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뉴스통]...10일 막을 내린 새정치민주연합 전남지사 경선은 흥행도 감동도 없었다.
배심원으로 뽑힌 선거인단의 투표 참여율도 저조했다.

경선 후보로 선출된 이낙연 의원이 전날 갑작스레 터진 ‘당비대납 의혹’이라는 악재에도 불구하고 선전한 것 이외는 도민들의 관심을 끌만한 이벤트도 없었다.

새정치연합이 텃밭인 전남지사 경선 자체를 흥행에 성공한 롤 모델로 승화시켰어야 했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과제만 남긴 채 막을 내려 앞으로의 정치적 향배에 귀추가 주목된다.

■ 배심원단 투표 참여 저조...'대표성' 논란

새정치민주연합 전남지사 후보로 이낙연(62) 의원이 선출됐다.

이 후보는 이날 장흥실내체육관에서 치러진 공론조사 배심원단 투표에서 51.7%를 얻어 44%를 획득한 주 의원을 크게 앞섰다. 반면 여론조사에서는 43.5%로, 44.3%를 획득한 주승용 의원에게 뒤졌다.

배심원단 투표와 여론조사를 합산한 결과 이 후보는 47.6%로 집계돼 44.2%를 얻은 주 의원을 따돌리고 새정치연합 도지사 경선 후보로 결정됐다.

하지만 이번 전남 경선은 새정치연합이 민주당과의 통합 이후 처음으로 시험대에 올랐으나 지역민들의 관심을 끌어 들이지 못했다는 점에서 스스로의 한계를 드러내고 말았다.

우선 이 후보가 주 의원을 제치고 선출 된 것은 공론조사 배심원단의 표심이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여론조사(0.8%)는 약간 뒤졌으나 이날 현장 투표에서 31표(7.6%)로 크게 앞섰다.

하지만 이 후보에게 표를 몰아준 배심원단의 투표참여율은 너무나 저조했다. 고작 41.4%에 그쳤다.
새정치연합에서 현장 투표를 위해 선발한 991명 가운데 410명이 선거인단(배심원)으로 참가한 셈이다.

이러한 저조한 투표율은 자연스레 대표성 논란으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
새정치연합은 당초 유권자의 0.2%인 3,000을 모집하려다 세월호 참사 등을 감안해 1000명선으로 축소했다고 하나 투표 참여율은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기 때문이다.

전남지역 전체 유권자 154만6000명의 0.03%에 불과한 숫자다.

따라서 ‘경선=본선’이요, 막대기만 꽂아도 당선되는 지역의 특수성을 감안할 때 이들 배심원단이 전남의 유권자를 대표성을 담보할 수 있느냐가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 맥빠진 분위기 속에 진행된 현장투표

배심원단의 투표 참여도 저조했지만 이날 현장에서의 열기는 ‘장흥대첩’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도 밋밋했다.
우선 장흥실내체육관 1층에는 토론회 및 정책대결을 하는 무대와 함께 투표소를 설치했고, 2층 스텐드에는 배심원단이 자리했다.

이날 당락을 가를 배심원단을 2층으로 내모는 바람에 스텐드 한편에만 조금 자리가 찼을 뿐, 반대 편에는 텅빈 분위기가 연출됐다. 비록 투표 참여는 저조했지만 배심원들이 행사의 주인공인 만큼 1층으로 앉혔어야 했다.
그랬더라면 약간의 훈훈한 열기를 느낄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을 남겼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정책대결의 장을 마련해놓고 사회자 1명이 세 후보를 향해 질문을 던지고 답하는 바람에 박진감도 없었다.
그동안 선거과정에서 당비대납, 논문표절 등으로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만큼 이를 검증하기 위해 패널을 최소한으로라도 초청했어야 했는데 이를 생략했다.

더욱이 장흥실내체육관 밖에는 전남도민과 선거 캠프 종사자들이 몰려와 있음에도 투표 현장을 지켜볼 수 있는 그 흔한 전광판하나도 설치하지 않아 이들에 대한 배려가 부족했다는 지적이다.

특히 VIP로 참석할 사람 가운데 안철수 김한길 대표는 아니더라도 최고위원 몇몇 정도는 내려왔어야 했는데 박준영 전남지사 외엔 그렇다할 인사들이 별로 눈에 띄지 않았다.
전남지역 국회의원 마저도 몇 명 참석한 것에 불과했다.
그러면서 무대 바로 앞을 차지하는 바람에 맥빠진 분위기를 더욱 부추겼다는 지적이다.

■ 네가티브 선거 후유증 예고...검, 李 후보 측근 2명 구속

이 후보와 주 의원은 그동안 당비대납, 논문표절, 괴메일 수사 등을 둘러싼 네가티브 전략으로 선거운동을 해왔던 게 사실이다.

특히 경선 전날에는 이 후보의 측근 2명이 긴급 체포되고, 급기야 구속으로 이어지면서 그 후유증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과거 선거법 위반 사건이 터지면 구속되거나 연루된 측근들이 당선자를 위해 죄를 뒤 짚어 쓰는 이른바 ‘꼬리 짜르기’ 형태로 문제를 해결해왔다.

하지만 경선과정에서 박승의 승부가 점쳐져 진흙탕 싸움으로 이어져왔고, 특히 검찰로 공이 넘어간 당비대납 사건의 경우 이미 수사가 진행중이라는 점도 간과해서는 안된다.

따라서 이 후보가 결자해지 차원에서 이를 어떻게 풀어나갈 지가 커다란 과제와 함께 부담으로 남아있는 셈이다.

결과적으로 새정치연합의 호남 진출 첫 시험대라고 할 수 있는 전남지사 경선은 흥행도 없고,감동도 없고,이벤트도 없었다.

그저 그렇게 밋밋하게 ‘생채기’만 잔뜩 남긴 채 막을 내리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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