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뉴스통]새정치민주연합 광주시장 선거 대진표가 서서히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섣부른 판단으로 결론부터 얘기하고 넘어가자.

강운태 광주시장은 경선에 참여하지 않고 부전승으로 올라가 본선에 진출하고, 이용섭 의원은 토너먼트로 경선에 참여해 윤장현 전 위원장과 맞붙게 될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강 시장과 이 의원의 정치적 성향과 새정치연합의 기류 등을 종합해 볼 때 그렇다는 얘기다.

우선 새정치연합의 기류를 보면
강 시장과 이 의원이 지난 30일까지 경선 룰을 확정해달라고 재촉했으나 중앙당은 느긋한 입장이다.

대답 없는 메아리에 공허함을 느낀 강 시장과 이 의원은 급기야 다음 날인 1일 공동결의문를 발표한다.
“중앙당이 전국에서 유일하게 광주에 대해서만 경선 방법과 일정을 확정하지 않고 시간만 질질 끌고 있다”
"특정후보에 대한 전략공천이 강행된다면 두 사람은 사랑하는 당을 잠시 떠나 오직 시민과 함께 맞서 싸우겠다.” 지극히 당연한 말이다. 그러면서 ‘만약’ ‘비상한 각오’란 단어에 방점을 찍고 있다.

광주가 어떤 곳인가.
만약 안철수가 자신이 미는 윤 전 위원장을 전략공천을 하게된다면 민주당 60년사에 두고두고 오점을 남기게 된다. 광주시민을 우습게 본 것이다. 핫바지로 여기고, 봉으로 취급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윤 전 위원장도 당락을 떠나 정치사에 우스운 사람으로 기록될 게 뻔하다. 이제는 시대가 바뀌어져 중앙당이 이래라 하면 ‘예’하고 과거처럼 그저 따라가는 光州, 줏대 없는 시민들이 아니지 않는가.

이러한 시대적 흐름을 모를 리 없는 안철수·김한길 공동대표가 무리수를 두어가며 전략공천을 하겠다는 발상 자체가 잘못됐다는 얘기다.
그래서 새정치연합은 전략공천 보다는 경선으로 갈 수 밖에 없다.

그렇다면 강 시장과 이 의원은 새정치연합이 경선 룰을 제시하고 일정을 잡는다면 여기에 참여할까.
궁금증만 더해간다.

실제로 이 의원은 1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해서 "경선 방식은 어느 것이든 수용하겠다. 세 후보 모두 경선을 원한다"며 "전략공천을 밀어붙이면 시민추대 후보로 강운태 시장과 단일화 할 것이다"고 밝혔다.
그리고는 "광주시장 자리는 나눠먹기 할 수 있는 가벼운 자리가 아니기에 원칙과 정도를 지켜달라"고 눈물로 호소한다고 강조했다.

같은 날 강 시장은 시청에서 직원 정례 조회를 통해 “전략공천과 무관하게 선거에 출마하겠다”고 말해 공식석상으로는 처음으로 시중에 나돌던 무소속 출마를 우회적으로 피력했다.

광주시장 선거는 그래서 ‘안갯속’이지만 강-이 두 후보의 메시지를 통해 대체적으로 가닥이 추려져 가고 있다.
하지만 각론에 들어가서는 새정치연합이 공론·여론 각각 50%가 아닌 ‘공론조사 배심원제 100%’로 갈 경우 강-이 두 후보의 수용여부가 관건이다.

경선 룰이 아직 결정되지 않았는데 쉽사리 얘기해도 되냐고 묻는다면...
현재 진행되고 있는 광주의 경선 구도가 기초단체장과 광역, 기초의원 경선을 공론조사 100% 방식으로 가고 있고, 시기의 촉박함을 감안할 때 광역단체장도 팩키지로 함께 갈 수밖에 없는 상황 때문이라고 응답하고 싶다.

이제 남은 것은 다름 아닌 강-이 두 후보가 '공론조사 배심원제 100%'를 받을 것인가, 말것인가의 문제로 귀결된다.
이 문제를 풀려면 두 후보의 정치적 성향을 얘기하지 않을 수 없다.

