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뉴스통] 말도 많고 잡음도 많다. 새정치민주연합의 공천심사를 두고 한 말이다.

광주시당 공천관리위는 풀뿌리 민주주의 근간인 기초단체장과 광역·기초의원 경선후보를 최근 발표했다.

설마 ‘떨어지지 않겠지’ 내심 기대에 부풀었던 일부 예비후보들은 막상 뚜껑을 열어 본 결과 자신이 컷 오프(탈락)명단에 포함되자 아연실색했다.

그들은 즉각 이의를 제기하며 재심청구를 했다. 구청장 7명을 포함해 그 숫자가 자그만치 30여 명에 달하고 있다.

새 정치를 한다기에 선거판에 뛰어 들었던 정치신인들은 느닷없이 안철수와 김한길이 통합신당을 선언하자 출마를 접으려고 망설였다.

그래도 ‘구태정치는 사라졌겠지’하며 실낱같은 희망을 걸었건만 결과는 정반대였다.

그래서 이들은 반발했고, 재심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무소속으로라도 출마하겠다는 입장이다.

재심 청구는 공정성과 투명성이 담보되지 않은 것에 기반하고 있지만 그것만이 아니다.

그 속에는 국회의원들이 공심위원으로 들어가 그들의 입맛대로 솎아내고, 자르고, 재단한데 따른 실망감과 분노가 깃들어 있다.

탈락한 예비후보들이 내놓은 자료에는 이렇게 적혀있다.

“최초 보도 자료에는 컷오프 통과 명단에 포함시켜 놓고 이후 광주시당 홈페이지에는 명단이 빠져 있어 조작된 게 아니냐” “면접, 여론조사에 기초한 공정한 심사라기 보다는 국회의원의 잣대에 맞춰 발표 명단을 변경한 것 아니냐”고...

답을 내놓아야 할 광주시당의 답변은 그러나 딴판이었다.
“자료 정리과정에서 오자(誤字)가 나왔다”고 변명했다.

물론 공심위원들도 사람인지라 약간의 시행착오는 있겠지 자위하면서도 ‘공심위원에 국회의원들이 포함됐다’는 대목에 이르러서는 의구심이 들게 하고 있다.

공정한 게임과 심사를 위해서는 끼어들면 안된다는 지역민들의 아우성에도 불구하고 국회의원들은 ‘너희들은 짖어라,우리는 마이웨이로 갈길 간다’는 식이었다.

‘경선이 본선’이고, 당의 공천만 받으면 막대기만 꽂아도 당선이 된다는 광주에서 왜 이렇게 ‘공천 잡음’으로 몸살을 앓을까.

곱씹어 보니 이른바 ‘광주의 신5적’으로 불리는 현역 의원 5명의 행보와 무관치 않음을 깨닫게 된다.

그들이 안철수·김한길과 서로 짝짜꿍해서 ‘정치적 빅딜’을 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솔솔 제기되고 있다.

강기정,임내현,박혜자,김동철,장병완 현역 5명은 지난달 광주시의회에 독수리처럼 느닷없이 나타났다. 그리고는 새정치연합 윤장현 전 위원장을 공개적으로 지지한다고 선언한다.

시민들은 놀랐다.
광주시장 경선에 나섰던 강운태 시장과 이용섭 의원을 왕따 시켰다.
두사람은 어쩔 수 없이 당을 떠나 무소속 후보로 출마를 선언한 상태다.

이들 현역들이 정치선배는 물론 시민들을 안중에도 두지 않은 민낯을 과감하게 드러낸 배경에는 생각하는 각도에 따라 여러 요인이 있겠지만 당 지도부와의 은밀한 교감이 있었을 거라는 분석이다.

이름 하여 ‘치졸한 이중 잣대’가 발동한 것이다.

현역 5명은 안철수·김한길에게 귓속말로 이렇게 작당했을 게다.
‘우리가 똘똘 뭉치면 안되는 게 없다. 광주사람들은 봉이 아니냐. 새 정치라는 미명하에 중앙당에서 ’혁신공천‘한다고 하면 자존심도 없이 따라오니 ‘꿩 먹고 알 먹고’ ‘누이 좋고 매부 좋은’게 아니냐고...

정치적인 이해관계가 서로 맞아 떨어지자 현역의원들은 독수리 처럼 날아서 윤 전위원장을 공개적으로 엄호했다.
이에 안철수는 간보고 있다가 심야에 전략공천을 감행했다.

한 술 더떠 현역들은 ‘그래 공짜가 어디 있느냐’ ‘우리도 고생했으니 먹을 것 좀 달라’고 안철수에게 은근히 협박성 주문을 한다.

다시 말해 시민의 선택권을 우리가 도적질 할 테니 안철수 당신은 군말 없이 굿이나 보고 공천권만 주면 된다는 얘기다.

정치 일정상 시간도 촉박하고, 세월호 사건으로 민심이 이반되면서 새누리당과 박빙이 점쳐졌던 서울과 수도권 지역에서 선전하고 있다. ‘광주는 텃밭이니까 시민들을 설득하면 된다’고 배경음악까지 깔면서다.

이렇게 오만한 생각을 가진 현역 5명은 안철수의 암묵적인 동조 하에 공심위원으로 들어갔고 기초단체장과 광역·기초의원들을 상대로 자신들의 입맛에 맞는 후보자를 고르고 있다.
밀실에서 지분 나눠먹기로 공천장을 훔치고 있다는 얘기는 그래서 나온다.

따라서 이번 경선 후보로 나섰다가 컷 오프 당한 예비후보들과 강 시장, 이 의원은 ‘광주의 신5족’들이 자신의 공천권을 훔쳤다고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앞으로 몇일 있으면 새정치연합 후보로 본선에 진출할 광주지역 기초단체장과 광역·기초의원들이 판가름 난다.

매번 선거를 치를 때 마다 공천 잡음이 일었고, 그때마다 시민들은 ‘정치가 개판’이라고 떠들어댔다.

하지만 본질적으로 바뀐 게 없다. 위정자들의 책임이 크다.

역으로 시민 개개인의 각성이 깊이 오래가지 못한 탓도 있다. 악순환만 되풀이 되는 이러한 후유증도 시간이 흐르면 머지않아 잊어지게 될게다.

항상 현재형으로 시민의 선택권을 도적질하지 못하도록 두 눈 부릅뜨고 ‘광주의 신5적’을 지켜봐야 한다. 이건 시민들에게 남겨진 몫이다. <광주뉴스통>www. gjnewsto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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