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뉴스통]...새정치민주연합 전남지사 최종 후보가 10일 판가름 난다. 장흥대첩에서다. 오후 2시 부터다.

후보로 출마한 이낙연 이석형 주승용 세 사람은 1,000여명으로 꾸려진 배심원단 앞에서 ‘도정을 이렇게 꾸려 가겠다’는 포부를 밝힌 뒤 ‘한표를 부탁한다’고 마지막 읍소를 한다.

이번 경선은 ‘나가수’방식처럼 치러지기에 흥미롭다.

그런 점에서 세 후보는 토론을 잘하든, 그럴싸한 공약을 내놓든, 켜켜이 다져온 경력 등 다른 후보와 차별화할 수 있는 자신만의 독특함을 이미지 메이킹해서 표심를 얻어야 한다.

세 후보에게 흡입력 있게 배심원단을 끌어들이는 재주를 부리라고 주문한 것은 다름아니다.

그동안의 진흙탕 싸움에 도민들이 진저리가 났으니 이제 페어플레이 정신으로 당당하게 경선에 임해달라는 부탁을 드리고 싶어서다.

그런데 도민 모두가 흥겨워야 할 전남경선이 잔칫날을 하루 앞두고 궁상맞게도 불길한 예감이 든다.

대형사고나 재난이 일어나기 전에는 크고 작은 조짐이 나타난다는 이른바 ‘하인리히 법칙’처럼 말이다.

기우일 거라고 애써 자위하면서도 심상찮은 조짐이 있어 왔던 건 사실이 아닌가

당비 대납에서부터 논문 표절 시비, 괴 메일·불법 문자메시지 대량발신, 향응 제공, 학사부정 의혹, 과거 부적절한 행적 등 믿거나 말거나 온갖 신상털이가 난무했었다.

이러한 조짐이 혹여 경선판으로 옮겨지게 되면 4년 전 민주당 광주시장 선거의 재판이 되지 말라는 법이 없기 때문이다.

그때나 지금이나 장소만 다르고 선거인단 규모만 조금 차이가 있을 뿐 경선방식도 공론조사 배심원단 50%+여론조사 50%로 똑같다.

출마 후보도 세 사람이다.
그때의 광주시장 후보는 강운태 시장과 이용섭 의원, 정동채 전 장관이었다.

강 시장과 이 의원의 초박빙 속에 정 전 장관이 맹추격하는 모양새도 전남지사 경선과 엇비슷하다.

2010년으로 거슬러 올라가 보자.

광주시장 경선 막판 뚜껑을 연 결과 강 시장은 37.8%의 득표율을 얻어 37.35%를 얻은 이 의원을 0.45%포인트로 눌렀다. 간발의 차이로 극적인 승리를 거두었다.

당시 이 의원은 당심이 반영된 배심원단 평가에서 41.6%를 얻어 강시장(28.9%)을 이겼으나 애석하게도 여론조사에서 33.35%에 그치는 바람에 강 시장(46.7%)에게 졌다.

득표율을 합산해 집계한 결과 0.45% 포인트가 두 사람의 운명을 짓궂게 갈라놓았다.
두 사람은 고시와 학다리고 선후배 사이였다.

이러한 극적인 드라마는 두 사람의 운명을 갈라 놓았을 뿐만 아니라 경선 뒤 후유증도 만만치 않았다.

강 시장 측에서 중앙당의 여론조사가 한창 진행된 시기에 때를 맞춰 불법 ARS 여론조사를 진행시켰기 때문이다.

당락이 결정된 뒤에야 비로소 이를 알아차린 이 의원 측이 부라부랴 기자회견을 했다.
불공정 경선을 통해 표심을 도적질 당했기 때문에 무효라는 게 주요 내용이다.

중앙당의 재심청구에 이어 검찰의 고발사태로 이어지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사건의 전말이 속속 드러나면서 공은 중앙당으로 넘어갔고 한달 여의 우여곡절 끝에 찝찝함만 남긴 채 그럭저럭 넘어갔다.

