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박지원(72) 의원이 안철수 신당 바람을 거론하면서 자신에 대한 전남지사 차출 여론이 있다고 주장해 지역정가가 술렁이고 있다.

박 의원은 2일 본보와의 통화에서 "현재까지 (전남지사에) 출마할 뜻은 없다"고 부인했지만 "호남에서 안풍(안철수 바람)이 거세지고 있는 만큼 지방선거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당내에서 전남지사 차출설이 솔솔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박의원은 이어 "호남은 알다시피 민주당의 텃밭이다. 그런데 호남권에서 유독 안철수 바람이 거세다. 김대중 대통령의 유지를 받들어 호남을 사수해야 한다는 마음을 갖고 있다"며 " 민주당이 호남에서 광역단체장 선거를 놓쳐선 안 된다. 이런 연장선상에서 전북은 정동영 상임고문, 전남은 박지원, 그리고 광주는 강운태 시장과 이용섭 의원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의원은 "전남지사 선거에 당내 중진 국회의원 3명이 선거활동을 하고 있다"며 "현재까진 출마할 명분이 없다. 주위에서 차출론이 나온다는 이야기지, (직접) 차출론을 이야기한 것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최근 여론조사를 보면 도서벽지를 제외하고 광주에 이어 전남에서도 '안철수 신당'이 민주당을 상당한 차이로 앞서는 것으로 보도되고 있는 만큼 박 의원의 이같은 발언은 전남도지사 출마 의사를 우회적으로 밝힌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박 의원은 KBS가 지난달 26일부터 29일까지 전남 유권자 500명을 대상으로 유선전화 RDD 방식으로 실시한 민주당 전남지사 후보 여론조사에서 27.8%를 얻어 주승용 의원(23.9%)과 이낙연 의원(17.1%)을 앞섰다.

하지만 민주당 전남지사 경선후보로 표밭갈이에 나섰던 이낙연, 주승용 의원 측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면서 박의원의 차출론에 동의하지 않고있다. 박 의원이 안철수 신당을 명분삼아 지방선거 출마를 위한 사전정지작업에 나서고 있다고 반박했다.

박 의원 계보인 김영록 의원도 "당에서 본인을 필요로 한다는 얘기이지, 출마한다는 것과는 다르다"고 말했다.

한편 박 의원은 저축은행 2곳에서 금품을 수수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가 지난해 12월 무죄를 선고 받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