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가 전국 각지에서 사회간접자본(SOC)시설을 운영하는 대형 민간투자업체를 상대로 한 항소심에서 이겼다.

광주고법 행정1부(부장판사 장병우)는 9일 오전 광주순환도로투자(주)가 광주시를 상대로 낸 원상회복을 위한 감독명령 취소 소송 항소심에서 광주시의 일부 승소 판결을 했다.

재판부는 쟁점이 된 두 가지 감독명령 가운데 “자본구조 원상회복 명령은 민간투자사업 시행자에 의한 자발적인 자본상태 개선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도로의 정상적인 운영을 위해 불가피한 것으로 적법하다”고 판시했다.

하지만 "이익귀속 명령은 상대방이 특정되지 않았고 귀속될 금액의 산정과 그 방법 등을 임의적으로 파악할 수 없어 이행의 실현을 기대하기 어렵다"며 위법하다고 재판부는 판결했다.

재판부는 “광주 순환도로투자는 자기자본 비율을 28.7%에서 현재 6.94%까지 낮추면서 완전자본 잠식 상태에 빠졌다”며 "민간투자사업 시행자(광주 순환도로)는 민간투자시설 사업 기본계획, 실시계획, 실시협약에 따라 건설·운영기간에 자기자본비율을 똑같이 유지할 의무가 있는데도 자의적으로 자기자본비율을 낮췄다"고 판단했다.

광주순환도로투자는 지난 2003년 자기자본 비율을 29.91%에서 6.93%로 줄이고 2004년에는 타인 자본 중 앞순위 차입금 1420억원에 대한 이자율을 7.25%에서 10%로 높혔다.

이번 판결로 대규모 SOC에 대한 민간 투자자와의 소송에서 자치단체가 승소한 사실상의 첫 사례로 남게 됐다.

광주순환도로투자는 광주 제2순환도로 1구간(두암IC∼지원IC 5.67㎞)을 운영하는 대형 민간 투자업체로,전국 12개의 SOC를 운영하고 있는 ‘맥쿼리 한국 인프라 투융자’가 100% 출자한 법인이다. 제2순환도로 1구간은 민간투자자 대우건설 컨소시엄이 1997~2000년 2천948억원(민자 1천816억원, 시비 1천132억원)을 들여 완공됐다.

한편 광주시는 수요 예측을 잘못해 통행량 미달, 추가 이자 부담 등에 따른 일부 적자를 예산으로 지원해온 결과 2001년 개통 이후 2012년까지 1천190억원에 달해 '돈 먹는 하마도로' 라는 시민여론이 높아지자 광주순환도로투자를 상대로 2011년 10월 자본구조를 2000년 12월 실시협약 당시 상태로 복구시키도록 감독명령을 내렸다.

그러나 광주순환도로투자가 이에 불복해 행정심판을 청구했다가 중앙행정심판위원회에서 기각되자 행정소송으로 이어졌다.

맥쿼리가 투자해 운영되고 있는 SOC로는 인천공항 고속도로, 부산 백양터널, 창원 마창대교 등 14곳에 산재하고 있으나 해당 자치단체와 재정보전금 등을 놓고 마찰을 빚고 있어 지자체들의 소송도 잇따를 것으로 보인다.

광주순환도로투자측은 이와관련, "대법원에 상고하겠다"며 "대법원 재판결과에서도 패소하면 자본구조를 원상회복하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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