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남구는 최영호 청장이 연임을 향해 잰걸음에 들어간 사이 이에 맞설 경쟁자들도 레이스에 뛰어들고 있다. 최영호 청장은 지역구 국회의원인 장병완 의원을 포함한 지역 오피니언 리더들을 적극적으로 만나면서 조직 강화를 꾀하고 있다.

최영호(49) 청장이 현직 프리미엄 등을 내세워 앞서고 있는 가운데 2010년 6ㆍ2 지방선거에서 패배한 입지자들이 재도전에 나서고 있다. 3선 남구의원을 지낸 김만곤(56) 세무사가 가장 먼저 선전포고를 하며 추격에 나섰다. 박용권(63) 전 남구청장, 나종천(70) 광주시의회 부의장, 이철원(55) 변호사 역시 선거전에 가세했다. 40대 청장에 맞서 50~70대 장년층이 도전장을 내민 모양새다.

여기에 '안철수 세력'에서 어떤 인물을 내세우느냐가 변수다. 인물난을 겪고 있는 안철수 진영은 이렇다할 후보군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현재 민주당 인사들이 안철수 진영 쪽으로 움직일 것이란 관측이 조심스럽게 제시되고 있다. 광주시의회 서정성(42) 의원의 출마설이 대표적이다. 여기에 박용권 전 남구청장, 이철원 변호사는 현재 민주당 소속이지만 안철수 진영으로의 출마도 저울질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영호 청장 연임 도전

보성출신으로 전남대 무역학과를 졸업한 최영호 청장은 전두환 군사정권 시절이었던 1986년 호남학생 반독재 민주화투쟁 연합의장으로 광주전남 민주화투쟁에 참여한 학생운동권 출신이다. 남구의회 의원, 시민단체인 참여자치21 의원포럼 대표, 광주시의원 등을 역임한 뒤, 강운태 국회의원 보좌관을 거쳐 2010년부터 남구청장직을 수행하고 있다.

최 청장은 재임시절 남구의 18년 숙원이었던 청사 이전 문제를 해결했다. 다목적체육관, 푸른길 도서관, 남구 도서관, 구립 장애인 복지관, 세계대회 규모의 국제테니스장 조성 등 주민편의시설과 대형인프라도 확충했다.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가 주관한 공약이행 평가에서 전국에서 처음으로 4년 연속 최우수상을 수상해 신뢰받는 행정을 펼쳤다는 평가를 받았다.

최영호 청장은 지난 2010년 6ㆍ2 지방선거에서 광주시ㆍ구의원과 강운태 의원 보좌관 경력을 통한 구정과 시정, 국정 경험은 물론 강운태 시장과의 긴밀한 관계를 강점으로 내세우며 표심을 사로잡았다. 당시 강운태 시장 후보는 자신의 정치적 고향이나 다름없는 남구에서 최영호 후보와 함께 선거운동에 나서며 최 청장에게 힘을 실어줬다.

최 청장은 '리틀 강운태'를 표방하며 강 시장의 지지기반으로 당선됐지만 일부에서는 최 청장이 자신만의 색깔을 드러내지 못한 채 '강운태 아바타'에 그쳤다는 비판도 있다. 남구청사 이전 과정에서 자산관리공사와의 계약 조건, 대규모 점포 임대를 위한 조례 개정 추진 등이 잡음을 일으킨 것도 최 청장의 행정력에 금이 가게 만들었다는 평가다.

●50~70대 장년들 젊은 피에 도전장

남구 대촌 출신인 김만곤 세무사는 1999년 보궐선거에서 구의원으로 정계에 입문한 뒤 3선 구의원을 지냈다. 지난 2010년 지방선거에서 민주당 광주시의원 남구 2선거구 후보로 확정됐으나, 2008년 시의원 보궐선거 과정에서 통합민주당을 탈당한 후 복당하지 않은 채 비당원으로 활동한 점이 문제가 돼 당선 무효 처분을 받으며 좌절을 맛보기도 했다.

지난해 총선 당시 지역구 국회의원인 장병완 특별보좌역을 맡기도 한 김 세무사는 구정활동을 펼쳤던 백운ㆍ월산ㆍ사직과 고향인 대촌동을 중심으로 '토박이론'을 앞세워 표밭갈이에 나서고 있다.

김 세무사는 구의원 시절 백운 휴먼시아 건립에 전력투구하는 등 주거환경개선에 기여했다고 자평한다. 그는 5개 자치구 중 재정자립도 최하위인 남구에서 10여년간의 의정활동과 27년간 세무사로 일한 경력을 살려 '실용 정치'를 구현하겠다는 복안이다.

박용권 전 남구청장은 타올 전문제조업체인 오성타올을 건립, 경영인의 길을 걸어왔다. 1995년 광주시의원에 당선되면서 정계에 입문, 민선 2기 새정치국민회의 후보로 남구청장에 출마해 당선됐다. 당선의 기쁨도 잠시, 박 전 청장은 이듬해 화신상호신용금고 불법 대출 혐의로 수감, 청장직을 사퇴했다. 박 전 청장은 최근 지역내에서 활발한 봉사활동을 펼치며 정치적 재기를 준비하고 있다. 옛 민주계로 분류되는 그는 안철수 진영으로의 합류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나종천 광주시의회 부의장도 출마를 저울질 하고 있다. 나 부의장은 남구의회 2ㆍ3대, 광주시의회 4ㆍ5ㆍ6대 의원으로 구의회 의장과 시의회 부의장을 역임했다. 오랜 의정생활로 지역 현안에 밝은 것은 강점이지만 내년 지방선거에 나설 경우 71세의 고령이라는 것이 약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철원 변호사는 지난 2006년 지방선거에서 열린우리당과 경합을 벌이던 민주당의 전략공천으로 북구 5선거구에 출마, 광주시의원에 당선됐다. 이후 이 변호사는 수 십년을 생활해온 남구로 방향을 바꿔 남구청장 선거에 도전을 준비하고 있다.

