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뉴스통] 일요일이다. 광주시의회 기자실로 한 무리의 동량들이 출현했다. 평소 같으면 모이라 해도 모이질 않았던 국회의원 5명이 동시에 나타났다. 극히 이례적이다.
옛 민주당 소속 현역들이다.

그들의 이름을 강기정,김동철,박혜자,임내현,장병완이라 불렀다.
공교롭게도 박주선은 무소속이라 빠졌다. 이들로 부터 ‘은따’를 당했을 게다.

목적은 다름 아니다. 강운태 시장과 이용섭 의원이 맨날 서로 쌈박질 하니 그렇고 그래서, 비록 “명망과 경력은 화려하지 않지만 광주를 위해 일할 수 있는 능력과 의지를 가진 분을 적극적으로 밀겠다”는 것이다.

느닷없는 공개 지지선언의 배경은 이렇다.
윤장현 전 새정치연합 위원장을 광주정신에 맞는 새 인물로 선택해서 ‘박원순식 롤 모델’로 이미지 메이킹한 뒤 궁극적으로 호남이 정권교체의 진원지가 되자는 것이다.

그들의 꿈은 야무졌다.
하지만 민주주의 사회에서의 절차적 정당성을 무시하는 우를 범하고 말았다. 시민들의 선택권을 깡그리 도둑질했다는 얘기다.

그래서 이들을 ‘광주의 신5적’이라 부른다.

보다 거슬리는 것은 자신들이 어떤 사람이든 밀어주기만 하면 그까짓 광주시장 쯤이야 누가 나서든 따 놓은 당상이라는 오만함이 배어있는데 있다.

여기에 새정치를 고리로 한 정치적 이해관계도 엿보인다.
현역의원을 할 만큼 했으니 이젠 뉘가 나서 시장이라도 한번 해보고 싶었을 것이다. 그럴려면 자신의 공천권을 쥔 윗사람과 사전 교감을 했을 게다. 물론 당 지도부는 ‘아니라’고 손사래를 치고 있다.
하지만 이를 곧이곧대로 믿을 사람은 별로 없다.

그리고 자신들로서는 행정경험이 많고 선수가 높은 강 시장과 이 의원 보다는 정치경험이 일천한 윤 전 위원장이 다루기에 훨씬 더 만만하게 보였을 게다.
속내가 훤히 들여다보이는 셈법이다.

그러나 문제는 광주의 신5적들이 ‘전략공천’이라는 미명하에 덫을 놓았는데 여기에 걸려든 사람이 있다는 것이다. 윤 전 위원장이다. 숨 고를 사이도 없이 마치 이러한 기회가 다시는 오지 않을 것처럼 덥썩 받아들였다. ‘겸허히 받아들이겠다’ ‘중앙당의 경선룰을 수용하겠다’고 하면서...
너무나 정직했다.

평소 같았으면 윤 위원장은 ‘이 세상에 공짜가 어디 있느냐’ ‘제발로 우뚝 서겠다’고 한발 물러섰을 텐데...
그러면서 풋나기 정치인이지만 ‘중앙당에 확인 해보겠다’고 했어야 했는데...
아쉽기만 하다.

‘지분 나눠먹기’니 ‘낙하산 공천’이니 ‘이게 새정치’냐는 말이 그래서 나오고 있다.

윤 위원장의 착한 언행(? )은 이미 화살이 되어 시위를 떠났고, 선거정국이 요동치면서 그의 정치력과 리더쉽도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윤 전 위원장은 姜-李에 비해 인지도와 조직 면에서 약하다. 4년 임기동안 다져온 강 시장의 조직력과 이 의원 인지도를 따라 잡을 재간이 없다.

그렇다고 당 지도부가 차려준 밥상에 한없이 고마워하면서 마지막 방점으로 ‘전략공천’이라는 숟가락을 하나 더 놓아 달라고 보챌 수도 없는 처지에 있다.

상대 파트너인 姜-李는 물론이고 당 안팎으로부터 거센 후폭풍을 맞고 있기 때문이다.
공론조사로 하든, 여론조사로 하든, 어떤 경선 룰로 링위에 오르든 상대 파트너를 이기기엔 별다른 묘수가 보이지 않는다는 뜻이다.

그렇다고 시민사회단체들이 응집력 있게 밀어주기를 고대하기도 쉽지 않다. 말만 그렇지 광주시라는 기득권의 품안에서 허우적거리는 단체들이 부지기수다. 언론도 그리 협조적이지 않다.

당 지도부도 마찬가지다. 전략공천을 하자니 ‘민심’이 등을 돌릴 것 같고, 경선 룰대로 하자니 ‘표심’이 따라줄 것 같지 않아 선거판세가 녹록치만은 않다.

더욱이 정치 8단쯤 되는 姜-李는 '이게 새정치냐'고 중앙당을 압박해 들어가면서 '경선 보이콧'이라는 으름장을 놓고있기에 그렇다.

그렇다고 공개지지를 선언한 국회의원들 마저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는 상황에서 드러내놓고 도와 줄 수도 없게 됐다.
그야말로 진퇴양난에 빠져 든 형국이다.

그러나 보다 중요한 것은 윤 전 위원장이 경선에서 질 경우 당사자는 물론이고, 국회의원 5명은 ‘광주의 신5적’으로 몰릴 게 뻔하다. 그리되면 안철수의 정치생명도 끝장난다는 데 있다.

지역정가에서는 이번 지방선거에서 ‘윤장현이 이기면 안철수가 정권교체에 한 발 다가선다’는 논리가 통할지 초미의 관심사로 등장하고 있다.

광주지역 국회의원들이 윤장현에게 씌운 덫을 어떻게 풀어줄 지가 이번 지방선거의 관전포인트가 되고 있다. <광주뉴스통> www.gjnewstong.com =박병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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