 "시민의 뜻이 반영된 공정한 여론조사라야 한다"고 쐐기를 박은 뒤 “유·불리를 떠나 통 크게 수용하겠다"며 연일 배수진을 치고 있다.

하지만 강 시장은 묵묵부답이다.
어찌보면 ‘鷄肋(계륵,닭의 갈비)’신세에 처해있다.
단일화 조건으로 여론조사를 받자니 자신이 없고, 그렇다고 가만있자니 3자 구도로 가면 필패할 것 같기에 그러하리라.

<일요신문>과 여론조사기관 조원씨앤아이가 10일 발표한 여론조사(신뢰수준 95%, 허용오차 ±3.1%p,응답률 5.4%)가 이를 웅변해 주고 있다.

무소속 후보 단일화 관련,지지도 조사에선 이 의원은 응답자의 49.1%를 얻어 31.3%의 강 시장을 17.3%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무소속으로 단일화 됐을 경우의 가상대결에서 강 시장은 40.1%의 지지율에 그쳐 윤 위원장(47.3%)에 뒤진 것으로 집계됐다.

만약 무소속 후보들이 단일화 없이 3자대결로 갈 경우 윤 위원장이 전체 응답자의 32.6%로 1위, 그 다음으로 이 의원이 25.7%, 강 시장 25.3%의 순이었다.

앞서 4일 발표한 뷰엔폴과 여론조사기관 리서치뷰의 조사 (신뢰수준 95%,허용오차 3.1%. 응답률 4.9%)에서는 윤 위원장과 강-이 무소속 단일후보와의 양자대결 결과 지지율은 각각 32.1%, 54.4%로 나타났다.<중앙선관위 홈피 참조>

보다시피 강 시장은 지지율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는 상황 속에서 타이밍을 계산하고 있다. 이 의원은 15∼16일 후보 등록을 한다.

강 시장은 그동안 측근들을 통해 “이 의원이 후보등록 전에 주저 않을 것이다”고 전제한 뒤 “결국 자신과 윤 전 위원장의 대결구도로 갈 거다”라고 흘려댔다.

이를 알아차린 이 의원은 급기야 국회의원직 사퇴라는 강수를 띄며 역으로 강 시장을 압박하고 있는 상태다.

이 의원에게 강 시장은 허를 찔렸다고 볼 수 있다.
첫째, 이 의원이 강수를 둘지 미처 몰랐고, 둘째는 타이밍을 놓친 채 이 의원과의 불신만을 키웠기 때문이다.

물론 후보등록 후 6.4지방선거가 임박해서 막판 무소속 단일화를 통해 극적인 효과를 노릴수 있다.
하지만 강-이 두 사람 사이에 신뢰가 깨진 상태에서 그때는 이미 시기를 놓친 꼴이 될 수 있다.

강 시장의 고민은 이래저래 깊어만 가고 있다.
지금까지의 여론조사 결과를 볼 때 강 시장은 지지율은 25~30%대가 고작이었다.
‘현역 시장’이라는 어마어마한 프리미엄을 가지고 있었음에도 이럴진데, 앞으로 더 오를 거라는 기대는 희망사항에 불과할 뿐이다.
이미 한계상황에 달했다는 게 지역정치권의 분석이다.

앞으로 상대후보들이 강 시장에 대한 도덕성과 불합리한 정책에 대한 비판의 메스를 가할 경우 지지율은 떨어지면 떨어졌지 오를 성 싶지않다.

그렇게 되면 무소속 연대도 쉽지 않을 것 같다. 이 의원과의 단일화 문제도 그다지 여론이 좋지 않은 상태에서 쉽사리 덤벼들지 못할 게다.

온갖 위기에 처할 때마다 탁월한 수단과 방법으로 잘도 빠져 나왔던 강 시장이 이번에는 어떤 잔꾀(?)를 부려 재선에 성공할까.
궁금증만 더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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