안철수 진영에서는 뚜렷한 입지자를 내세우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유일하게 거론되는 입지자가 서정성 광주시의원이다.

서 의원은 18대 총선 당시 민주당 남구 공천경쟁에서 탈락한 후 지난 2010년 김만곤 세무사의 당적문제로 경선무효 처리된 남구 2선거구 광역의원 민주당 후보에 전략공천돼 당선됐다. 서 의원은 빛고을문학관 부지 선정 의혹을 제기, 부지 선정을 전면 재검토하도록 만드는데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광주시 조례 사후입법평가 조례'를 발의, 한양대 지방자치연구소로부터 '이달의 모범조례'에 선정되는 등 적극적인 의정활동을 펼쳐왔다는 평가 받고 있다.

●지역내 불균형ㆍ그린벨트… 누가 선점할까

지역내 소득 격차가 상대적으로 큰 남구는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지역 간 불균형 해소 △그린벨트 해제 △새로운 먹을거리 제시가 현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최 청장은 권역별 장점과 특성을 살려 지역 발전 토대를 만드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 양림ㆍ봉선ㆍ방림권역에는 한옥마을을 조성하고, 사직동 및 월산동 권역은 개발사업을 통해 주거환경을 개선할 계획이다. 효덕동 및 송암권역에는 송암디지털문화콘텐츠 산업클러스터를 조성해 첨단 고부가가치산업의 전진기지로 육성한다.

김만곤 세무사는 구도심권 활성화를 위해 주택재개발사업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김 세무사는 "월산ㆍ사직ㆍ방림ㆍ백운동 등 지역은 노후불량주택 밀집지다. 하지만 LH의 막대한 부채와 주택 건설경기 침체에 따른 건설회사의 수익성 악화로 재개발 사업이 멈춘지 오래다"며 "도시재생활성화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이 올해 초 국회를 통과해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로부터 재개발ㆍ재건축에 따른 예산을 지원받을 수 있게 됐다. 도시재생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구도심 주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고 동별 균형발전을 이루겠다"고 말했다.

남구 발전의 최대 걸림돌인 개발제한구역에 대해서도 입지자들은 해제로 입을 모았다. 남구는 64.3%에 이르는 개발제한구역 때문에 지역발전의 여지가 거의 없고 세수확보가 어려워 재정자립도도 낮은 상황이다.

현재 광주 5개구의 개발제한구역 비율은 동구 54.7%, 서구 23%, 북구 37.7%, 광산구 55.9%, 남구 64.3%로 남구가 가장 높다.

남구의 개발가용지가 절대적으로 부족하고, 공공투자요인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음에도 엄격한 규제 때문에 토지를 제때 공급하지 못해 주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최 청장은 "그린벨트 약 70만~100만평을 해제해 이곳에 나주 혁신도시와 연계하는 대규모 주거단지를 조성하거나, 국책사업 또는 광주시의 전략산업을 유치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지역내총생산(GRDP)이 5개 자치구 가운데 가장 낮은 남구의 새 먹을거리 창출에 대해서는 다양한 방안이 제시됐다. 최 청장은 주민생활 안정은 튼튼한 지역경제와 양질의 일자리 창출에 있다고 보고 지역경제 선순환시스템 구축을 강조했다.

지역경제순환시스템의 대표적인 사업은 대촌지역에서 생산되는 친환경 농산물이 소비자와 직거래를 통해 거래되는 '로컬푸드 직매장'을 운영하는 것이다. 로컬푸드 직매장은 대촌 양과동에 조성될 '농어촌테마파크'내에 설치할 계획이다.

마을기업과 협동조합, 사회적기업 100개를 육성한다. 100개의 주민기업들을 로컬푸드 직매장과 연계시켜 지역 내에서 무한대의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시킨다는 내용이다.

김만곤 세무사는 지역 아파트와 마을별로 로컬푸드협동조합을 설립을 제시했다. 신선한 채소를 값싸고 안전하게 공급하고 이익금은 아파트나 마을공동체 활성화에 도움이 되도록 사용하겠다는 입장이다. 필요시 남구청이 협동조합 주주로 참여해 활성화를 기하도록 할 방침이다.

나종천 의원은 "남구 행정의 최우선을 일자리 창출에 두겠다"며 "마을기업과 사회적기업 등 지역기업에 대한 적극적인 인력지원과 기업유치를 통한 일자리창출에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박용권 전 청장은 생산ㆍ가공ㆍ유통ㆍ교육ㆍ홍보 등 다양한 형태의 협동조합을 육성해 남구 경제를 균형있게 발전시키겠다는 전략이다. 또 향교ㆍ양림동 어비슨 기념관ㆍ김현승 시비ㆍ정율성 생가 등 남구의 많은 문화유산을 복원시켜 관광객 유치에 앞장서겠다는 계획이다.이철원 변호사는 "남도해양관광자원을 하나의 관광촌으로 통합해 체계적이고 전문적으로 활용해야 한다"며 "광주가 남도해양관광의 출발지이자, 귀착지의 역할을 하는 남도해양관광촌의 중심 거점이 되도록 할 것이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남구 일원에 남도해양관광박물관과 남도해양관광센터, 남도해양관광시장, 남도해양관광터미널 등 남도해양관광타운을 조성하겠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