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의 발병 원인이 전북 고창 인근 동림저수지의 가창오리떼로 밝혀졌다.

철새떼의 이동경로에 따라 전국 어디에서나 고병원성 AI 발생이 가능해짐에 띠라 전국 자치단체들이 방역에 초비상 상태다. 특히 철새도래지 중에는 순천만,고천암 등 전남 지역이 6곳으로 충남과 함께 가장 많고 인근에 순천, 목포 등이 위치해 있어 지자체는 물론 주민들도 긴장하고 있다.

◆전남 지역 6곳 최다

철새가 고병원성 AI의 발병원으로 밝혀지면서 전국 주요 철새도래지 방역이 AI 확산 방지의 핵심 지역으로 떠올랐다.

▲ 전국 주요 철새 도래지

21일 농림축산식품부 등에 따르면 전국의 주요 철새도래지는 14개 시ㆍ도에 모두 37곳이 있다. 철새도래지가 가장 많은 곳은 전남과 충남으로 무려 6곳이나 된다. 전남에는 해남 고천암, 주암댐, 순천만, 영산강, 영암호, 대동저수지가 이에 해당된다. 충남에는 금강하구, 천수만, 풍서천, 병천천, 곡교천, 예산 충의대교 가 있다. AI 발병지인 전북에는 금강 하구둑, 만경강, 동림저수지 등 3곳이, 경남에는 주남저수지, 창녕우포, 양산발생지, 장척저수지 등 4곳이 철새도래지다.

이번에 AI가 발생한 가창오리의 비행경로는 지난해 11월 20여만마리가 전남 영암호에 들어왔으며 12월부터 동림저수지와 금강호에 머무르고 있다. 전문가들은 동림저수지의 가창오리들이 다음달 말까지 동림저수지와 금강호에 머물다 북상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가창오리에 GPS 부착...수렵금지도

철새가 AI의 감염원으로 밝혀짐에 따라 철새의 이동경로에 있는 모든 지역이 감염 위험 지역이 될 가능성이 커졌다. 철새는 이리저리 날아다니며 아무 곳에나 분비물을 떨어뜨려 농장에 있는 닭과 오리를 전염시키기 때문에 인위적으로 이를 막기에는 한계가 있다. 결국 철새의 이동에 따라 AI가 전국으로 확산할 위험이 커진 상황이다.

이에 농식품부는 전국 철새 도래지 37곳과 주변 농가를 대상으로 예찰과 방역활동을 강화하도록 전국 지자체 등에 가창오리의 정확한 이동 경로를 파악하기 위해 가창오리에 위성추적장치(GPS)를 부착키로 했다. 철새도래지가 밀집한 전남북·경남의 수렵장 10곳은 당분간 운영을 중단하며 철새 등 야생동물에게 먹이를 주는 행사를 금지키로 했다.

◆2008년 악몽 재현되나 촉각

전남지역도 결코 안전지대라고 말할 수 없다. 지난해 12월 영암호에서 발견된 가창오리의 것으로 분변에서 저병원성 AI가 검출됐고, 지난 2011년 해남과 보성 등지에서 겨울을 나던 철새에게서 AI가 검출되기도 했기 때문이다.

또 과거 발생한 AI 중 가장 큰 피해를 낸 2008년 AI는 봄철에 발생했는데, 철새가 북상하면서 AI 바이러스를 퍼뜨린 것으로 밝혀져 방역 당국이 더욱 고심하고 있다. 최악의 경우 지난 2008년처럼 AI 피해 기간이 길어지고, 광범위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 국내 철새도래지로 유명한 순천만에 대한 긴급 방역대책을 논의하고 있는 순천시와 전남 방역본부 관계자들 / <순천시 제공>

이에따라 국내 최대 철새도래지 순천만을 두고 있는 전남 순천시가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선제적 방역에 총력전을 펴고 있다.

조충훈 순천시장은 20일 청내에서 축협, 전라남도방역본부, 관계부서가 참여하는 관계기관 회의를 열어 순천만과 인근 지역에 대한 특별 방역에 나섰다.

한편 국내 최대 철새 도래지 순천만을 찾은 관광객 수도 AI 발병원이 철새로 알려지면서 20일 4시 현재 5100명으로, 전날보다 30% 가량 줄어들었다. <광주뉴스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