시민들의 여론은 싸늘했고 민심도 두 갈래로 나눠지고 말았다.
이 과정에서 불법 여론조사를 주도한 강 시장 캠프 사람들이 검찰에 줄 소환됐다.

그 결과 선거캠프에서 일했던 모씨만 애잔하게도 업무방해혐의로 형사처벌을 받아 철창신세를 지게됐다.

전남지사 경선도 4년 전과 비슷한 양상이다.
이낙연과 주승용 후보는 공교롭게도 광주일고 선후배 사이다.

이러한 고교 선후배 사이가 장흥대첩에서, 4년 전에 치러진 광주시장 경선처럼 박빙의 승부로 희비가 엇갈릴 경우 경선 뒤 끝 후유증이 도지지 말라는 법이 없다.

왜 그런지 세가지 관점에서 살펴보면 재미가 있을 듯 싶다.

첫째 유력 두 후보가 여론조사에서 오차범위 내에서 혼전에 혼전을 거듭하고 있는 양상이다.

무등일보와 광주CBS가 7일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7%포인트,리얼미터) 전남지사 지지도 조사에서는 주승용 후보(29.2%)와 이낙연 후보(27.9%)가 1.3% 포인트 차이로 초접전을 벌이고 있다. 이석형 후보는 11.5%로 집계됐다.

앞서 지난달 14일의 광주일보의 여론조사에서도 이낙연 후보 33.7%, 주승용 후보 32.4%로 나타나 1.4%의 근소한 차이가 났다.

둘째 배심원단원의 구성 방식과 확보에 있어 불공정 시비가 불거질 수 있다는 조짐이다.

두 후보가 여론조사에서 근소한 차이로 승패를 예측할 수 없는 상황에서 승부처는 장흥에서 갈라질 수 밖에 없다.
배심원단을 한 사람이라도 확보하는 후보가 고지를 선점할 수 있다.

그래서 경선에 참여할 991명의 배심원단 가운데 20~30%가 불참할 것으로 예상하고 최소 350표를 얻을 경우 당선이 유력할 것으로 보고있다.
혈연,지연,학연을 총 동원해서 배심원단 찾기에 혈안이 돼있다.

자칫 배심원단을 매수하거나 동원하는 과정에서 한 사람이라도 더 끌어 들여야 하는 급박함 때문에 금품 매수 등 무리수가 따를 수 있다는 지적이다.

물론 토론회도 변수로 작용하지만 이미 경선장인 장흥 실내체육관에 들어가기 전에 당락 후보가 누가 될 것인지 대체적으로 가닥이 추려진다.

4년 전 광주시장 경선에서 이용섭 의원이 중앙당의 지원 속에 배심원단을 더 많이 확보해 득표율에서 앞섰던 게 이를 증명해 주고 있다.

셋째로 경선 당일 ‘우선 당선되고 보자’는 식으로, 지금까지 밝혀지지 않는 새로운 폭로전이 돌발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대목이다.

전남지사 선거전은 앞서 밝힌 대로 온갖 네가티브 차원의 신상털이가 있었고 지난 7일의 TV토론회에서도 또 다른 의혹이 새롭게 제기됐다.

이제까지의 진흙탕 싸움의 불씨가 장흥대첩으로 이어지고 새로운 폭로가 주요변수로 작용할수 있다.

그렇게 되면 이미 당락이 결정된 상황에서 이를 되돌릴 시간적 여유가 없다는 점도 우려스런 대목이다.

검찰과 경찰 수사로 공이 넘어간 당비대납 의혹과 논문표절 의혹 및 괴메일 수사, 향응제공 등도 특정인이 지사로 당선된다 하더라도 여전히 불씨로 남아있다.

이번 전남지사 경선도 4년 전의 민주당 광주시장 선거를 반면교사로 삼아 후유증 없는 공정한 선거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광주뉴스통> www.gjnewsto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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