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중지세(伯仲之勢). 내년지방 선거에서 진도군수 선거를 두고 하는 말이다. 진도군은 지역내 탄탄한 지지기반을 두고 있는 입지자들이 대거 집중된 곳이다. 전남지역에서 판세를 가늠하기 힘들 정도로 최대 접전 지역으로 떠오르고 있다.

진도군수 후보로는 이동진(68) 현 군수의 재선 도전이 유력해지는 가운데 이에 맞서는 후보군으로는 김희수(59) 전 진도군 과장, 박연수(65) 전 군수와 장일(56) 전남도의회 의원 등이 거론된다.

●피말리는 4파전 예고

사실상 진도군수 선거는 4파전 양상을 띠고 있다.

이중 이동진 군수를 비롯해 김희수 전 과장, 박연수 전 군수는 과거 선거에서 맞붙은 경험이 있다. 박빙의 승부를 연출했다.

민선 5기의 경우 이 군수가 김 전 과장을 302표의 간발의 차로 군수직을 탈환했다. 민선 4기 선거에선 박 전 군수가 이 군수와 대결에서 완승을 거뒀다. 하지만 이 군수가 무소속이라는 '핸디캡'만 없었더라면 대등한 승부를 펼쳤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내년 선거에서도 세 입지자간의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여기에 장일 도의원이 선거일이 다가올수록 탄탄한 지지기반을 형성하며 무서운 기세로 세 후보를 추격하는 상황이다. 약체로 꼽히던 장 의원이 선거전이 본격화되면 가장 위협적인 존재로 급부상하고 있다는 게 지역정가의 분석이다.

특히 지난 2004년 보궐 선거 이후 진도군수 선거는 '연임'도 허락하지 않았다. 지역내에서 독주하고 있는 후보가 없을 정도로 후보간의 '평준화'양상이다. 여기에 입지자들 대부분이 지역내 지지율이 20%대에 머물고 있는 상황이다.

내년 진도군수 선거가 그야말로 투표함을 열어봐야 당락이 확인되는 '초접전지역'으로 분류되고 있는 이유다.

정당경쟁 구도도 '민주당 VS 안철수 신당'으로 굳어지고 있다. 민주당은 이동진 군수와 장일 도의원의 경선 참여가 확실시 된다. 안철수 신당은 아직 공천 룰 등이 정해지지 않은 상태다. 다만 김희수 전 과장이 안철수 정책네트워크 '내일' 실행위원 명단에 오르면서 경선 후보자로 확실시 되고 있고, 박연수 전 군수는 안철수 신당 입당을 통해 경선 후보로 나선다는 계획이다.

본선만큼 경선도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경선 후 정당 별 후보들간의 '연대' 여부도 군수직에 더욱 다가설 수 있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지역내 '정당'이 아닌 '인물'을 뽑자는 여론도 강한 상태다. 민선 3ㆍ4기때 제대로 된 군수를 뽑지 못해 이 같은 결과를 낳았다는 게 지역민들의 정서다. 때문에 민선 5기 이후부턴 '임기를 다 채우고 나가는 군수를 뽑자'는 여론이 형성되고 있다.

이 같은 지역민의 여망에 부응해 군수전에 뛰어든 입지자들은 한결같이 도덕성과 청렴성을 필수 공약으로 내거는 상황이다.

내년 진도군수 선거는 초반부터 인물 검증이 뜨겁게 달아오를 전망된다.

●현직 군수 vs 지역 정치인

내년 진도군수 선거는 전ㆍ현직 군수와 관료 출신, 그리고 지역 정치인과 한판 승부가 벌어질 전망이다.

이동진 군수는 연임을 통해 군정의 안정을 도모하겠다는 각오다.

전남개발공사 사장을 거친 전문 경영인인 이 군수는 재임 기간 동안 낙후된 진도의 가치와 경제를 회복시켰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이 군수는 또 재선을 통해 더 나은 진도군을 만들겠다는 의지를 다지며 재선 가도에 힘을 실을 것으로 보인다.

이 군수는 "민선 5기 군수를 역임하면서 낙후된 진도의 경제를 회생시켜 주민 소득을 높이는 경제군수로서 역할을 해왔다고 자부한다"면서 "민주당 공천과정에서 잡음 없는 선거를 치르면서 지역민들에게 실망을 들이지 않는 군수가 되겠다"고 강조했다.

