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 선관위는 11일 ‘강운태 광주시장이 각종 여론조사 1위’라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인터넷 언론에 배포한 광주시 공무원 등을 차례로 불러 공직선거법 위반 여부에 대한 조사를 벌이고 있다.

공직선거법(86조)은 공무원이 정당 또는 후보자에 대한 선거권자의 지지도를 조사하거나 이를 발표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실제로 모 자치단체 대변인실 직원이 지역 언론사 기자들을 대상으로 "시장에게 유리한 여론조사 결과를 게재해주면 광고를 집행하겠다"는 취지의 발언이 문제가 돼 담당 직원이 형사처벌을 받은 사례가 있어 지역 정치인 및 선거캠프 관계자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특히 이 보도자료가 배포된 시점이 이용섭 의원의 광주시장 출마 기자회견을 한 5일에 맞춰 이뤄졌으며, 강 시장의 지지율이 1위로 발표된 언론사 3곳의 여론조사만을 골라 그것도 뒤늦게 뿌린 것으로 밝혀지면서 강 시장의 도덕성에 대한 논란도 함께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앞서 광주시 대변인실은 지난달 19일에도 한 통신사가 보도한 ‘이용섭, 광주 지방언론·시민단체 혹평 발언 논란’이란 제목의 기사 내용을 베껴 인터넷 언론들에 배포했다.

공무원들의 관권 개입 의혹이 일파만파로 번지자 급기야 강 시장은 이날 “6·4지방선거와 관련해 전 공직자는 엄정중립을 지켜야 한다”고 지시했다.

강 시장은 특별지시를 통해 “아무리 사소한 일이라도 공직자가 선거법을 위반해서는 안된다”며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공직선거법에 대한 교육을 통해 전 공직자가 엄정중립을 지켜 선거법 위반 의혹을 받는 일이 추호도 없도록 하라”고 말했다.

강 시장과 경쟁자인 이용섭 의원 측은 논평을 내고 “광주에서 관권선거라니 부끄럽기 그지없다”고 비판했다.

이 의원 측은 이날 낸 논평에서 “광주시가 강운태 시장에 유리한 여론조사 결과만을 간추려 ‘강 시장이 각종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듯 한 내용의 보도자료를 이용섭 의원 출마기자회견 직후 인터넷 언론매체에 뿌린 것은 누가 보더라도 민심을 조작하고 여론을 왜곡하겠다는 명백한 의도가 담긴 것으로 보인다”고 비판했다.

또 “뿐만 아니라 지난 설 직후에 광주시가 광주시 전역에 ‘제2순환도로 승소 환영’이라는 현수막을 대대적으로 내건 것도 자신의 업적을 과대포장해 선거를 유리한 국면으로 이끌겠다는 속셈이 엿보이는 행위”라면서 “결국 현수막 게시를 유관단체에 지시한 광주시 공무원이 선관위로부터 경고처분을 받았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 측은 “이같은 사례들은 정의의 도시, 광주와는 도무지 어울리지 않는 부끄러운 자화상”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무엇보다 지난 대선 때 국정원 등 국가기관의 선거 개입으로 인한 국론 분열과 민주주의 후퇴를 경험하고 있는 국민이 정의의 도시 광주에서, 관권선거로 인해 공정하게 치러져야 할 선거가 초반부터 혼탁해지는 것을 극히 우려스런 눈으로 지켜보고 있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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