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지방선거를 앞두고 검찰이 공무원들의 관권선거 개입에 대한 집중단속에 나선 가운데 광주시 일부 공무원 및 공기업 · 유관 기관장들이 민주당 광주시장 경선 투표를 위해 당비를 내는 ‘진성(권리)당원’을 편법으로 모집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민주당 경선 룰(당원 여론조사 5 : 시민여론조사 5)이 진성당원을 많이 모집하는 후보에게 유리하도록 규정돼 있는데다 당원으로서 광주시장 경선투표에 참가할 자격을 얻기 위해서는 6개월간의 당비를 꼬박꼬박 내야하는 허점을 악용해, 4년 전 강운태 시장 캠프에서 일하다 시청 또는 광주시가 출자한 기관 및 단체에서 근무한 직원들을 대거 동원한 것으로 드러나 또 다시 관권선거 의혹이 드러나면서 적잖은 논란이 예상된다.

비단 강운태 광주시장 뿐만 아니라 유력 후보인 민주당 이용섭 의원 측에서도 진성당원을 편법으로 모집했다는 의혹이 함께 불거지면서 이번 신당 통합을 계기로 ‘민주당원 그들 만의 잔치’가 광주시민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가 이뤄지도록 제도적인 보완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강운태 광주시장의 최측근이 지난해 시청 고위간부로 재직할 당시 민주당 광주시장 후보 경선에 대비해 ‘권리당원’을 불법 모집한 사실이 드러났다.

3일 광주시 등에 따르면 광주시에 근무하는 A씨는 지난해 9월 이후 고교 동문을 포함 평소 잘 아는 사람을 상대로 “민주당 당원 가입 희망자들의 입당원서와 권리 당원용 당비납부 약정서를 받아 달라”고 요청했다.

A씨의 부탁을 받은 사람들은 최소 수십 명에서 많게는 수백 명의 입당원서를 민주당 광주시당에 접수한 뒤 진성당원과 일반당원을 구별해서 당원 명단을 따로 관리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광주시 일부 공무원 뿐만 아니라 강 시장으로 직· 간접으로 수혜를 받은 공기업 및 출연·출자기관 고위직 간부는 물론이고 일부 체육단체 등에 이르기까지 무차별적으로 이루어졌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광주시 산하 공기업의 고위간부 B씨도 비슷한 시기에 강 시장의 재선을 돕기 위해 자신의 고교 동문 및 관련업체 등을 상대로 은밀하게 진성당원을 대거 모집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B씨로부터 당비를 내는 당원 모집책 역할을 한 C씨는 “지난해 9월 이후 B씨의 고교 후배인 D씨로부터 당원을 모집해 달라는 부탁을 받고 나를 포함한 수십 명의 입당원서를 받아다 줬다”며 “입당원서를 써준 사람들은 지난해 12월4일 한 달에 1천 원씩, 6개월 동안 당비를 내야 경선 참가 자격이 있기 때문에 모두 휴대폰으로 당비를 납부하는 방식을 선택했고, 그래서 어쩔 수 없이 당비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D씨가 공명선거 정착을 위해 비자발적인 당원모집에 회의를 느끼고 있다는 대화 내용이 담긴 녹음파일과 함께 자신이 입당을 하도록 권유한 사람들의 이름과 핸드폰 번호 등이 담긴 입당원서 명부를 공개했다.

실제 녹음파일엔 일행 중 한 명이 “거기서(B씨) 당원 모집 역할을 많이 했다더만”이라고 말하자, D씨가 “거기 핵심이 나요”, “강 시장한테 가끔 전화 오더라”라고 말한 대목이 나온다.

B씨는 이와관련 “그런 사실이 없다”고 부인했다.

현행 공직선거법(53ㆍ60조)은 ‘지방자치단체가 설치한 지방공사와 지방공단의 상근 임직원의 경우 특정 후보자를 위한 당원 모집 등 선거운동을 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와 함께 강 시장과 함께 유력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이용섭 의원에게 줄을 선 일부 공무원들이 그를 돕기 위해 권리당원을 모집했다는 얘기도 나돌고 있다. 모 정당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8~9월쯤 시청과 모 구청의 일부 공무원들이 입당원서를 모아서 이 의원측에 건넸다는 이야기가 있다”고 전했다.

이처럼 민주당 광주시장 경선이 당비를 내는 진성당원을 확보하기 위해 일부 공무원 및 산하기관장들의 나선 것은 다름 아니다.

민주당 당헌ㆍ당규상 당비를 6개월 이상 납부한 진성당원에게만 후보 경선 참가와 함께 투표권을 부여하도록 돼있기 때문에 강 시장 측에서는 6·4 지방선거 6개월 전인 지난해 12월4일에 때맞춰 지난해 9월부터 무차별적으로 총 동원령을 내려 당원 확보에 나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실제로 민주당 광주시당에 따르면 “정확한 수치는 밝힐 수 없지만 진성당원 및 일반당원으로 등록한 사람은 현재 4만8,000여 명에 이르고 있고, 그 가운데 지난해 경우 12월4일자로 등록한 당원은 3만여 명에 이른다”고 말했다.
이어 “나머지 1만8,000여명은 대의원 및 그동안 꾸준하게 당비를 납부해 민주당 충성 당원들”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민주당은 광역단체장 후보에 대한 경선 룰로 ‘당원 50%(대의원 10%+진성(권리)당원 30%+일반당원 10%)와 시민 50%’를 합산해서 평균을 내는 방식‘을 당론으로 정한 후 최고위원회에 상정해 놓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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