지난 2006년 민선 4ㆍ5기 단체장 선거에 출마한 경험과 화려한 경력에도 불구 이 군수는 오랜 외지생활로 인한 지역내 인지도가 낮은데다 전남개발공사 사장 재직당시 방만경영과 경영성과가 낮다는 지적이 수차례 제기되는 등 경영능력에 대해 그리 높은 평가를 받아내지는 못했다는 평이다.

이에 민주당 공천 대결에 나서는 장일 도의원은 중장년층의 폭넓은 지지를 받고 있으며, 풍부한 도의회 경험과 열성적인 지지층이 많은 점 등이 강점으로 꼽히고 있다. 재선의원인 장 의원은 현재 민주당 내에서도 유력 후보라는 설이 나도는 등 경선을 거머쥘 경우 상당한 파급력을 발휘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열악한 지지기반을 둔 단점도 보안될 전망이다.

특히 장 의원은 지난 2010년 광역의원 선거 당시 거의 단체장과 동일한 상황에서 선거를 치렀다는 점에서 '체급'을 올려도 큰 부담이 없다는 것이다. 당시 인구 감소 등으로 인해 지역구가 2석에서 1석이 줄면서 치열한 경쟁을 치른바 있다. 당연히 득표 전략도 수정됐고자신의 고향 지역을 발판으로 상대 지역으로 확대하는 전략을 구사하며 당선의 기쁨을 맛봤다.

장일 의원은 "지역을 대표하는 의원 같은 경륜 있는 인물이 당선돼야 한다"면서 "재선 경험을 바탕으로 군수에 도전해 지역발전에 헌신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안철수 신당 유력후보는 누구

안철수 신당 쪽 후보들의 반격도 만만치 않다. 김희수 전 과장은 지난 2010년 선거 당시 이동진 군수에 패배 이후 지역에서 더욱 기반을 다지며 '설욕'을 다짐하고 있다.

특히 민주당 일색인 지역에서 다른 목소리가 필요한 것 아니냐며 줄곧 무소속 행보를 해왔던 그가 내년 선거에는 안철수 신당을 등에 업고 선거전에 뛰어들 것으로 보여 더욱 강력한 후보로 거론될 전망이다.

김 전 과장은 "군내면과 조도면, 지산면장 등을 지내면서 쌓아온 인맥과 농민들의 지지를 받고있다"며 "주민들의 손과 발이 되는 군수가 되겠다"고 말했다.

김 전 과장은 9급 공무원 출신으로 군내면, 조도면, 지산면장을 거쳐 환경녹지과장을 지내며 쌓은 인맥과 농민들의 고른 지지를 받았지만, 무소속 후보 난립과 민주당 조직에 밀려 결국 간발의 차이로 고배를 마셨다.

뇌물수수 혐의 이후 정치적 재기를 엿보고 있는 박연수 전 군수는 민주당 지지 기반이 강한 지역 특성을 어떻게 극복할 지 주목된다.

박 전 군수의 선택이 바로 '안철수 신당' 입당이다. 하지만 민주당과의 싸움에 앞서 김 전 과장이라는 큰 산이 버티고 있는 상황이다.

박 전 군수는 "폐쇄 위기에 있는 고려조선산단의 문제 해결을 할 수 있는 유일한 적임자다"면서 "뼈아픈 과거의 잘못을 지역 발전에 기틀을 마련하는데 올인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객관적인 상황에서는 실행위원 명단에 오른 김희수 전 과장이 유리한 고지에 있다. 하지만 박 전 군수 또한 중앙정부 등 30년 넘는 행정 경험은 군수 적임자라는 면모를 갖췄다는 평가다.

안철수 신당의 진도군수 경선 룰이 정해지지 않은 상황에서 섣불리 공천 후보자를 거론하는 것은 어려운 상황이지만 지난 선거에서 무소속 후보로 선전한 김희수 전 과장과 과반에 가까운 지지를 얻으면 군수에 당선된 바 있는 박연수 전 군수 중 누가 안 신당 공천 확정을 받을 지는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인 것만은 확실해 보인다.

하지만 진도지역은 안철수 신당보다는 민주당 지지도가 두터운 지역이라는 점과 여전히 일부 입지자들이 판세를 보며 선거에 뛰어들지 고민하는 점은 향후 군수선거의 판도를 흔들 수 있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김성수 기자

■ 쟁점 및 변수

입지자 4명 지지율 '균등'… 부동층 표심 어디로

청렴ㆍ도덕성 갖춘 인물
선거법 위반ㆍ뇌물수수 혐의
민선 3ㆍ4기 '반쪽 군수' 오명

공천 불만 또 재연되나
공천 잡음때 지지율 급변
진도읍 등 표심 향방 주목

진도군수 선거는 '임기를 채우는 군수를 뽑자'라는 분위기가 여전하다.

