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신당, 지방선거 이전 창당 포기?
윤여준 "3월까지 창당할 수 있을지 자신없어"
인재영입 난항… 선거 후 대안세력 노림수도
입력시간 : 2014. 01.10. 00:00

윤장현 새정치추진위원회 공동위원장을 지지하는 모임인 '광주를 묻고 찾는 사람들'이 9일 광주 동구 YMCA에서 난장토론을 열고 각계각층 시민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배현태 기자 htbae@jnilbo

무소속 안철수 의원측이 6ㆍ4지방선거를 앞두고 창당 작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인재영입 등으로 난항을 겪으면서 지방선거 이전 창당은 포기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안 의원은 그 동안 수 차례에 걸쳐 "지방선거에 적극 참여하겠다"는 뜻을 공개적으로 밝히면서 6월 지방선거 전 신당 창당에 대한 의지를 내비쳐왔다.

최근에는 여당 텃밭인 대구와 친노 진영의 심장부인 봉하마을을 찾아 지역주의 타파와 지지를 호소하는가 하면, 지난 8일 대구 중구 미도빌딩 5층 위드카페에서 열린 '새정치추진위원회'(새정추) 대구ㆍ경북 시민설명회에서는 "지방선거에 참여할 대구시장 후보와 경남도지사 후보를 찾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지방선거 이전 신당 창당을 위해 전국적으로 인재 영입에도 적극 나서겠다며 '새정추'를 통한 개문발차에 들어갔다.

하지만 최근 들어 새정추 내부에서 신당이 계획대로 창당되기 힘들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윤여준 의장은 9일 신당창당 시기와 관련, "3월안에 당을 만들 수 있을지는 자신이 없다"고 말했다.

윤장현 공동위원장도 "6월 지방선거를 신당을 창당해 치를지 창당준비위원회로 치를지 논의 중"이라며 종전의 신당 창당 입장에서 한 발 물러섰다.

이 들의 발언은 경우에 따라 신당 측 인사들이 '새정추'나 '창당준비위' 간판으로 6월 지방선거에 참여할 수도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럴 경우 안철수 신당 측 인사들은 전국 선거구 단위에서 일률적인 기호를 배정받지 못하게 된다.

여의도 정가에서는 안 의원이 정당을 창당하면 지방선거에서 무조건 후보를 내야 하는데 신당에 그만한 경쟁력을 갖춘 인사가 없는 현실적 어려움이 반영됐다는 시각이 나오고 있다. 서울과 경기, 인천 등 민주당이 우세를 보이고 있는 수도권 지역에서도 무조건 광역자치단체 후보를 내야만 하는데 이들과 경쟁할 만한 인사가 아직까지는 없다는 얘기다. 따라서 신당 창당을 미루고 대신 안철수 이름으로 호남 등 승산이 있는 지역에서만 선택적으로 후보를 내는 방안을 고려할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기초선거 정당공천 폐지도 신당 창당 시기를 늦추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기초단체장 등의 정당 공천이 배제된 상황에서 굳이 신당 창당을 서두를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윤 의장도 "최악의 경우 (6월 지방선거 전 신당창당을 하지 못할 가능성도) 각오해야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이 6월 지방선거에서 대패하면, 이후에 창당을 공식화해 야당의 대안 세력으로 부상하겠다는 설도 있다. 하지만 선거에서 패배한 주요 원인으로 '야권 분열'이 제기되면 '대안세력' 주장은 힘을 얻기 어려워 보인다. 무리하게 신당 후보를 냈다가 민주당 후보와 2등이나 3등을 하고, 새누리당 후보가 어부지리로 1위를 하면 '야권분열'이라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이란 지적이다.

새정추 한 관계자는 "최대한 신속하게 창당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도 "너무 부실한 상황이면 창당을 못하는 것 아니겠느냐. 약속을 못 지키게 된다. 새정치의 문법은 약속을 한번 뱉은 것은 지키자는 것인데 그래서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고 곤혹스러워 했다.

서울=김선욱 기자 swkim@j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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