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후보 등록과 함께 광주시장 선거판이 경쟁 후보간 상호 비방전으로 치달아 벌써부터 과열·혼탁조짐이 나타나고 강운태 시장을 위한 공무원들의 개입이 사실로 드러나면서 관권선거 논란에 휩싸이고 있다.

그동안 말로만 듣던 강 시장의 치적홍보 및 공무원들의 조직적인 사전선거운동이 선거관리위원회 조사과정에서 하나씩 벗겨질 경우 공무원 스스로가 공명선거 분위기를 해치고 있다는 비난과 함께 현재 백중지세인 정치판도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광주시선관위는 7일 오후 공무원들이 강 시장의 치적홍보와 함께 여론조사 내용이 담긴 보도자료를 몇 차례에 걸쳐 발송한 광주시청 뉴미디어팀 사무실을 방문, 컴퓨터에 내장된 관련 자료를 제출 받아 조사하고 있다.

이에따라 선관위는 뉴미디어 팀 관련 공무원을 불러들여 ‘공무원이 정당 또는 후보자에 대한 선거권자의 지지도를 조사하거나 이를 발표하는 행위를 금지’한 공직선거법 재86조에 대한 위반여부를 조사할 방침이다.

10일 선관위 등에 따르면 광주시 뉴미디어 팀은 지난 5일 '강운태 시장, 각종 여론조사서 후보 적합도 1위'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7개 언론사에 대변인 실 명의로 전송했다.

A4용지 4장짜리 분량인 보도자료에는 올 들어 언론사들이 발표한 여론조사 가운데 유독 강운태 시장이 당내 경쟁자인 이용섭 의원보다 지지율을 앞선 것으로 조사된 방송과 신문사 3곳의 내용이 세세하게 담겨져 있다.

뉴미디어 팀은 여론조사 내용을 한건씩을 정리하면서 ‘광주시장 후보 적합도’에서 강시장의 지지율이 앞선 이유로 민선 5기 치적을 홍보하는 내용을 덧붙였다.
에컨대 1월 일자 보도된 모 신문의 여론조사를 소개한 뒤 지지율이 높은 것은 강 시장의 업적이라 할 수 있는 △ △ △ △ △ △ △ △

특히 이 보도자료는 이용섭 의원의 광주시장 출마 기자회견을 한 5일에 때 맞춰 광주시정에 우호적인 언론사에 뿌려진 것으로 밝혀지면서 강시장의 도덕성에 대한 논란이 예상된다.

설상가상으로 일부 언론은 이 자료를 거의 베끼다 시피해서 그대로 옮겨 보도했고, 해당 기사는 각 포털 사이트에 제공됐다.
이에 앞선 지난달 19일에도 뉴미디어 팀은 한 통신사가 '이용섭, 광주 지방언론ㆍ시민단체 혹평 발언 논란'이란 제목으로 보도한 기사 내용을 복사한 뒤 그대로 똑 같은 방법으로 보냈다.

이 보도자료에는 민주당 내 광주시장 후보 경쟁자로 거론되던 이 의원이 전남대 경영대 동창회 신년하례식에서 "서울에는 조중동이 있으면 한겨레, 경향신문이라도 있는데 광주에는 조중동(처럼 지방권력에 우호적인 언론사) 밖에 없다"며 "(언론이) 여론조사(결과)가 나와도 (그 결과를 지면에) 싣지 못하는 지자체는 광주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발언은 지난해 7월 광주지역 모 언론사가 실시한 ‘광주시장 후보 적합도’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자신(19.4%)이 강운태(19.2%) 시장을 앞섰는데도 지지율과 순위를 보도하지 않은 채 ''강운태 vs 이용섭 양강'이라고만 보도한 사례를 겨냥한 듯 "그러나 권력을 견제하는 대표적 기구인 언론은 견제를 못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두 건의 자료는 대변인실에서 인터넷 언론 지원 업무를 맡은 뉴미디어팀이 광주시정에 우호적인 기자들에게 이메일로 보낸 뒤 포털에 경쟁적으로 띄워졌다.

특히 뉴미디어 팀 일부 직원은 ‘강 시장이 자신에게 유리하거나 치적용 홍보기사가 포털에 뜨면 흡족해 한다’는 점을 알고 그동안 몇몇 광주시정에 우호적인 인터넷 매체에 보도자료를 제공해왔다.

그러면서 해당 기사가 각종 포털에 뜨면 이를 집중 검색토록 하는 방법으로 좋은 기사는 노출 순위를 끌어 올리고 광주시정을 비판한 기사는 밀어내는 방법을 써왔다는 게 언론종사자들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광주시 화정동에 사는 이모(58)씨는 “광주시가 대변인실이 변칙과 편법을 동원해 특히 광주시정에 우호적인 몇몇 언론을 통해 시정여론을 좌지우지 해오고 있다는 말을 간헐적으로 들어왔다”며 “공직선거법 위반 여부를 떠나 이러한 사실이 속살처럼 드러날 경우 관권을 동원한 여론조작이라는 비난과 함께 강 시장의 홍보용 치적은 퇴색 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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