민선 3기에 이어 4기에도 진도군수는 임기 4년을 다 채우지 못하고 중도에 하차했다.

선거법 위반과 뇌물수수 혐의 등 모두 군수 본인들의 불법성 때문이다. 두차례 군수 낙마를 경험한 지역민들은 임기를 절반밖에 채우지 못한 '반쪽군수'에 대한 거부감이 많아 능력보다는 도덕성을 잣대로 투표하는 성향이 강해졌다.

그렇다보니 지역내 거론되는 후보들 가운데 지지율 쏠림 현상을 찾아볼수 없는 상황이다. 인물을 찾는 성향이 다 다르면서 지지율이 평준화된 형국이다.

현재 지역내 판세동향에 따르면 이동진 군수, 김희수 전 진도군 과장, 박연수 전 군수는 지역내 지지율이 각각 20%대에 머물면서 접전을 펼치고 있다.

장일 전남도의회 의원이 추격하는 구도다.

하지만 장 도의원이 최근 들어 지지율이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는 여론 속에 언제든지 세명의 후보를 추월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다는 판세다.

이들은 경선 전략으로 청렴성과 도덕성을 가장 큰 무기로 내걸고 있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특히 정당 공천이 한쪽으로 쏠리지 않고 있는 것도 선거결과를 예측하기 힘든 상황으로 내몰고 있다.

민주당과 안철수 신당 모두 2명의 입지자들이 거론되고 있다. 박빙의 공천승부도 예상된다.

민주당은 '현직'이라는 이점을 둔 이동진 군수와 장일 도의원의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안 신당으로 방향을 튼 박연수 전 군수의 등장도 눈여겨볼 만하다.

현재 김희수 전 과장이 안철수 정책네트워크 '내일' 실행위원 명단에 오른 상황에서 박 전 군수가 안 신당 입당 움직임을 보이면서 민주당 만큼 안 신당쪽 경선 경쟁도 가속화될 전망이다.

문제는 민주당이 공천과정에서 잡음이 발생할 경우 반발표가 우려되고 있다.

2010년 진도군수 선거에서 밀어붙이기 공천이 이뤄져 지역내 반발을 샀다. 공천 과정에서 김경부 후보가 '경선 여론 조사결과가 잘못됐다'며 당선인 결정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법원에 내 인용 결정을 받으면서 최대 위기를 맞았지만, 민주당이 애초 결정대로 전략공천해 최후 승자가 됐다.

이 과정에서 무소속 후보들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실제 2010년 선거때 무소속 후보였던 김희수 전 과장이 이 군수에 302표까지 따라붙는 상황이 발생한 것도 민주당의 공천과정의 흠집 때문으로 풀이된다.

향후 양 당 모두 공천 방식에 불만을 품고 경선을 포기하는 후보들의 움직임도 관심 포인트다.

깨끗이 공천 패배를 인정하고 연대를 할 경우 막강한 지원병 역할을 하겠지만 당을 떠나 무소속 출마를 선언할 경우 양 당 모두 타격이 예상된다.

이 때문에 공천 과정에서 경쟁자와의 관계 유지도 무엇보다 중요한 선거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섬으로 이뤄진 진도의 특성상 젊은 층이 많은 진도읍과 노인층이 반대로 많은 분포도를 보이고 있는 6개 면단위에서 얼마만큼 부동층을 잡는냐도 당락을 결정지을 중요한 요소로 꼽히고 있다.

입지자들은 선거 막판으로 가면서 텃밭 중심으로 지키기에 나서면서 표의 변동성이 약화될 것으로 보여 이제는 부동층을 누가 더 흡수하느냐가 관건이다.

출향인사가 없는 토박이들의 한판 승부 구도로도 굳어졌다. 지역내 속속들이 알고 있는 이들 입지자들이 밑바닥 민심을 끌어올릴 수 있는 공약도 앞다퉈 내놓고 있다.

과거 단체장들이 내세웠던 공약들은 대부분 동력을 잃었다.

대표적으로 진돗개 테마파크, 조선 클러스터, 울돌목 조류발전 등은 제구실을 못하고 있다.

현재 추진중인 중국 장자도 전복 사업 등은 지역 민심을 잃은 사업으로 분류되고 있다. 지역발전을 이끌 수 있는 능력도 중요하다는 입장이다.