이 의원은 중앙당의 경선 룰을 일단 받아들일 것으로 보인다. 중앙당의 요구를 뿌리치자니 밉보일 것 같고, 그렇다고 탈당해서 무소속으로 출마하자니 그러한 싸움을 해본 경험이 없어 찜찜하기만 하다.

온실 속에서 화초처럼 자라온 이 의원,
참여정부 때 어느 누구보다 장관의 혜택을 누린 그는 초선으로 광산 을에 출마해서 경쟁자 없이 국회로 무혈입성을 했다. 두 번째 국회의원 선거에서도 마찬가지였다.

4년 전 민주당 광주시장 경선 때는 당시 당 지도부가 차려준 밥상에 숟가락 하나를 놓지못해 눈물을 삼켰다. 당 대표에 출마해서는 ‘당선 된다면’이라는 단서 하에 단일화 조건으로 지역구를 떠나 수도권으로 출마하겠다고 했다.
당시 강기정 의원과 단일화를 하면서 약속했던 사안도 무엇인지 모르지만 밝히지 않고있다.

공교롭게도 강 시장은 당시 김한길 대표를 지원사격 했고, 그래서 인지는 몰라도 이 의원은 또 다시 고배를 마셨다.
그러한 연장선상에서 이 의원과 강 시장 모두 공직을 거쳐 정치에 입문한 공통분모를 갖고 있지만 정치적 궤적은 다르다 할 수 있다.

강 시장은 공직을 거쳐 16대(2000년)와 18대 총선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해 두 차례나 남구에서 당선됐다. 4년 전 이 의원과 맞붙은 광주시장 경선에서도 당시 정세균 대표와 강기정 의원 등 당 지도부가 이 의원을 적극적으로 지원했음에도 불구하고 역적인 당선 축포를 터트렸다.

그러면서 그 때의 조직에다 4년 동안 현직 프리미엄을 최대한 활용해 조직을 다지고 다져왔다.
어찌보면 강 시장의 상대 파트너는 윤 전 위원장이라기 보다는 광주 현역의원 5명이 포진한 중앙당이라고 해야 옳을 듯 싶다.

따라서 강 시장으로서는 중앙당이 윤 전 위원장을 밀기위해 짜놓은 각본에 뛰어들어 창피를 당하기보다는 곧바로 본선인 6·4 지방선거에서 인물론으로 맞서는 게 낫다는 계산이다.
더욱이 공천과정에서 떨어진 기초단체장, 광역, 기초의원들도 이미 물밑접촉을 통해 하나 둘씩 끌어 당기고 있어 여차하면 무소속 연대를 형성할 태세다.

여기에다 시청 고위직을 상대로 "경선 파행이 될 경우 무소속으로 출마를 해야 하지 않겠느냐"며 평소와는 달리 다독거림으로 공을 들이고 있다.
특히 현재 자신의 스텐스를 정확하게 잡지 못한 채 망설이고 있는 이 의원이 만에 하나 무소속으로 출마하게 되면 강 시장 자신으로 단일화 될 거라고 굳게 믿고 있다.

따라서 강 시장이 경선에 임하지 않고 무소속으로 출마하게 된다면 곧바로 본선에 부전승으로 올라가게 된 셈이다. 반면 윤 전 위원장과 이 의원은 토너먼트를 치르게 된다.

결과적으로 광주시장 경선 대진표는 부전승으로 진출한 강 시장과 토너먼트를 거쳐 올라온 후보가 맞붙게 된다는 뜻이다.

강 시장은 현재 '우는 아이 뺨 한데 때려 달라'는 심정이다.
전략공천으로 뺨을 맞으면 더욱 좋고, 경선을 하더라도 자신의 요구대로 공정성이 담보되지 않으면 어쩔 수 없이 무소속으로 출마하겠다는 생각으로 군불을 때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중앙당이 빌미를 줄 리는 없다.
시민적 공분과 저항에 휩싸이게 되면 새정치도, 안철수도 정치적 생명이 끝나기 때문이다. 전운이 감돌고 있다.

광주시장 경선을 흥미롭게 바라보는 것도 이 때문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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