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뉴스통] 광주지역 국회의원 5명이 윤장현 전 새정치연합 공동위원장을 지지한 배경에는 새정치를 바라는 시민들의 정서와 당 지도부와의 교감, 정치적 이해관계와 득실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광주시장 후보 경선 룰이 아직 정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공정경선을 관리해야 할 현역의원 5명이 특정 후보를 지지하고 나선 것도 극히 이례적이다.

그러나 광주시장 후보 경쟁자인 강운태 시장과 이용섭 의원이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는데다 당내·외 비판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아 앞으로 중앙당의 전략공천과 파워게임을 둘러싼 공방이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공개 선언 배경

광주 현역 5명(김동철,강기정, 장병완,박혜자,임내현)이 철저한 보안 속에 윤 위원장을 공개적으로 지지한 배경으로 통합과 광주정신에 부합한 인물이라는 점을 내세웠다. 비록 명망과 경력은 화려하지 않지만 지역을 위해 몸과 마음을 다바쳐 일할 능력과 의지를 가진 인물이라는 것이다.

어찌보면 공휴일의 깜짝선언이었다.
옛 민주당에서 선거 때가 되면 암묵적으로 지지를 보낸 것은 과는 달리 현역, 그것도 5명의 의원이 철저한 보완 속에 공개지지를 선언한 것은 사전에 서로 짜고 드러내놓고 봐주겠다는 것으로 분석된다.
지역정가는 온 종일 뒤숭숭한 분위기였다.

이들 현역들이 윤 위원장을 지지하겠다는 나서겠다고 마음을 먹은 시기는 지난달 초. 새정치 연합과 민주당과의 통합신당의 창당과 궤를 같이한다.

현역 5명은 지난달 21알 광주 모처에서 긴급회동을 가졌다. 강 시장과 이 의원의 경선 과정을 지켜보면서 정책선거보다는 네가티브 전략으로 흘러 과열양상을 보이자 이래서는 안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는 것이다.

통합신당이 창당됐지만 새정치 이슈는 사라지고 후보 간 세력다툼이 되면서 그냥 눈뜨고 바라볼 수 없었다는 얘기다. 강 시장 측은 대변인 명의로 낸 짤막한 한줄짜리 보도자료를 내 “개과천선을 하라”고 상대후보인 이 의원을 겨냥해 공분을 샀던 게 대표적인 사례다.

그래서 회동결과 내린 결론은 강 시장에게는 ‘명예로운 은퇴’를, 이 의원에게는 ‘중앙 정치에 전념해달라’고 요구키로 했다는 것이다.

다음 날 이들은 강시장과 이 의원을 차례로 만나 “지방선거에서 지지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전달했다고 한다. 이에 강 시장과 이 의원은 상당한 서운함을 표시했다는 후문이다.

물론 김한길 공동대표 등 당 지도부에는 윤 예비후보를 지지한다는 뜻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디.

이들 현역들이 서로 짜고 특정 후보를 밀어주게 된 데는 정치적 이해득실과 맞물려 있다.
현직 프리미엄을 갖고 있는 강 시장과 옛 민주당 대표 경선에 참여했던 두 후보가 광주시장으로 당선 될 경우 현역의원들로서는 부담스런 존재가 아닐 수 없다.

역으로 통합신당이 새정치 구현을 위해 출범한 만큼 윤 위원장을 공개적으로 지지하면 강-이 두 후보로서는 현역들을 감당해 낼 재간이 없다.

그래서 현역들이 당 지도부와의 교감 없이 특정 후보 지지 선언이 이뤄졌겠느냐는 논란이 일고 있다.

조직이나 인지도 면에서 뒤쳐져 어떤 경선 룰을 적용하든 강-이 두 후보를 이기기엔 버겁다는 상황 속에 전략공천 외에는 달리 방법이 없다는 데서다.
‘지분 나눠먹기’, ‘특정후보 배제’, ‘낙하산 공천’ 이란 말이 그래서 나온다.

⼞파장

당장 강운태 시장과 이용섭 의원은 전략공천을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경선 보이콧과 탈당, 무소속 출마라는 배수진까지 검토하고 있다.
강 시장은 반박 기자회견을 통해 “새 정치의 정신에 정면 역행하는 것이자 구정치로 회귀하는 것”이라고 강력 반발했다.
이 의원도 “새정치와 개혁공천을 빌미로 한 불공정한 담합정치며 시민의 선택권을 빼앗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최고위원인 박 의원과 광주시당위원장인 임 의원에 대해서는 당직 사퇴를 촉구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불참한 박주선 의원은 “특정인 지지는 부적절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공교롭게도 이날 전남을 방문한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도 “개혁공천은 전략공천이라는 이름의 찍어 내리기 공천, 낙하산 공천이 아니다”고 비판했다.

박지원 의원도 “공정한 경선을 위해 현역 국회의원들과 지도부 인사들의 지지 선언은 적절치 않다”며 비판적 입장을 보였다.
강-이 후보를 지지하는 캠프에서는 광주시당을 점거해 철회농성을 벌이려 하고 있으나 이에 맞서 시민사회단체들은 15일께 윤 전 위원장 지지를 잇따라 선언할 것으로 보여 파장이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광주발 개혁공천의 신호탄?

국회의원들의 공개선언은 광주라는 정치적 상징성, 안 대표의 개혁공천 방침과 맞물려 있다는 시각도 만만치 않다. .
현역의원들이 공개선언에서 밝혔듯이 “광주에서 시작된 거대한 새정치의 바람을 전국으로 확산시켜 반드시 지방선거 승리와 정권교체로 나가겠다”는 대목이다.

그동안 강 시장이 임기 4년 동안 6번이나 압수수색을 당해 광주시민으로서 얼굴을 들고 다닐 수 없을 정도로 창피스런 일이 벌어진 게 대표적인 사례다.

이에 맞서 리턴매치에 나선 이 의원도 정책대결 보다는 흠집내기에 나서면서 볼쌍사나운 꼴을 연출한 게 사실이다.

따라서 현역들의 공개선언의 단초를 제공한 것은 어찌 보면 강-두 후보 스스로 초래한 자업자득이라는 시각도 만만치 않다. 새정치는 새부대에 새인물을 담아야 한다는 것이다.

어찌됐든 새정치연합 광주시장 경선은 국회의원들의 공개지지로 조직과 여론에서 열세인 윤 위원장을 그동안의 2강 1약구도에서 3강의 대열로 끌어 올려놓은 셈이 됐다.

이러한 분석은 국회의원들이 전략공천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는 입장을 기초로 오는 4월23일 경선을 치러야 한다는 전제하에서다.

강-이 두 후보가 이번 공개지지를 강력하게 반발하고 나선 데는 전략공천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경계한데서다.
만일 전략공천 할 경우 두 후보가 경선 보이콧이나 탈당, 무소속으로 출마로 이어지더라도 당 지도부로서는 할 말이 없게 된다. 선거판은 극도로 혼란스러워 질 수 밖에 없다.

앞으로 광주시장 선거구도는 새정치냐, 구태정치냐를 둘러싸고 시민사회단체와 강-이 지지자들 사이에 치열한 공방전이 예상된다.

아무튼 윤 위원장의 리더십이 시험대에 올라있다. 광주를 지렛대로 새 정치의 바람이 지방선거의 승리를 싣고 정권교체로 이어질지는 국회의원들의 공개지지도 중요한 의미를 가지지만 유권자들의 전략적 선택이 큰 몫으로 남아있기 때문이다. <광주뉴스통> www.gjnewsto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