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을 만 하면 4개월이 멀다하고’ 터지는 검찰의 압수수색에 광주시 직원들은 물론이고 시민들도 당혹감 속에 씁쓸해 하고 있다.

벌써 민선 5기 들어 자그만치 5번 째다.

특히 공명선거 훼손에 대한 공무원들의 선거 개입을 엄단하라는 정부의 지시가 내려진 뒤 끝에 첫 번째로 터진 이번 ‘관권선거 의혹’은 그 여느 때 보다 검찰의 강도 높은 수사가 예상되고 있다.

검찰은 선관위 자료와 압수한 컴퓨터 등 관련 자료에 대한 분석이 끝나는 이번 주부터 본격적인 수사에 들어갈 것으로 보여 청내 직원들은 “이번에도 애잔한 하위직 공무원들만 다치게 되나보다”며 우려 섞인 반응 속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강 시장은 지난해 세계수영선수권대회 정부 보증서 위조 사건이 막 터진 직후 가진 기자들과의 인터뷰에서 "직원의 실수다. (대회 유치엔) 법적으로 문제없다"고 해명한 바 있다.

# 강시장 재임 4개월에 한번 꼴로 압수수색 당해

광주시가 검찰의 압수수색을 당한 것은 강운태 시장 재임시 모두 다섯 번째다.

그러니까 2012년 4월 4일 광주시 개청 이래 최대 뇌물 커넥션으로 불리는 총인처리시설 입찰비리에서부터 지난 13일 광주시 공무원들의 관권선거 개입 의혹에 이르기까지 4개월 마다 한번 꼴로 검찰이 안방 드나들 듯 한 셈이다.

지난해 8월에는 세계수영선수권대회 정부 보증서 위조 사건으로 광주시민을 대표하는 강운태 시장 집무실이 개청 이래 처음으로 압수수색이 이뤄지는 수모를 당했다.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이지만 앞으로 6·4 지방선거에서 쟁점으로 부상할 광주시의 3D컨버팅(입체영상변환) 한미 합작사업 의혹도 2012년 11월 20일에 이뤄졌다.

강 시장과 직접 관련된 것은 아니지만 2012년 6월7일에는 박광태 전 광주시장의 재임시절 '상품권깡' 의혹과 관련해 광주시장 비서실과 총무과에 대한 압수수색이 이뤄졌다.

강 시장이 자랑스레 외치는 민주 인권 평화의 도시, 행복한 창조도시 광주의 이미지에 걸맞지 않다.

# 뉴미디어팀 대부분 강시장 캠프 출신

광주시 대변인실이 강 시장에게 우호적인 여론조사 결과와 공적을 인터넷 언론사에 은밀하게 제공해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수사 대상에 오른 것 자체가 개청 이래 첫 사례로 꼽힌다.
이미 예견됐다는 반응이다.

지난해 말 개방형 임용제로 광주시 대변인을 뽑은 데다 이번 사건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뉴미디어 팀은 대변인실과 별도의 층에 사무실이 위치해 청내 직원들로 부터 늘 관심의 대상이 돼왔다.

더군다나 구성원 대부분이 2010 지방선거 때 강 시장 캠프에서 일했던 사람들로 짜여있다.
그래서 업무 특성상 미디어 지원팀이라고 하지만 강 시장을 언론에 자주 노출시키면서, 이른바 지방선거에서의 재선용 SNS 시스템을 통해 후보자를 널리 알리는데 역점을 두고 일해 왔다고 볼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선거관리위원회가 대변실에 들이닥칠 때 이를 사전에 알고 출장을 갔던 직원을 제외한 사무실 내의 컴퓨터를 교체했느니, 일상적인 정기교체니 하는 따위의 논쟁은 그리 중요하지 않다.

# 선거법 교육, 직원 잘못으로 비쳐줘선 안돼

그보다도 중요한 것은 정부가 “올해 치러지는 지방선거에서 국가기관은 물론이고 공무원단체나 개별 공무원들이 선거 중립을 훼손하는 사례가 발생할 시 절대 용납하지 않고 엄단하겠다”고 한 대목이다.

급기야 강운태 광주시장도 11일 시 공무원의 선거법 위반 논란을 거론하면서 "아무리 사소한 일이라도 공직자가 선거법을 위반해서는 안 된다"며 "전 공무원에 대한 공직선거법 교육을 실시하라“고 지시했다.

이에 앞서 광주시는 행정소송에서 제2순환도로 1구간을 운영하는 민간 사업자에게 승소한 사실을 알리는 플래카드를 시내 구석구석까지 내걸어 광주시선관위에서 선거법 위반으로 경고조치를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광주시 한 공무원은 이와관련 "이번 사건에 연루된 뉴미디어 팀이 강 시장 선거 캠프 출신이고 그래서 시스템상 통제가 제대로 작동되지 않아 부끄러운 일이 일어난 것 같다“며 ”공직선거법 교육도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식’으로 마치 직원들이 잘못해서 교육을 받는 것처럼 외부에 비춰져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 시민단체, 정당 ‘강시장 사과하라’ ‘관언유착’ 성명

광주지역시민단체와 정치권도 우려를 표시하며 강 시장의 사과와 공무원들의 선거 중립을 요구하고 나섰다.

광주시민단체협의회는 14일 보도자료를 통해 "광주시 공무원들이 범죄 집단으로 비춰질까 우려스럽다"며 “시민에게 상처를 준 강 시장은 지방행정의 수장으로서 광주시청 5번째 압수수색에 대해 사과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안철수 신당 측인 새정치추진위원회 광주창당준비단도 논평을 통해 "강 시장의 재출마가 점쳐지는 상황에서 대변인실이 강 시장에게 유리한 자료를 언론사에 배포한 것은 명백한 관권선거이자 관언유착"이라고 비판했다.

# 검찰 수사 방향 및 의지

이제 관심의 초점은 선관위로부터 관권선거 의혹의 공을 넘겨받은 검찰이 과연 어디까지 메스를 들이댈 것인가에 대한 수사 방향 및 의지에 달려있다.

광주지검 공안부는 일단 지방선거가 일정대로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정치권과 여론의 불필요한 영향을 차단하기 위해 최대한 수사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하위직 공무원이 업무를 독단적으로 처리하기가 쉽지 않은 공무원 조직의 특성을 감안해 이번 사건의 핵심인 '윗선' 개입과 함께 배후 인물이 누구인가에 대한 조사가 중점적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특히 계약직 공무원 신분인 A씨 등이 강 시장에게 유리한 보도자료 등을 윗선의 보고나 배후인물의 지시 없이 임의로 작성해 인터넷 신문 기자들에게 배포했을리 만무하기 때문이다.

선관위 조사에 미리 대비해 담당 직원의 업무용 PC 교체에 대한 논란도 압수해간 컴퓨터 등 관련 자료에 대한 분석이 끝나는 이번 주부터 본격적인 조사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뉴미디어팀이 조직 내에서 은밀하게 강 시장의 선거캠프 역할을 수행했는지 여부도 쟁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각 포털사이트에 강 시장에게 불리한 기사가 뜨면 이번 사건처럼 이를 물타기 할 요량으로 보도자료를 인터넷 언론매체에 제공하고 기사화하도록 해 포털 상에서 해당 기사를 뒤로 밀어내는 소위 ‘언론통제’ 역할을 유도했는지 여부도 가려질 것이다.

광고비 지원 등 일부 인터넷 매체와의 유착 여부도 수사의 관건이 되고 있다.
<광주뉴스통> www.gjnewsto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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